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호기자 |
2025.12.17 12:36:36
파주시가 지난 16일, 파주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성매매집결지 공간 전환 비전 선포식’을 열고 성매매집결지 일대를 시민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연풍 리본(Re:born)-도시의 기억을 새롭게 엮다’를 주제로 복지와 문화가 어우러진 공간 전환 로드맵을 제시했다. 행사에는 김경일 시장과 유관단체 관계자, 시민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선포식은 성매매집결지의 역사와 변화 필요성을 시민과 함께 돌아보고, 폐쇄 이후 추진될 공간 전환 방향을 공식화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시는 해당 지역이 70여 년 넘게 폭력과 착취, 불법의 현장으로 인식돼 왔다고 설명했다.
행사는 성매매집결지 변화 필요성과 시민 참여 과정을 소개하는 영상으로 시작됐다. 이어 여성 인권 보호와 반성매매 문화 확산에 기여한 단체·시민 10명에게 유공자 표창을 수여했고, 시민 6명이 수필을 낭독했다. 낭독에서는 “침묵은 허락이고 무관심은 방조”, “이제는 시민이 참여할 때” 등 참여를 촉구하는 메시지가 이어졌다.
파주시는 비전 영상을 통해 단계별 공간 전환 사업 추진 방향을 제시했다.
계획에 따르면, 오는 2028년까지 가족센터와 성평등광장, 치유정원, 라키비움 등을 조성해 사회복지·문화 기반을 먼저 갖춘다.
중장기 계획으로는 시립요양원과 건강증진형 보건지소, 파크골프장, 공영주차장, 공공도서관 등을 단계적으로 조성하는 구상을 내놨다. 시는 연풍리 일대를 시민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복합공간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행사 마무리는 시민 참여 퍼포먼스로 꾸려졌다. 참석자들이 휴대전화로 QR코드에 접속해 ‘내가 바라는 연풍리와 파주의 미래상’을 한 문장으로 작성해 공유했고, ‘누구나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길’, ‘과거를 기억하는 인권 교육 공간’ 등 문장이 현장 화면에 실시간으로 송출됐다.
김경일 시장은 "‘연풍 리본’이 오랫동안 불법이 자행된 공간을 시민이 마음 편히 찾는 열린 공간으로 바꾸는 작업"이라고 설명하며, "시민 참여 중심의 공간 전환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