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김해박물관은 2026년 특별전 '첨단가야: 과학과 마주하다'를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철, 유리, 나무 등 다양한 재질로 만들어진 가야 유물 속 미세한 흔적을 첨단 분석 기술로 해석해, 보이지 않았던 가야의 기술과 생활상을 새롭게 조명한다. 판갑옷의 강철 조직 분석, 유리 내부의 구조 관찰, 3차원 X선 CT를 활용한 나무의 수종 식별, 금상감명문대도에 쓰인 명문의 재판독 등 다양한 연구 성과를 통해 ‘과학으로 만나는 가야’라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전시는 가야 전사의 몸을 지켜낸 판갑옷으로 시작한다. 함안 도항리 13호는 아라가야 권력자의 무덤으로, 판갑옷이 출토됐다. 이를 보존처리하는 과정에서 철 조직을 분석해 가야 갑옷의 제작 기술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철판으로 제작된 판갑옷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대부분 녹이 슬어 원재료를 확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번 분석을 통해 판갑옷의 재질이 순철에 탄소를 더한 강철임이 처음 확인됐다. 판갑옷 제작에 탄소를 정밀하게 조절한 높은 수준의 제강(製鋼) 기술이 적용된 것이다.
두께 0.3mm 철판에서 보이는 길게 늘어져 분포하는 슬래그들의 모습은 여러 차례 단조(鍛造)해 갑옷의 치밀도와 방어력을 극대화했음을 보여준다. 한편 가야 권력자의 무덤인 부산 복천동 38호 무덤에서 출토된 판갑옷의 수리 흔적은 가야의 방어구들이 전장에서 사용된 실전용 장비였음을 말해준다.
가야에서는 수정, 마노, 유리 등 여러 소재로 만든 장신구가 출토된다. 다양한 모양과 색상, 재질 등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지만, 단단한 수정의 연마 흔적, 유리 속의 구조 등은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이에 다양한 빛과 디지털 투과 현미경 등을 활용해 수정의 가공 흔적과 유리 속에 갇힌 1500년 전의 공기 방울 등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살아 있는 나무는 종류를 쉽게 구별할 수 있지만, 벌목 후 가공되면 그 종류를 식별하기 어렵다. 전통적으로는 수종 판별을 위해 목재 시료를 채취해 광학현미경 또는 전자현미경으로 세포 구조를 분석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3차원 X선 CT현미경을 사용해 나무 내부를 1마이크로미터(1㎛= 0.001㎜) 단위로 분석했다. 이는 나무 세포의 구조와 배열을 3차원 이미지로 재구성하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국내 보존과학 연구 분야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사례다.
분석 결과, 김해 대성동 18호 무덤에서 출토된 원통모양 청동기의 나무 자루는 밤나무로 확인된다. 창원 다호리 1호 무덤에서 출토된 붓에서는 도관의 크기와 분포가 일정한 산공재(散孔材) 활엽수의 특징이 관찰되며, 재료는 작은 나무나 가지목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창녕 교동 11호 무덤에서 출토된 상감명문대도에는 금실로 글자가 쓰여져 있다. 이는 가야에서 제작된 칼 가운데 유일의 사례로, 가야의 문자 문화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다.
1984년 보존처리 당시 칼에 새겨진 명문을 확인했으나, 정확한 판독이 어려워 그동안 해석에 다양한 논쟁이 있었다. 이에 이번 전시에서는 최신 CT와 디지털 X선 분석을 이용해 숨겨져 있던 금실의 흔적을 새롭게 밝히고, 명문을 ‘上상[部부]先선人인貴귀常상刀도’로 재판독한 과정을 소개한다.
특별전 '첨단가야: 과학과 마주하다'는 가야 유물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법을 제시하며, 전시를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쉽게 구성했다. 또한 영어·중국어·일본어의 다국어 서비스를 통해 국외 관람객에게 편의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