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동남권 첨단 암 치료 중심도시 조성에 시동을 건다.
시는 3일 오전 11시 해운대 그랜드 조선 부산에서 기장군,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과 함께 ‘양성자치료센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기장군 동남권방사선의과학산단 내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 양성자치료시설을 도입해 수도권에 집중된 암 치료 인프라의 한계를 해소하고, 지역 완결형 암 치료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협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협약식에는 박형준 부산시장을 비롯해 정종복 기장군수, 이진경 한국원자력의학원장, 이창훈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원장, 김영부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양성자치료센터 구축 사업 추진 ▲지역 완결적 암 치료체계 확립 ▲소아·난치암 등 맞춤형 암 치료 기반 구축 ▲지역 일자리 창출 및 경제 활성화 협력 등이다.
양성자치료는 중입자치료와 함께 기존 방사선치료보다 정상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만을 정밀하게 제거하는 최첨단 치료기술로 꼽힌다. 특히 정상 조직 손상이 치명적인 소아암에 효과가 크며, 뇌암·두경부암·폐암·간암·전립선암 등 대부분의 고형암에 적용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양성자치료센터를 운영 중인 기관은 경기도 고양의 국립암센터와 서울 삼성서울병원 두 곳뿐이다. 이로 인해 수도권 외 지역 암 환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치료 지연으로 인한 생존율 격차가 커지는 등 의료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부산시는 연간 약 8만 건에 달하는 국내 방사선치료 중 약 10%가 양성자치료 대상이지만, 실제 치료 가능한 환자는 연 1500명 수준에 그친다고 추산한다.
시는 부산에 양성자치료시설이 들어서면, 인근에 구축 중인 서울대병원 중입자치료센터와 연계해 세계적 수준의 암 치료 클러스터를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장기 소아암에는 에너지가 낮은 양성자치료를, 재발암 등 난치암에는 강한 에너지를 사용하는 중입자치료를 적용해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방사성의약품 제조, 첨단재생의료 등 암 치료 전 주기를 아우르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면, 수도권 원정 치료비 절감은 물론 정주형 환자 유치와 의료산업 활성화 효과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용 동위원소 산업, 유전자세포치료, 입자빔을 활용한 산·학·연 공동 연구개발 등 첨단 암 치료 연구의 허브로 발전시켜 지역 의료산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편 협약식 이후에는 제5차 미래기술혁신 포럼이 열려 ‘입자치료로 잇는 지역완결의료, 동남권방사선의과학 클러스터 미래 발전 전략’을 주제로 양성자·중입자치료 등 입자선 치료 기술 발전과 협력 방안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이어질 예정이다.
박형준 시장은 “양성자치료가 도입되면 중입자치료와 유전자세포치료를 모두 갖춘 세계 최초의 암 치료 모델이 될 것”이라며 “첨단 암 치료를 넘어 의료산업과 관광이 연계된 글로벌 암 치료 허브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