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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소설가 ‘철도원 삼대’,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후보로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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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24.05.23 09:21:47

‘철도원 삼대’를 집필한 황석영 소설가(왼쪽)가 영국 런던에서 열린 인터내셔널 부커상 시상식에서 김소라(가운데), 배영재 번역가와 함께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석영 소설가의 ‘철도원 삼대’가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로 만족했다.

지난 21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에서 2024 부커상 시상식이 열렸다. 황석영 소설가는 한국 제목 ‘철도원 삼대’, 영어 제목 ‘Mater 2-10’로 최종후보(숏 리스트)에 올랐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황석영 소설가는 지난 20일 런던 주영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철도원 삼대’ 대담 행사에 참석해 자신의 생각과 앞으로의 집필에 대해 밝혔다. 이후 현지 독자들과 사인회 시간도 가졌다. 지난 17일에는 런던 사우스뱅크센터에서 열린 최종후보작 낭독회에 번역가인 소라 김 러셀, 배영재와 함께 참여했다.

황석영 소설가는 2022년 ‘해질 무렵’의 영문판인 ‘At Dusk(앳 더스크)’로 1차 후보(롱 리스트)에 오른 바 있다. 올해 다시 최종후보에 올랐지만, 두 번째로 수상에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 소설가의 작품이 최근 3년 연속 최종후보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천명관 소설가가 ‘고래’, 2022년 정보라 소설가가 ‘저주 토끼’로 최종후보에 올랐다. 한강 소설가는 2016년 ‘채식주의자’로 이 상을 받고, 2018년 ‘흰’으로 다시 최종후보에 오른 바 있다.

황석영 소설가는 올해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에 오른 ‘철도원 삼대’ 대담 행사에서 “62년 동안 근대의 극복과 수용에 대해 썼다”며 “내가 쓰는 것은 사회과학 책이 아니라 내가 지금 겪는 현실, 다른 누군가의 현실”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발표할 작품에 대해서는 600년 된 나무, 70대 노인이 된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 등 세 가지로, 다 좋다고 설명했다.

‘철도원 삼대’의 영어 제목인 ‘Mater 2-10’은 일본이 대한제국을 강제 합병한 후 조선총독부 철도국이 1943~1946년 운영한 증기기관차의 이름에서 인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2020년 ‘마터 2-10’이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 채널예스에 연재되고, 2020년 ‘철도원 삼대’라는 제목으로 창비에서 종이책으로 출간됐다.

‘철도원 삼대’의 주인공은 이백만, 이일철, 이지산으로 이어지는 철도 노동자 삼대의 후손인 이진오다. 이진오가 부당 해고를 당하고 아파트 16층 높이의 발전소 공장 굴뚝 위에서 고공 투쟁을 하는 내용으로, 한반도 100년의 역사를 인물 중심으로 엮은 작품이다. 일제가 조선 철도 산업과 노동자를 식민 지배와 2차 세계대전 등에 이용하고, 이후에 이런 철도 노동자의 후손이 한국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투쟁하는 모습을 통해 한반도 역사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으로 풀이된다.

황석영 소설가는 일제 시대이던 1943년 만주국 신경특별시(현재 중국 길림성 장춘시)에서 태어났다. 동국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객지’ ‘삼포 가는 길’ ‘무기의 그늘’ ‘장길산’ ‘오래된 정원’ ‘손님’ ‘모랫말 아이들’ ‘심청, 연꽃의 길’ ‘바리데기’ ‘개밥바라기별’ 등을 발표했다.

‘철도원 삼대’는 그가 1989년 북한을 방문하던 중에 평양백화점에서 서울 영등포 출신 전직 철도 기관사를 만나 영감을 받아서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소설가는 방북 사건으로 미국 뉴욕과 독일 베를린 등에서 망명 생활을 하다가, 국내로 돌아와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옥고를 치르고 1998년 석방된 적이 있다. ‘철도원 삼대’의 구상부터 집필, 발표까지 30년이 걸렸다.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실천적 작가였던 그의 인생을 관통하는 작품으로 볼 수도 있다.

(CNB뉴스=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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