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아 더 위험한 수중(水中) 미세·나노플라스틱을 자석처럼 끌어당겨 10분 만에 95% 제거하는 기술이 부산대학교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차세대 수처리 분야의 새 지평을 열었다.
부산대는 응용화학공학부 정성욱 교수 연구팀이 판상형 철산화물(magnetite, Fe3O4) 자성 나노입자가 미세·나노플라스틱 입자와 상호작용해 흡착을 유도하는 물리화학적 특성을 활용해 수중 미세 및 나노플라스틱을 10분 이내의 짧은 시간에 95% 이상의 고효율로 획기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공정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s)은 통상 5mm 미만의 플라스틱 입자를 의미하며, 그중 크기가 1μm(마이크로미터, 0.001mm) 이하인 나노플라스틱(Nanoplastics)은 육안으로 확인이 불가능할 정도로 작다. 이러한 초미세 입자는 기존의 하수처리 시스템이나 물리적 필터로 제거가 어려우며, 수생태계 전반에 침투해 먹이사슬을 통해 최종적으로는 인체에 축적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기존의 수중 미세플라스틱 제거 기술로는 수십에서 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나노플라스틱 입자를 제거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기존 방법에서 구형 철산화물 나노입자를 사용한 것과 달리 판상형 나노입자를 도입해, 비등방성(非等方性) 구조를 통해 미세 및 나노플라스틱 입자와의 상호작용을 증가시켜 상대적으로 더 많은 미세 및 나노플라스틱 입자를 흡착·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비등방성 구조는 입자 방향에 따라 형태·물성·상호작용 특성이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구조로, 이번 연구의 핵심 설계 요소다. 기존 구형(등방성) 나노입자는 모든 방향이 동일해 미세·나노플라스틱과의 접촉 면적과 결합 방식이 제한적인 데 반해, 연구팀이 새로 도입한 판상형(비등방성) 나노입자는 면·모서리·두께 방향이 서로 달라 접촉 면적 증가, 입자 간 얽힘 및 응집 유도, 에어포켓과 같은 빈 공간 형성 등 미세·나노플라스틱 입자와의 물리·화학적 상호작용을 극대화했다.
특히 연구팀은 외부 자기장을 이용해 자화(磁化)된 판상형 나노입자들이 응집되면서 비등방성 구조로 인해 에어포켓과 같은 빈 공간에 앞서 흡착되지 않았던 미세 및 나노플라스틱 입자들을 추가적으로 감금해 포획하는 ‘동적 감금’ 현상을 발견했고, 이러한 ‘동적 감금’ 현상이 미세 및 나노플라스틱 고효율 제거 공정에 필수적인 기전이라는 것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판상형 자성 나노입자 표면을 다양한 화학적 기능기로 개질(改質)해 미세 및 나노플라스틱 입자와의 상호작용 및 제거 효율을 최적화하는 데 필요한 공정 조건을 도출했다. 또한 판상형 자성 나노입자의 회수 및 재활용을 통해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미세·나노플라스틱 제거 공정을 확립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비등방성 판상형 구조의 자성 나노입자 설계 및 대량 합성 기술을 개발한 점에서 독보적인 차별성을 가진다.
이번 성과는 차세대 학문적 지식 확장과 신기능 나노복합체 개발, 다분야 융합연구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기적으로는 안전한 수자원 확보와 환경 복원, 공중 건강 증진과 산업 혁신을 이끄는 핵심 기술로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해법을 제시함으로써 미세·나노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에 대한 기업과 정부의 사회적 책임 이행에도 도움을 줄 전망이다.
연구는 부산대 응용화학공학부 정유정 박사과정생과 장은혜 박사가 공동 제1저자, 나노에너지공학부 장준경 교수가 공저자, 연구책임자인 응용화학공학부 정성욱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책임자인 정성욱 교수는 “최근 수십에서 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초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인체 건강을 위협하는 새로운 환경 오염원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기존 필터 기반 수처리 방식으로는 효과적인 제거에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기술은 이러한 초미세 오염물질을 짧은 시간 안에 고효율로 제거할 수 있는 혁신적인 대안으로, 향후 차세대 수처리 및 환경 정화 기술로 폭넓게 활용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세계적인 국제 학술지 『Journal of Environmental Management』 온라인판 2025년 12월 24일자에 게재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 중견연구와 산업통상자원부의 ‘난접근성 화재 대응을 위한 가스하이드레이트 소화탄 및 화재 진압 기술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