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호기자 |
2025.12.29 15:59:13
보관만 하던 ‘옛 영상’이 디지털로 다시 태어났다. 연천군이 40여년 치 비디오테이프를 전산화하며 기록 공개와 활용을 전면에 내걸었다.
연천군은 ‘2025년 중요기록물 전산화(DB 구축) 사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매체 노후화로 열람이 어려웠던 아날로그 비디오테이프 1,351개를 디지털 기록물로 변환해, 시청각 기록물을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전산화 대상은 지난 1981년부터 2013년까지 연천군이 생산한 영상기록물이다. 1981년 한탄강 유원지 관련 TV 보도 영상, 1985년 연천군민의 날 행사, 1989년 군청사 준공식, 1996년 수해 당시 현장 영상, 2003년 연천 전곡리 구석기 축제, 군정 소식 등 지역의 굵직한 장면들이 포함됐다.
민선 1기부터 4기까지 각종 행사 영상과 제1대 연천군의회 활동, 제2대에서 제6대 연천군의회 회의 영상도 함께 정리돼 지방자치 행정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연천군은 특히, 지역 문화유산 기록을 성과로 꼽았다. 지방 무형문화재 제10호인 민속놀이 ‘아미산 울어리’ 지난 1990년대 영상은 지역 문화의 전승 자료로 활용 가치가 크다는 판단이다.
권영민 행정담당관은 “연천군은 이번 전산화 사업으로 보존하고 있는 시청각기록물을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디지털 영상기록물을 연천군민에게 적극적으로 공개해 실질적인 기록정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산화가 시급했던 배경에는 매체 자체의 한계가 있다.
자기테이프 등 아날로그 기록매체는 기대 수명이 10년에서 20년 수준으로 거론돼, 시간이 지날수록 열화와 재생 장비 단종 문제가 동시에 커진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연천군의 이번 사업은 “더 늦기 전에 살려야 하는 기록”을 디지털로 옮겨 ‘이용 가능성’을 확보한 셈이다.
제도적 근거도 뒷받침되고 있다.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은 전자적 형태로 생산되지 않은 기록물도 전자적으로 관리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공공기관이 기록물을 공개·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할 책무도 명시하고 있다.
연천군은 이런 취지에 맞춰 디지털 영상기록물을 군민에게 공개해 기록정보 서비스를 강화하고, 행정의 신뢰성과 투명성 제고로 연결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