부산대학교 2022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이 열린 25일 오전 교내 10.16기념관 행사장. 학사보고와 학위수여식사, 축사 등 정해진 순서 끝에 갑자기 단과대학장과 대학원장, 처국장 등 대학을 이끌어가는 보직교수들로 이뤄진 교무위원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교무위원들이 제자인 졸업생들을 축하하고 응원하는 마음을 담은 가곡 '청산에 살리라'를 합창하며 깜짝 선물하는 이벤트를 준비한 것. 물론 차정인 총장과 부총장들도 함께 포함돼 있었다. 졸업식장은 순식간에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부산대학교는 기존의 다소 엄격하고 딱딱했던 졸업식 행사를 혁신해 학생들이 재미있고 즐거운 졸업식으로 바꾼 '부산대학교 2022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을 이날 개최했다고 밝혔다.
부산대는 그동안 졸업식·입학식이 의전행사 위주여서 다소 '지루하고 딱딱하다'는 의견에 따라, 홍창남 교육부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학위수여식, 입학식 행사개선 T·F'를 올 상반기에 구성하고 수차례 혁신 회의를 개최하며 아이디어를 모았다.
이번 T·F에는 보직교수와 관련부서 직원뿐만 아니라, 실제 졸업식 주인공들인 학부생 및 대학원생 대표까지 포함시켜 '학생 참여 중심의 행사'로 진행하고자 하는 취지를 살리려고 노력했다.
T·F 회의 등을 통해 이번 졸업식에서 학사보고·축사 등 형식적인 식순은 소요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학위수여식의 주인공인 졸업생 대표의 답사도 새롭게 넣었다.
총장의 학위수여식사에 이어 졸업생 대표가 나서 스승과 후배들에 대한 감사 인사, 대학생활에서 새로운 도전과 기회에 마주하게 된 설렘, 졸업을 맞아 미래를 향한 각오 등을 담아 전했다.
졸업생 대표 기계공학부 원채윤 학생(19학번)은 "4년 전 각자의 꿈과 희망으로 입학해 처음에는 새로운 환경과 도전에 어려웠지만, 교수님들의 따뜻한 배려와 지도, 대학에서 얻은 지식과 토론으로 큰 자신감과 성취감으로 훌쩍 성장과 발전을 했다"며 "이 모든 배움을 바탕으로 부산대 졸업생으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사회에 헌신과 봉사를 통해 선한 영향력을 펼치며 미래에 더 큰 기여를 해나가겠다"고 답사를 했다.
특히, 이날 졸업식 최고의 하이라이트 장면은 교무위원들의 합창 무대였다. 보직교수들로 구성된 교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교무회의 위원 30여 명이 축하의 따뜻한 마음을 담아 '청산에 살리라'라는 제목의 명가곡을 졸업 축하곡으로 깜짝 선사했다. 교수들이 제자들의 앞 날과 행운을 기원하며 졸업식에서 합창을 한 것은 부산대 학위수여식 행사에선 처음이다.
축하곡 '청산에 살리라'는 김연준 작사·작곡의 아름다운 우리나라 가곡으로, 졸업생들의 인생 여정을 격려하고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교무위원들은 이날 대학 캠퍼스를 떠나 드넓은 사회로 새롭게 진출하는 제자들의 성공적인 학업 완수를 축하하며 깊은 응원과 사랑을 아름다운 선율에 담았다.
부산대는 이날 학사 1040명과 석사 784명, 박사 162명 등 총 1986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행사장에는 내·외빈과 대학 구성원, 가족·지인들이 참석해 졸업생들의 노력과 성취를 축하하고 새로운 삶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는 출발점에서 앞으로의 성장과 발전을 염원했다.
차정인 부산대 총장은 학위수여식사를 통해 "자랑스러운 부산대학교 졸업생 여러분은 사회로 나아가 가장 먼저, 좋은 성품을 갖기 위해 노력해 달라"며 "좋은 인격과 성품을 갖는 것은 그 자체가 소중한 것이지만, 나아가 여러분이 꿈을 이루는데도 가장 튼튼한 힘이 될 것"이라고 졸업생들에게 당부했다.
차정인 총장은 또 "대학에서 배운 것은 기초 중의 기초이며, 스승과 선배의 가르침도 영원하지 않으며, 어떻게 살 것인가의 답은 결국 자기가 찾아내야 한다"고 경험과 지혜를 쌓아 자신을 삶의 주체로 굳건히 세우길 말하고, "부산대학교 졸업생으로서 공동체이 정의 구현의 문제, 참과 거짓, 옳고 그름의 문제에 대해 무뎌지지 않고 깨어있는 지성인의 모습을 지켜가며 공동체 속에서 지성인의 책임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산대의 공식 브랜드스토어 '부산대몰'도 함께 참여해 특별한 졸업 세리머니를 제공하고, 졸업생들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학위복 대여 및 포토 스튜디오, 플라워숍, 기념품 판매 부스 등을 운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