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다음주 ‘검찰총장 후보추천위’ 구성
77년 검찰 역사에 종지부 찍을 막중한 책무
노만석·송강·구자현 등 29기 하마평 올라
‘전직’ 심재철·이정수·주영환·예세민도 거론
이재명 대통령의 검찰 개혁을 실현할 ‘사령탑’인 초대 검찰총장 인선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취임 4일 만인 지난 25일 검사장급 이상 간부 33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한 상태다. 정 장관은 인사를 단행하면서 대검찰청 부장 중, 감찰부장을 제외한 전원을 새로 임명했으며, 특히 과거 문재인 정부에서 중용됐다가 윤석열 정부에서 좌천된 검사들이 요직에 복귀시켰다.
또한 윤석열 정부에서 주요 보직을 맡았던 소위 ‘친윤계’ 검사들은 한직으로 밀려나거나 검사복을 벗고 있다.
이제 최대 관심사는 검찰 사령탑인 검찰총장에 누가 선임 되느냐다.
검찰총장으로 인선 되기 위해서는 외부 인사가 다수 관여하는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총추위)의 최종 후보군에 들어가야 한다. 통상 총추위는 3~4배수를 추천해왔다.
검찰 내부 관계자는 30일 CNB뉴스에 “법무부가 이르면 다음 달 초순경 총장추천위를 꾸려 검찰총장 후보 인선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총장추천위 구성의 첫 작업인 제청 대상자를 선정하는 작업도 시작하지 않은 상태로 보인다”며 “통상 총장추천위가 꾸려지고 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의 임명 등 여러 절차를 거쳐 두 달가량이 소요돼 신임 검찰총장은 적어도 오는 10월이 돼야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신임 검찰총장은 지난 1948년 검찰 제도가 창설된 이래 77년간 이어진 검찰 역사의 문을 닫을 ‘마지막 검찰총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독배’를 받는 자리가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반면에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따라 새로 설계된 제도 하에 조직을 이끌 첫 수장이라는 의미도 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을 떠난 지 얼마 안된 고위 간부 출신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기소권과 수사권의 분리를 뼈대로 한 정부의 검찰개혁 기조에 손발을 맞춰나갈 수 있는 인사, 또는 문재인 정부에서 주요 보직을 거쳤으나 윤석열 정부에서 한직으로 비켜서 있었던 인물들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우선 검찰 내부 인사로는 이번 고위 간부 인사 명단에 들어간 구자현(사법연수원 29기) 신임 서울고검장과 노만석(29기) 대검찰청 차장, 송강(29기) 광주고검장, 이종혁(30기) 신임 부산고검장 등 고검장급 4명이 거론되고 있다.
구 고검장은 문 정부 시절에는 법무부 대변인과 서울중앙지검 3차장을 지내고 검사장으로 승진해 검찰 인사·예산·조직을 총괄하는 핵심 요직인 법무부 검찰국장을 역임한 대표적인 기획통으로 분류되며 문 정부 초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직속 법무·검찰개혁단장을 역임했으나 지난 정부에서 한직으로 분류되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있다가 전국 이번에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을 관할하는 서울고검장에 보임되면서 유력 후보군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노 차장은 지난 2017년 ’다스 비자금 수사팀‘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을 수사한 데 이어 이듬해에는 ’계엄령 문건 관련 의혹 군·검 합동수사단‘ 공동단장을 맡아 박근혜 정부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문건 작성 의혹을 수사했으며, 문 정부 시절 법무부 감찰담당관을 역임했고 심 전 총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지난 1일 승진해 검찰 ’2인자‘ 대검 차장으로 보임돼 총장 공석 상태에서 검찰 조직을 이끄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송 고검장은 대표적 공안·기획통으로 평가받으며, 대검 공안부 공안3과장을 시작으로 2과장을 거쳐 공안1과장을 차례로 지냈으며, 지난 정부에서 요직인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거쳐 법무부 검찰국장을 역임했지만 정권 교체 이후에도 자리를 지키며 첫 인사에서 고검장으로 승진했다.
그리고 신임 고검장으로 발령된 이종혁 부산고검장도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의원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공소기각 결정에 대해 이례적으로 “검찰의 실수가 맞다”고 과실을 인정해 주목받았던 인사로 총장 하마평에 올랐다.
또한 호남 출신으로 그동안 꾸준히 후보군으로 거론된 이정현(27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이번 고위 간부 인사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현 정부 흐름에 맞는 검찰 개혁 성향을 적극 보여왔다는 평가가 나와 여전히 ‘다크호스’로서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외부 인사로는 예세민(28기) 변호사 등 일부가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가운데 예 변호사는 지난 2021년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기조부장을 맡았고 2023년 춘천지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났으며, 이밖에도 심재철(56·27기)·이정수(56·26기)·문홍성(57·26기) 변호사 등 문 정부 시절 주요 보직을 맡았던 검찰 안팎 인물들도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