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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고 끝”은 옛말…걷기-자전거가 바꾼 여행 공식

휴식 수요 커지며 코스형 상품 확산…체험 결합으로 체류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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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박상호기자 |  2025.12.26 16:02:44

자전거 여행 이해를 돕기 위한 콘셉트 이미지(자료사진)

명소 경쟁 끝? 이제는 ‘어떻게 걷고 달리나’가 화두

당일 코스에서 1박 2일까지…‘길’이 콘텐츠가 되는 순간

 

사진 한 장 남기고 다음 장소로 넘어가던 여행이 바뀌고 있다. 이제는 길 위에서 시간을 쓰는 여행, 그러니까 ‘어떻게 움직였는지’가 기억에 남는 여행이 주류로 올라서는 분위기다. 걷기와 자전거 프로그램이 관광상품의 중심으로 들어오면서, 무엇이 여행의 서사를 바꾸고 있나가 업계의 새 화두가 됐다.

 

걷기여행과 자전거여행이 지역 관광상품의 ‘코어’로 파고들고 있다.

관광업계에서는 둘레길 걷기, 웰니스 프로그램, 자전거 코스를 한 덩어리로 묶은 코스형 상품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예전처럼 명소를 찍어 두는 방식이 아니라, 동선을 설계해 체류 시간을 늘리는 방식이다. 같은 길도 구성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당일 코스가 되고, 1박 2일 상품이 된다.

 

이 변화의 바닥에는 ‘휴식’이 깔려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관광 트렌드를 정리하며 소개한 설문에서 휴식을 목적으로 하는 국내여행 관심도는 82.3%로 나타났다. 빠른 이동으로 장면을 많이 쌓기보다 속도를 낮추고, 몸이 감당할 만큼 일정을 편집하려는 흐름이 뚜렷해졌다는 신호다.

 

걷기와 자전거가 특히 강한 건 진입장벽이 낮으면서도 성취감을 주기 때문이다. 코스가 잘게 나뉘고, 체험 요소가 붙는 순간 길은 ‘이동 경로’에서 ‘체류 프로그램’으로 성격이 바뀐다.

 

걷기 코스에 향기 체험이나 치유 요소를 결합하고, 중간 거점에 로컬 체험을 끼워 넣는 방식이 늘어난 배경도 여기에 있다. 목적지는 같아도, 여행자는 ‘어디를 갔는지’보다 ‘어떻게 보냈는지’를 더 또렷하게 기억한다.

 

상품 설계는 점점 ‘시간’으로 확장된다.

예컨대, 야간 라이딩은 더위와 혼잡을 비껴가면서도, 달리는 행위 자체를 하나의 이벤트로 만들 수 있다. 낮에 걷고 밤에 달리는 식으로 하루를 쪼개면, 같은 지역에서도 체감 체류 시간이 길어진다. 여행이 ‘하루짜리 방문’에서 ‘리듬을 되찾는 체류’로 전환되는 지점이다.

 

다만, 길이 콘텐츠가 될수록 운영의 무게도 커진다. 코스 점검, 안전 동선, 가이드 동행, 응급 대응, 우천 대체 프로그램 같은 보이지 않는 장치가 붙어야 상품이 완성된다. 이 장치가 촘촘할수록 계절과 시간대는 넓어지고, 한 지역에 오래 머무는 선택지도 현실이 된다.

 

웰니스 결합은 유행을 지나 공공사업과도 같은 방향성을 지니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5년 ‘우수웰니스관광지 88개소’를 발표하며 웰니스 관광을 체계적으로 키우겠다는 방향을 제시한 바 있어 이러한 흐름이 더욱 뒷받침되고 있다.

 

걷기와 자전거가 지역 홍보 수단을 넘어, 여행자가 스스로 속도를 조절하며 회복을 경험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는 이유다. ‘어디를 볼지’보다 ‘어떻게 움직일지’가 여행의 서사를 만드는 장면이, 지금 관광상품의 최전선에서 빠르게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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