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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평가 우량주' 김태호, 왜 최고위원직 돌연 사퇴했나

중동방문 후 국가미래전략 충격 "국회가 밥만 축내, 민생법안 처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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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최정숙기자 |  2014.10.23 13:30:02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직 사퇴를 표명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이 23일 최고위원직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김 최고위원은 경남지사를 지낸 비주류 재선 의원이다. 지난 7·14 전당대회에서 3위 득표자로 지도부에 입성하며 잘나갔다. 대중성은 다소 떨어지나 '우량주'로 평가받는 정치인 중 하나다. 그가 돌연 ‘사퇴’라는 카드를 꺼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가 밥만 축낸다”며 사퇴하겠다고 말해 회의장 분위기를 술렁이게 만들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그가 사퇴하게 된 속내는 무엇일까.

김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국감을 위해 외통위원으로서 중동의 알제리 등 5개국에 다녀왔다. 기름 믿고 아무것도 안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오일국가에서 포스트 오일 이후를 생각하면서 엄청난 상상력과 창의력을 동원해 국가 미래 전략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봤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곳에서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봤다”며 “진영논리로 모든 미래를 발목 잡고 있는 우리의 모습에 너무나 가슴 아팠다”고 현 정치 상황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저는 늘 ‘어릴 때 입었던 옷이 아무리 좋더라도 어른이 되면 버릴 수밖에 없다, 시대변화를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옷이 필요하다, 그것이 개헌이다. 그리고 대통령께서도 누구보다 개헌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계시는 분’이라고 말해왔다”고 밝혔다.

실제 김 최고위원은 대표적 개헌론자로 꼽힌다. 지난 7월 전당대회 출마 때도 국회에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설치를 촉구했고, 회의 때도 개헌을 종종 언급해 왔다.

김태호 최고위원의 이날 발언은 개헌을 강조한 듯 보였다. 개헌은 박근혜 대통령이 블랙홀에 빠질 것을 우려해 현 시점에서의 논의를 반대했고, 당 지도부도 금기시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김 최고위원의 발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이번 정기국회 때 경제활성화 법안 통과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그는 “대통령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회를 향해 ‘경제활성화 법안만 제발 좀 통과시켜 달라, 시기가 있다, 지금이 바로 골든타임이다’라고 애절하게 말씀해오셨다. 그런데 국회에서 어떻게 부응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거기에 ‘개헌이 골든타임’이라며 대통령에게 염장을 뿌렸다. 아마 많이 가슴 아프실 것”이라며 “오죽했으면 ‘국회 의무를 다 하지 못하면 세비를 반납해야 한다’는 대통령께서 해서는 안 될 말씀까지 하셨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세비 발언을 간접 비판하는 것으로 비쳐지지만, 전체적인 맥락을 봤을 때 현 시점에서의 개헌 논의는 민생법안 처리보다 후순위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대통령께서 해서는 안 될 말씀”이 최근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김 대표의 개헌 발언은 실수라고 생각 안 한다’고 한 것을 간접 비판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지만 이는 확대해석일 가능성이 높다.

김 최고위원은 또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를 향해 “이번 정기국회에 국회에 계류돼 있는 경제활성화법 직을 걸고 통과시켜야 한다”며 “국회가 도대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 곳인지, 밥만 축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정말 돌아봐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 자신부터 반성하고 뉘우치는 차원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이 순간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헌은 국가적 중요한 과제다. 이 일이 되기 위해서는 이번 정기국회 때 반드시 경제관련 법안들이 통과돼야 한다”며 “통과되지 않으면 개헌의 문제도 완전히 물 건너간다는 것을 모두가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최고위원의 이날 사퇴 선언은 김 대표의 중국발 개헌 발언 이후 ‘개헌’에서 ‘민생’으로 이슈를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김 대표의 개헌 발언을 놓고 당청 갈등으로 몰고 가려는 야당의 추가적인 공세도 차단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태호 최고위원의 갑작스러운 사퇴 표명에 김무성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조금 이해가 안 가는 사퇴인데 설득을 해서 다시 철회하도록 할 것”이라며 만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이 사퇴 번복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어 향후 새누리당 지도부의 구성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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