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세대 방사광가속기 기공식이 9일 경북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 개최됐다.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지난 2002년 계획을 수립해 총예산 4천260억원(국비 4천억원, 지방비 260억원)이 투자되는 국가사업으로 10여년 만에 사업추진의 결실을 보게 됐다.
부지면적 10만2천700㎡, 건물 연면적 3만6천720㎡ 규모로 건립되며,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10GeV)시설과 빔 라인 3기를 구축하게 된다. 아울러 이용자 숙소, 체험관을 건립하고, 거대과학 영재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내년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준공되면 우리나라는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 보유국이 된다. 방사광가속기는 국가 간 공유를 거의 하지 않는 최첨단 연구시설로, 영국, 프랑스, 중국, 스웨덴 등 세계 각국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독자기술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물리·화학 등 기초과학에서부터 반도체 개발 등 응용연구에 모두 사용된다.
생체나 세포를 자르지 않고 암세포 등을 생생하게 포착할 수 있고, 에이즈 증폭 차단 단백질 구조를 규명한 신약개발, 신물질, 신소재, 반도체, 마이크로 로봇제작 등 첨단과학연구와 첨단산업육성의 필수 연구시설이다.
선형가속기인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기존 원형가속기인 제3세대 방사광가속기와는 방사광 생성 원리가 전혀 다른 최첨단 연구시설이다. 세기가 강한 빛을 퍼뜨리지 않고 멀리까지 보낼 수 있는 레이저의 성질을 가진 X선 자유전자 레이저를 발생시키는 장치이다.
제3세대 방사광(태양의 1억 배 밝기)보다 100억 배 밝고 1천조 분의 1초 단위(10-15)의 시간대의 물질의 변화와 살아있는 세포의 동적 현상을 실시간으로 관측이 가능한 장치이다.
때문에 제4세대 방사광을 이용하면 단백질의 결정화가 필요치 않고 단분자 단백질, 생체 막단백질 분석을 할 수 있어, 획기적인 신약개발이 가능하다.
또 1천조 분의 1초(펨토초) 시간 동안의 광합성 작용현상을 규명해 태양연료생산이 가능한 모사 시스템 개발도 이뤄질 수 있다.
이외에도 신물질·신소재 분석으로 기초분야에서 원천기술의 확보뿐만 아니라 IT·소자산업이나 의료분야 등 다양한 산업발전에 크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물리학 등 기초과학연구에 선도적인 연구 성과 창출이 가능한데, 최근 노벨 물리학상의 20%이상이 가속기 기반연구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한다.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는 “경북은 과학의 눈이라 불리는 방사광가속기와 과학의 손이라 불리는 양성자가속기 등 세계 유일의 3대 가속기가 집적된 지역”이라며 “IT, BT, NT 등 첨단산업이 집적된 세계적인 첨단과학 R&DB단지인 가속기클러스터를 조성해 신산업 발굴·육성, 첨단 기술개발, 일자리 창출, 창업촉진 등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 유일의 세계 20위권 대학인 포항공과대학의 우수한 인재와 세계 최고수준의 기초과학연구기관인 막스플랑크한국연구소,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 국제과학벨트 기초과학연구단을 활용해 한국 최초의 노벨과학상 수상이 나올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기공식에는 김관용 도지사, 이병석 국회부의장, 이상목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김용민 포항공과대학교 총장, 박승호 포항시을 비롯해 과학기술분야 전문가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김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