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호기자 |
2026.02.24 12:23:05
명도소송에서 1심 승소판결을 받아도 확정까지는 항소기간 2주가 필요하다. 상대가 판결문 수령을 늦추거나 항소에 나서면 집행이 밀리기 쉽다.
엄정숙 변호사는 지난 22일, “판결 확정 전에도 집행에 착수할 수 있는 ‘가집행 선고’를 활용하면 명도집행을 앞당길 수 있다”고 밝혔다.
명도 사건은 판결문이 상대방에게 송달된 뒤 항소기간 2주가 지나야 확정된다. 그 사이 세입자가 점유를 이어가고 차임을 내지 않으면 임대인의 손해가 누적될 수 있다. 엄 변호사는 이런 공백을 줄이는 장치로 가집행 선고를 들었다.
가집행 선고는 판결이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승소 당사자가 곧바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도록 판결 주문에 붙는 문구다.
민사소송법 제213조는 재산권 청구에 관한 판결에 가집행 선고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명도판결도 재산권에 관한 판결로 분류돼 대상이 된다. 판결 주문에 “이 판결은 가집행할 수 있다”는 취지가 들어가면 확정을 기다리지 않고 집행 절차로 넘어갈 수 있다.
엄 변호사는 “가집행 선고는 소장에 청구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청구취지에 부동산 인도 명령과 함께 가집행 문구를 넣는 방식이 실무적으로 가장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법원이 직권으로 가집행을 붙이는 경우도 있지만, 청구 단계에서 분명히 적어두는 편이 낫다는 취지다. 명도소송에서는 가집행이 받아들여지는 비율이 높은 편이라고도 했다.
확정 뒤 집행은 본집행, 확정 전 가집행 선고에 근거한 집행은 가집행으로 부른다. 집행문 부여를 받아 집행관에게 위임하고, 계고와 단행을 거치는 절차는 크게 다르지 않다. 차이는 ‘뒤집힘’에 있다.
가집행으로 집행을 마친 뒤 항소심에서 결론이 바뀌면, 원상회복 의무가 생기고 상대방 손해배상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엄 변호사는 이를 가집행의 핵심 부담으로 짚으면서도, 1심 판단이 명백한 사건이라면 감수 가능한 범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상대방은 항소와 함께 강제집행정지를 신청할 수 있다. 이는 상급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집행 효력을 멈추는 절차다. 법원은 정지를 허용하면서 통상 현금이나 유가증권 공탁을 조건으로 내건다. 집행이 멈춘 기간 임대인에게 발생할 수 있는 손해를 담보하겠다는 의미다.
엄 변호사는 “상당한 공탁 없이 정지결정이 나오기 어렵다”며 "자금 여력이 부족한 상대방에게는 정지신청 자체가 문턱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엄 변호사는 “명도 승소 뒤 손해가 계속 쌓이는 상황이라면, 소장 제출 단계부터 가집행 선고를 빠짐없이 청구해 권리 실현 시점을 앞당기는 방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항소심에서 결론이 바뀔 가능성까지 함께 따져, 가집행에 따른 부담을 사전에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