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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가상현실 포르노, 규제만이 해법일까?

코앞에 다가온 미래…음란물·중독성 등 부작용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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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15.03.26 17:20:18

▲최근 유튜브에 공개된 오큘러스로 가상현실 포르노를 최초 감상한 사람들의 반응을 담은 동영상(사진: 유튜브)

80년대 SF 영화 ‘토탈 리콜’에서 근래의 ‘매트릭스’ 3부작, 비디오게임 ‘어쌔신 크리드’에 이르기까지 ‘가상현실(Virtual Reality)’는 오랫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해온 즐거운 소재였다.

태블릿과 스마트폰, 홀로그램, 로봇 등 과거 SF영화에 등장했던 수많은 소품들이 불과 수십년 사이에 하나둘 제품화된 것처럼, 가상현실도 어느 사이엔가 ‘쇼핑 가능한 상품’이 되버렸다.

PC용 가상현실 기기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와 그 기술을 활용한 삼성전자의 ‘기어VR’, 구글의 ‘카드보드’, 소니의 ‘프로젝트 모피어스’, 닌텐도의 ‘버추얼 보이’ 등 최근 출시되고 있는 다양한 HMD(Head Mount Display) 제품군들이 그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기어VR은 스마트폰 기술 발전 과정에서 얻어진 부산물인 초고해상도의 디스플레이를 가상현실 기기에 적용함으로써 선명도와 몰입감을 극대화하는데 성공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물론, 아직 기술적 한계는 있다.

기자를 비롯해 기어VR을 테스트해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지의 격자가 보이는 등 기대만큼 화질이 선명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5.7인치 크기에 WQHD(2560×1440)의 해상도를 몰아넣은 갤럭시 노트4의 디스플레이를 활용했음에도 가상현실을 즐기기에 충분한 해상도는 아니었던 것이다.

때문에 “스마트폰 해상도는 풀HD(1920×1080)면 충분하다”고 주장하던 많은 사용자들이 이제는 “4K(3840×2160)를 장착한 스마트폰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어쨌든 기어VR는 현 시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쓸만한 가상현실 기기임에 틀림없고, 실제로 사용하다보면 선명하지 못한 화질은 의외로 몰입감을 방해하지 않는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갤럭시 모델에 4K 해상도를 채택하는 날이 오면 화질 문제도 해결될 전망이다.

문제는 엉뚱한 곳에 있다.

과거 비디오테입이나 CD같은 새로운 미디어가 출현할 때마다 가장 먼저 적응해 산업 규모를 키웠던 ‘포르노’ 제작업자들이 기어VR같은 가상현실 기기들을 눈여겨보고 있다.

이미 해외 온라인 사이트에는 VR용 포르노 컨텐츠들이 거래되고 있고, 실제 사용자들의 소감도 입소문으로 퍼지고 있다.

최근 유튜브에는 오큘러스로 가상현실 포르노를 처음으로 감상하는 사람들의 반응을 담은 동영상이 공개되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성인용 컨텐츠 제작의 선두주자로 일명 ‘성진국(性進國)’이라 불리는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이미 가상현실을 활용한 다양한 주변기기 개발에 두팔 걷고 나선 상황이다.

시대의 흐름에 규제로 맞설 것인지, 용인하고 활용함으로써 대세에 편승할 것인지는 일단 정책 결정자의 결단에 달렸다.

물론 그간 대한민국의 IT·엔터테인먼트 정책이 결정되어온 패턴을 살펴보면, 정책 결정자의 판단은 ‘규제’로 쏠릴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하지만 그리 되면 우리는 앞선 기술과 제품을 갖고도 새롭게 열린 시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주인공 자리는 당연히 우리와 달리 ‘터부(Taboo)’를 꺼리지 않는 자유로운 발상의 ‘성진국’들이 차지하게 될 것이다.

국민 각각의 판단이 다를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민감한 충돌이 예상되는 문제지만, 우리가 원하든 원치않든 가상현실 기술은 이미 ‘쇼핑 가능한 제품’이 됐다.

앞선 기술을 갖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고도 ‘성진국’에 주인공 자리를 양보할 것인지, 아니면 적극적으로 대응해 새로운 수종(樹種) 산업을 찾아낼 것인지, 우리 모두 한번 곰곰이 생각해봤으면 하는 바램이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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