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결지 폐쇄는 ‘정비’로 기록됐다. 그런데 지금, 단속이 강해질수록 유흥업소의 현금 흐름은 더욱 더 제도 밖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지자체가 성매매 집결지 정비를 성과로 내세우는 건 이해하기 쉽다. 특정 구역에 문제가 모여 있고, 민원도 한곳으로 쏠린다. 펜스를 치고 철거하면 “사라졌다”는 결과를 바로 보여줄 수 있다. 반면, 집결지 밖에서 벌어지는 거래는 표면이 없다. 그 순간부터 행정의 언어는 ‘정비’가 아니라 ‘추적’이 된다.
정황을 보면, 성매매 단속 자체는 약해졌다고 보기 어렵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성매매 단속 검거 인원은 지난 2016년 4만1,761명에서 2020년 9,039명으로 줄었고, 2023년 7,011명, 2024년 10월 기준 6,442명으로 감소 추세가 이어졌다.
단속 성과가 ‘집결지 폐쇄’로 설명되는 동안, 실제 거래는 업소형 유흥과 프라이빗 공간, 파티룸, 모바일 예약, 심지어 외부 출장 형식의 인력사무소같은 편법 형태로까지 분산되고 있다. 단속의 무게중심이 ‘공간’에 남아 있는 사이, 시장은 ‘방식’을 바꿨다.
거래가 옮겨간 대표 경로가 이른바 테이블 업소다.
노래주점, 유흥주점은 주류 판매로 외형을 세우고 접객 대가는 봉사료, TC 같은 이름으로 쪼갠다. 형식상 성행위는 업소 밖의 ‘개인 선택’으로 밀려나지만, 접객과 금전이 결합된 구조는 유지된다. 책임은 고객과 종사자, 업소 바깥으로 분산되고 관리 주체는 흐려진다. 집결지처럼 한 번에 걷어내기 어려운 이유다.
카드 거부, 현금 유도…유흥의 ‘과세 사각지대’
허위 명부와 환급 안내, 제도 틈을 파고든 현장
이 과정에서 과세 공백이 생긴다.
업소는 카드 결제를 꺼리거나 수수료 부담을 이유로 현금을 유도한다. 현금 비중이 커질수록 매출은 장부에서 작아진다. 카드 결제가 이뤄지더라도 이른바 PG대행사를 끼워 자금을 빠르게 현금화하는 방식이 활용되면 실거래와 결제 기록 사이에 틈이 벌어진다. 단속이 ‘잡는 일’이라면 과세는 ‘흐름을 남기는 일’인데, 흐름이 기록되지 않으면 세금도 붙지 않는다.
집결지와 업소형 유흥의 차이는 돈의 규모와 ‘연결된 문제의 수’다.
집결지는 눈에 띄지만 거래가 지역에 갇혀 있어 시인성이 있다. 반면, 업소형 유흥은 세무·노동·금융·사회보험까지 한꺼번에 걸린다. 꼬인 실타래처럼 첫 단추부터 어디서 손을 대야할 지 막막할 정도의 복합적인 문제가 결부되어 있다. 손대는 순간 “왜 이제야”, “어디까지 관리할 거냐”는 국가와 담당자 책임 논쟁도 덩달아 따라붙게 된다. 행정이 완전한 해결보다 단속을 더 ‘안정적인 선택’으로 느끼는 지점이 여기에 있다.
허위 명부 문제도 같은 선상에 있다.
접객원 관리 명부는 단속과 관리 목적이지만, 현장에선 실근무자 누락이나 명의 차용으로 내용이 비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부 업소는 명단 제공을 조건으로 환급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하기도 한다. 형식상 소득을 만들어 환급 구조에 태우는 방식이라면, 단기간 현금 유입과 함께 소득 이력과 사회보험 부담이 뒤틀린다. 거래의 실체는 숨기면서 제도 혜택만 끌어다 쓰는, 소위 ‘세금깡’인 셈이다.
이 구조가 사회적 관심을 받는 경우는 대개 사건이 터진 이후다.
연예계나 사회적 영향력이 큰 인물이 연루될 때 업소의 존재가 잠시 수면 위로 떠오른다. 하지만, 논란은 개인의 도덕성 문제로 수렴되고, 시장 구조에 대한 질문은 남지 않는다. 사건이 지나가면 구조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 반복 노출과 반복 외면이 같은 리듬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정책의 초점이 ‘집결지’에만 머무는 건, 성매매 근절이 아닌 ‘분산된 형태’로 재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보이는 공간은 정비되지만, 근본적 문제는 지금보다 더 비가시적으로 변화한다는 의미다. 성매매 근절과 피해자 인권 보호를 목적에 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의 취지와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과값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