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는 8일 오전 여의도 대선 캠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강압적 단일화는 아무런 감동도 서사도 없다”면서 “시너지와 검증을 위해 일주일간 각 후보는 선거운동을 하고 다음 주 수요일에 방송 토론, 목요일과 금요일에 여론조사를 해서 단일화하자”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전날 오후 한 후보와 단일화를 위한 회동 했으나 결렬되자 공개적으로 압박을 시작한 당 지도부를 향해 이같이 말하면서 “이 시간 이후 강제 후보 단일화라는 미명으로 정당한 대통령 후보인 저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에서 손 떼라”며 “지금 진행되는 강제 단일화는 강제적 후보 교체이자 저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이기 때문에 법적 분쟁으로 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저는 후보의 동의를 받지 않고 당이 일방적으로 정한 토론회에는 불참하겠다”면서 “이것은 불법이기 때문이고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거듭 경고했다.
이에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이틀 안에 반드시 단일화를 성사시켜 반전의 드라마를 만들어야 한다”며 “대선후보 등록이 마감되는 오는 11일 전에 김 후보와 무소속 한 후보와의 단일화를 완료하기 위해 오늘부터 이틀간 당 주도의 후보 단일후보 선호도 여론조사를 그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권 위원장은 “이러한 결정에 따른 모든 책임은 비상대책위원장인 제가 지겠다. 이재명 독재를 막을 수만 있다면 그 어떤 비난, 그 어떤 책임도 감수할 것”이라며 “특히 (한 후보와의) 단일화는 김 후보의 약속으로 (김 후보가) 후보가 되면 즉시 한 후보부터 찾아뵙겠다고 약속했던 김 후보께서 왜 갑자기 태도를 바꿨는지 많은 분이 의아해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권 위원장은 “김 후보가 조금 전 회견에서 ‘한덕수 후보를 누가 끌어냈느냐’고 했는데 바로 김 후보가 불러냈다고 생각한다”라고도 주장하는 등 김 후보가 당 경선 과정에서 한 후보와의 단일화 의지를 가장 적극적으로 밝힌 점을 겨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권 위원장은 “국민의힘과 그 전신 정당은 대통령과 대통령 주변의 잘못된 결정으로 인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제 우리는 거기서 교훈을 얻어야 하고 대통령 후보의 잘못된 결정이 있을 때 이것은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후보와 한 후보는 전날 오후 6시부터 종로구 한 식당에서 단일화 관련해 배석자 없이 1시간 15분에 걸친 일대일 회동을 통한 담판에 나섰지만, 합의점을 전혀 도출하지 못한 채 결렬됐다.
이에 김 후보는 먼저 퇴장한 한 후보와 헤어진 뒤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께서는 ‘모든 것은 당(국민의힘)에 다 맡겼다, 당이 하자는 대로 하겠다’는 말씀만 반복적으로 계속하셨다”면서 “의미 있는 진척이 없어 안타깝게 생각한다. 어떻게 이렇게 전혀 후보 등록할 생각도 없는 분을 누가 끌어냈느냐”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는 “우리가 단일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오후 6시에 (약속이) 돼 있었는데 4시30분에 (한 후보) 본인이 긴급 회견을 했고, ‘그것이 내용의 모두이고 다 결정된 것이기 때문에 변경될 것도 없다’ 그러셔서 대화가 조금 어려웠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후보는 긴급 기자회견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 시한인 오는 11일까지 단일화되지 않으면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이와 관련 김 후보는 “(내가) ‘다시 만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하니, (한 후보가) ‘만날 필요가 더 있겠느냐, 당에 다 일임하고 긴급 회견문이 전부다’라고 그랬다”며 “어떻게 단일화할 것인지, (한 후보) 본인이 ‘11일이 지나면 (후보) 등록하지 않겠다’(라고 했는데) 그러면 ‘11일 지나면 자동으로 단일화되는 겁니까’ 하니까 ‘그렇다’고, ‘11일까지 다른 진전이 없으면 등록 안 하겠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그래서 (한 후보) 본인도 ‘무소속 출마할 생각도 없고, 등록 자체에 대한 어떤 계획이나 준비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며 “어떻게 이렇게 전혀 후보 등록할 생각도 없는 분을 누가 끌어냈느냐, 그리고 어떻게 후보 간에 만나서 서로 대화하고 근접할 수 있는 기회를 완전히 다 막아놓고 이렇게 하는 사람이 누구냐, 그런 점에서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 후보는 성과 없이 단일화 회동이 끝나자 회담장에서 먼저 퇴장했고, 한 후보 측 이정현 대변인이 결과 브리핑에 나서 “특별히 합의된 사안은 없다”며 “한 후보는 오후 기자회견 내용과 똑같이 ‘당에서 단일화에 대해 입장을 정해달라. 입장을 정해주면 거기에 응할 것이고, 그 결과에 승복할 것’이라는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