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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수시 전형료로 교직원 보너스 주고 건물 신축해서야"

[기획취재] 학부모 부담 느는 대입 수시전형 “대학은 장삿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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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신상호기자 |  2014.09.25 14:03:18

▲대학 입시철이 다가 오면서 입학전형료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7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대학입학박람회 모습 (사진=연합뉴스)

수시전형료 대학별 평균 5~6만원 수준 여전히 비싸
전형료 찔금 내렸지만 저소득층은 아직 '전형료 부담'
대학 “실질 비용 따지면 합리적”, 학부모 “전형료로 건물 짓나”

대학 입시철이 다가오면서 입학 전형료에 대한 불만이 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평균 5~6만원 수준인 입학전형료가 여전히 비싸다며 볼멘 소리를 하고 있지만, 대학은 인건비 등을 고려할 때 적정한 전형료라며 맞서고 있다. (CNB=신상호 기자)  

재수생 딸을 둔 최모(53)씨는 올해 수시 입학 전형료를 내면서 또 한숨을 쉬었다. 대학교 한 곳당 6~10만원씩 하는 전형료 때문이었다. 최 씨의 딸은 올해 수시 입학 전형에 모두 6개 대학에 원서를 냈다. 최 씨는 지난 해와 올해 딸의 대학입학 전형료로만 100만원이 넘는 돈을 지출했다.

성북구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A(18)양은 올해 수시입학 전형료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다.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하고, 어머니가 홀로 식당일을 하는 형편에서 전형료를 마련하기 빠듯했기 때문이다. 결국 A양의 어머니는 식당 월급을 가불해서 6개 대학의 수시 입학 전형료를 충당해야 했다. 

각 대학별 수시입학 모집이 마무리되면서, 대학입학 전형료가 다시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대학 입학 전형료가 여전히 비싸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 씨는 CNB와 통화에서 “부모된 도리로 당연히 부담해야 하는 돈이지만, 대학교가 입학 전형료를 가지고 장사를 한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며 “대학교가 입학 전형료로 건물을 세운다는 말이 헛말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3 학부모 이모(53)씨는 “대학들이 기존 인력과 인프라를 활용해 대입 전형을 실시하는 건데, 과연 6~10만원씩이나 받을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일반 기업은 채용과정에서 면접비를 주면서 인재를 뽑는데, 대학들은 오히려 돈을 받고 있어 불공평한 것 같다”고 밝혔다.
  
정부의 전형료 인하 유도와 비판 여론에 따라 대학들은 입학 전형료를 낮추고 있지만, 실질적인 인하율은 소폭에 그치고 있다. 

25일 교육부의 대학알리미 자료를 보면 전국 167개 4년제 대학의 2014년도 신입생 입학 전형료는 평균 5만2200원이었다. 지난해 5만2500원보다 낮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불과 300원 인하한 데 불과하다.  
 
중앙대처럼 올해 수시·정시 입학전형료를 최대 40%, 평균 26% 인하하는 대학도 있지만,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렇기 때문에 현장의 학부모들의 실질 체감 효과는 미미하다. 

이 씨는 “입학 전형료가 낮아졌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실제로는 전혀 체감할 수 없다”며 “새발의 피 만큼 인하해서는 체감 효과가 없고,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씨는 “보통 입학전형료가 5~6만원 들어가는 것은 지난해와 다를 바 없다”며 “단지 전형료를 내렸다는 생색만 내기 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서울의 한 대학에서 수시입학 서류를 접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입학 전형료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대학들도 할 말은 있다. 

복수의 대학 관계자에 따르면 입학전형료는 전부 지원 학생들에 대한 심사 관련 비용으로만 지출된다. 최근 대학들이 공개한 전형료 수입과 지출이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입학 전형 과정 일부 업무를 맡은 외주업체에 지출하는 비용을 감안하면, 입학전형료를 받아도 딱히 남는 게 없다는 것이 대학 측의 입장이다.  

또 대학별로 1차 불합격자에게 입학 전형료를 일부 반환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어 대학이 ‘전형료’ 장사를 한다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라는 주장이다.  

서울 지역 모 대학입학처에서 3년간 근무한 A 교수는 “입학전형을 실시하면, 입학사정관과 교수 등이 모두 참여해, 2~3일간 밤샘 작업을 하는 등의 고충이 많다”며 “입학 관리비와 심사비 등 지출 비용을 따지면, 현재 입학전형료는 적절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 3 자녀를 두고 있는 김모(54)씨는 “대학교에서 입학 전형을 실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그런 일에 추가 인건비가 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대학에서 추가 비용의 발생을 줄이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의원은 이날 CNB에 "교육부에서 입학 전형료의 감액 대상을 차상위계층까지 확대하고, 이를 지침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대학들의 전형료 지출에 대해서도 항목별 세부 내역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NB=신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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