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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가계통신비 절감, ‘제4 이동통신’이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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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14.08.28 14:25:59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수년간 가계통신비는 매년 5~10% 정도 상승해왔다. 2014년 1분기 가계통신비는 전년동기대비 5.5% 상승한 15만9400원이다.

과연 이 숫자가 실제 국민들의 체감 부담을 제대로 반영했는지는 의문이 남지만, 어쨌든 가계통신비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국민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건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국민과 정부의 가격인하 압력을 받고 있는 이동통신사들은 지난 수년간 꾸준히 가계통신비 절감 방안을 발표해왔다. 하지만 그 방안들은 대부분 신통치않은 반응을 얻었고, 실제 절감 효과도 미미했다.

28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가입비를 50% 인하하고, 청소년과 노인, 장애인 전용 요금제의 혜택을 강화하는 내용의 가계통신비 경감 방안을 발표한 것 역시 마찬가지다.

3사 발표에 따르면 가입비 인하를 통해서만 가계통신비 부담이 약 1200억원 가량 절감된다. 취약계층에 대한 혜택도 늘었다.

하지만 이같은 소식을 접하는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주요 IT커뮤니티 게시판을 살펴보면 “가입비는 애초에 폐지됐어야 할 비용” “통신사들의 생색내기용 정책일뿐” “문제는 가입비가 아니라 요금제” 등의 반응이 주를 이룬다.

애초에 가입비는 통신산업 초기에 새로운 통신망을 깔기 위한 인프라 투자 차원에서 소비자들에게 강제했던 비용이다. 최초로 휴대폰을 장만했을 때나 내는 것이 맞는데, 국내에서는 번호이동을 할 때마다 강제되고 있다. 대부분의 해외 국가들은 가입비 제도 자체가 없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어쨌든 이번 발표로 가입비가 축소되고, 내년에 폐지되는 수순으로 가고 있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가입비가 폐지됐다 해서 가계통신비 부담이 눈에 띄게 줄지는 않을 것이다. 과연 어떻게 해야 국민들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을까?

지난 19일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의원을 위시한 10인의 의원은 그 해법이 ‘요금 인가제 폐지’에 있다며 이를 포함한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현행법은 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요금제를 과감하게 내리면 후발 사업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으니 SK텔레콤이 새 요금제를 발표하려면 사전에 정부의 허락을 받으라고 규정하고 있다. 지배통신사의 시장지배를 막고 후발 사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항이다.

문제는 이 조항이 실질적으로 3사가 대동소이한 요금제로 일종의 ‘담합’을 하게끔 유도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점이다. 그러니 ‘요금 인가제를 폐지’함으로써 3사가 요금제에 있어서 자유경쟁을 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주자는 것이 전 의원의 주장이다.

하지만 과연 이 법안이 통과되어 자유경쟁의 장을 만들어진다해서 3사가 제대로 된 가격경쟁을 시작할까? 지금까지 실질적인 담합을 해온 3사가 제도 폐지만으로 자유경쟁에 돌입할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경쟁이 이뤄지려면 ‘새로운 게임 참여자’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제4 이동통신’이 탄생해야 한다는 얘기다.

3개 이동통신사가 시장을 분점한 기간이 10여 년이 넘어가면서 시장점유율이 고착화되고, 정상적 경쟁이 일어나지 않는 현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4번째 이동통신사의 출현이 시급하다.

실제로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 대부분의 나라들은 3~5개의 이동통신사들이 경쟁하고 있다. 이들 나라들에서는 하위 업체들이 시장을 재편하기 위해 가격경쟁을 주도하고 있고, 그 결과 실질적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가 발생한다.

특히 일본의 경우 소프트뱅크가 이통시장에 뛰어들며 가격경쟁이 촉발됐고, 프랑스도 제4 이동통신사인 프리모바일이 출범하며 전체적인 통신비 인하 효과가 발생했다.

국내의 경우, 지난달 24일 미래창조과학부가 기간통신사업 허가를 신청한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의 사업허가를 다시금 불허해 당분간 ‘제4 이동통신사’의 출현은 난망할 예정이다.

KMI는 ▲안정적 서비스 제공 능력 ▲재정적 능력 ▲기술적 능력 ▲이용자 보고계획의 적정성 등 4개의 심사평가항목 중 3개의 항목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재정적 능력’에서 미달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KMI측은 “몇번을 실패해도 다시금 도전하겠다”은 입장이니 재정 부문 경쟁력을 좀더 강화하고, 미래부가 이를 좀더 전향적으로 검토한다면 제4 이동통신 출현은 내년쯤 이루어질 수도 있다.

하루빨리 연못에 새로운 물고기가 투입되어 고인 물도 정화하고 다른 물고기들도 마음껏 뛰놀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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