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가 지난 2일, ‘우리동네 정책로드맵’ 자금동편을 내놨다.
개발제한구역과 군사시설보호구역 탓에 “못 바꾸는 동네”로 묶였던 곳이, 이제는 숲과 골목상권, 미군 반환공여지까지 한 장에 담겼다. 규제가 지켜낸 자연을 ‘열린 생활권’으로 바꾸고, 닫힌 군사공간을 ‘미래 산업’으로 돌리는 설계도가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먼저, 눈에 띄는 건 숲을 ‘일상’으로 들여오는 작업이다. 자금동은 개발제한구역과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도시 확장이 제한돼 왔지만, 그만큼 훼손되지 않은 숲이 남았다. 이런 흐름 속에서 지난 2024년 3월 문을 연 자일산림욕장이 거점이 됐다.
생태마을·메모리얼 파크·소단길…걷는 동선으로 생활권 묶는다
데크 산책로와 숲속 쉼터, 톱밥 맨발길, 수국정원, 목공체험장 등을 갖춰 도심 가까이에서 휴식과 체험을 함께 누리도록 설계했다. 자일산림욕장과 현충탑 일원, 이를 잇는 누리길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는 ‘자일동 생태마을’ 구상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현충탑 일원은 ‘의정부 메모리얼 파크’로 재구성 중이다. 지난해 11월 착공해 추모 기능은 유지하면서도 시민이 일상적으로 찾을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자일산림욕장과 연속된 동선으로 엮어 ‘휴식과 기억이 공존하는 장소’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부용천을 따라 보행환경을 손보는 작업도 이어진다. 경전철 효자역에서 의순1교 구간 주변 녹지를 활용해 480m 길이의 ‘소단길’을 조성했고, 기존 좁은 보행로를 데크로드로 넓혀 하천길 이용을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금오상생페스타 성과 내세워 민간 주도 상권 모델 강조
문화원 이전·귀락마실 조성…생활문화 거점 확장
자금동의 또 다른 축은 “일상 회복”이다.
상권과 문화, 주거를 동시에 살리는 방향을 잡았다. 지난 2024년 9월 열린 금오상생페스타는 금오먹자골목상인회가 중심이 돼 상권 일원을 공연·먹거리 공간으로 꾸린 자발적 축제로, 하루 방문객 증가와 함께 골목 식당 매출이 평소 토요일 대비 15.2% 늘었다는 성과를 내놨다. 행정은 안전관리와 절차 지원에 무게를 두고, 현장은 상인회와 지역 기업이 끌어가는 방식으로 ‘민간 주도 모델’을 강조했다.
생활문화 기반 확충도 로드맵에 들어갔다. 금오동 자동차정류장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금오동 369-3번지 일원에는 의정부문화원 이전을 추진한다. 지하 1층에서 지상 3층, 연면적 2,863㎡ 규모로 전시공간과 주민개방시설, 강의실, 대강당 등을 갖춘 복합 문화 거점으로 계획했다.
자일동 귀락마을은 목공소로 쓰이던 건물을 ‘귀락마실’로 리모델링한다. 1층은 어린이 농사체험과 지역 농산물 판매가 가능한 체험·직매 공간, 2층은 마을카페 등 커뮤니티 공간으로 꾸려 마을 안팎의 방문 흐름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경기경제자유구역 후보지 구상 포함…캠프 카일 바이오 클러스터 추진
닫혀 있던 군사공간은 미래 성장 거점으로 돌린다.
시는 지난해 4월 경기경제자유구역 추가 지정 후보지 공모에 선정되며, 과밀억제권역 등 중첩 규제의 한계를 넘어서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대상지는 미군 반환공여지인 캠프 레드클라우드와 캠프 카일이다. 의정부시는 캠프 카일 약 14만㎡ 부지를 인근 대학병원 등 의료 인프라와 연결해 임상·실증 중심의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로 조성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캠프 카일은 미래만이 아니라 ‘현재의 불편’도 다룬다.
시는 지난해 1월부터 군부대 유휴 부지를 활용해 캠프 카일 내 대형차량 전용 임시주차장 82면을 운영 중이다. 2.5톤 이상 화물차량과 16인승 이상 승합차량을 유도해 주거지 주변 불법 주차로 인한 소음·매연·안전 문제를 줄이려는 목적이다.
자금동 로드맵이 힘을 받는 배경에는 ‘규제가 남긴 공간’이라는 지역의 성격이 있다. 개발제한구역은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을 막고 자연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지정된 제도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전국적으로 단계적 해제를 거쳤지만, 현재도 존치된 지정 면적이 약 3,800㎢로 집계돼 있다.
의정부시는 현재도 전체 행정구역 면적의 과반 이상이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시는 이 제약이 지켜낸 숲을 자일산림욕장과 생태마을로 열고, 반환공여지는 산업 거점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자금동의 다음 장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