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원하기
  •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 오탈자제보

[뉴스토리] 장애인 돕는 삼성·LG 스마트앱, 어디까지 진화할까

장애인용 솔루션 개발 속도…디지털 세상 체감온도 ‘훈훈’

  •  

cnbnews 정의식기자 |  2015.04.29 14:31:30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자폐아 종현이와 엄마의 ‘룩앳미’ 동영상(사진 제공: 삼성전자)

디지털 기술이 온 세상을 ‘스마트’하게 바꾸고 있지만, 시각·청각·지체 등 다양한 불편을 겪고 있는 장애인들이 그 혜택을 온전히 누리기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많다.

아이폰의 보이스오버(VoiceOver), 안드로이드의 톡백(Talkback) 등 애플과 구글이 제공하는 기술들을 제외하면 장애인들을 위한 배려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

그런 가운데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장애인들을 위한 다양한 솔루션과 서비스들을 공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금더 친절하고, 조금더 따뜻한’ 디지털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는 장애인 솔루션의 사례를 살펴봤다. (CNB=정의식 기자)

자폐아 눈맞춤 성공한 ‘룩앳미’
손·팔 불편한 장애인 돕는 ‘두웰’
‘책 읽어주는 도서관’ 업데이트 중

“11살 아들과 아직 한번도 대화한 적이 없다. 지금도 아이와 대화하는 꿈을 꾼다. 아이 엄마도, 나도 그 날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2011년 MBC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록그룹 ‘부활’의 리더 김태원의 말이다. 자폐를 가진 둘째 아들에 대한 이야기는 수많은 부모들의 심금을 울렸다.

전세계 6000만명이 앓고 있다는 ‘자폐스펙트럼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이하 ‘자폐’)’는 기본적으로 타인과 상호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는 병이다. 자폐 환자들은 사회적·감정적 의사소통이 어려우며, 상대방과 눈을 맞추거나 표정을 읽지 못한다.

특이한 것은 많은 자폐 환자들이 소통 능력 부족으로 가족들과도 제대로 눈을 맞추지 못하지만, 스마트폰 같은 전자기기를 다루는 것은 좋아한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앱 ‘룩앳미(Look At Me)’는 이 점에 착안해 개발됐다. 이 앱은 타인의 사진을 찍거나, 표정의 변화를 맞추고, 상황에 맞는 표정을 짓는 등 게임과 유사한 방식의 과제 풀기를 통해 자폐아의 소통 능력 증진을 돕는다.

삼성전자는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 연세대 임상심리학과의 자폐 전문의들과 협력해 2013년 11월부터 앱 개발을 시작한 끝에, 1년여 만인 2014년 12월 ‘룩앳미’ 정식 버전을 공개했다.

자폐아 종현이가 8주 동안 이 앱을 이용해 눈맞추기 훈련을 하고, 마침내 엄마와 조금 더 가까워지는 과정이 담긴 ‘룩앳미’ 동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자, 국내외 시청자들은 열화같은 호응을 보였으며, 해외언론들도 찬사를 보냈다.

실제로 룩앳미 프로젝트에 참여한 분당서울대병원의 유희정 교수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어린이의 뇌를 기능적 MRI로 촬영해 검사한 결과, 신경회로의 기능이 증가된 것을 확인했다”며 “디지털 기기가 어린이와 청소년의 치료에 긍정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8살부터 13살 사이의 자폐성 범주장애 아동 19명을 대상으로 룩앳미 임상실험을 진행한 결과, 대상 아동의 60%가 눈맞춤이 개선됐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능력이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장애인 육근홍 씨가 손이나 팔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앱을 보고 있다.

컴퓨터용 입력 도구 스마트폰 호환 성공

‘룩앳미’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둔 삼성전자는 또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그간 아이폰의 보이스오버(VoiceOver), 안드로이드의 톡백(Talkback) 등 애플과 구글이 제공하던 솔루션에만 기대던 스마트폰의 ‘접근성’을 한단계 높이는 앱을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손이나 팔 동작이 자유롭지 않은 상지 장애인을 위한 스마트폰 솔루션 ‘두웰(Dowell)’이 그것이다.

‘두웰’ 개발팀은 삼성전자의 대학생 인재양성 프로그램인 소프트웨어 멤버십, 디자인 멤버십 대학생들과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센터 임직원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상지 장애인들이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 보조입력 기구를 스마트폰에서는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주목했다.

상지 장애인들은 장애 정도와 유형에 따라 헤드마우스, 트랙볼 등 컴퓨터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보조입력 기구를 가지고 있고, 버튼 클릭을 대체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도움을 받아 컴퓨터를 사용한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클릭뿐 아니라 스와이프, 핀치줌 등 다양한 터치 동작이 필요해 이들 보조입력 기구를 그대로 사용하기 어려웠던 것.

개발팀은 장애인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위해 추가로 별도의 보조입력 기구를 구입하지 않고, 이미 가지고 있는 기구를 활용할 수 있는 하는 방법을 고민한 끝에 모바일 앱 ‘두웰’을 개발했다.

‘두웰’을 사용하면 기존 보조입력 기구를 스마트폰과 연결해 스마트폰 화면 상단에서는 탭이나 드래그 등 터치 동작을 선택하고, 하단에서는 메뉴, 홈, 뒤로 가기 등 스마트폰의 기본적인 하드웨어 키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실제 시연 결과 상지 장애인이 기존에 사용하던 보조입력 기구를 그대로 스마트폰과 연결해 사용할 수 있었고, 빠른 속도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두웰’ 개발에 참여한 서울대학교 이상묵 교수(장애인 정보격차해소 홍보대사)는 “나 같은 중증 장애인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데 가장 힘든 부분이 터치인데 두웰은 이런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무수히 많은 가능성을 열어줬다”며 “장애인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소통, 검색 등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맞아 집안의 가전제품도 제어할 수 있게 돼 삶을 크게 바꿔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직원이 시각장애인에게 책 읽어주는 휴대폰 사용법을 알려주고 있다.(사진 제공: LG전자)

시각장애인도서관 음성도서 1만권 돌파 

한편, LG전자는 시각장애인들에게 보다 많은 읽을거리를 제공하는데 집중했다.

LG상남도서관은 시각장애인이 휴대폰·PC로 접속하면 음성으로 제작된 도서를 들을 수 있는 ‘책 읽어주는 도서관’ 서비스가 최근 도서 이용(다운로드) 건수 100만 건, 보유 음성도서 1만권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2006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10년째를 맞은 ‘책 읽어주는 도서관’은 시각장애인 및 독서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장애인들이 음성으로 제작된 도서를 무료로 다운로드 받아 들을 수 있는 서비스다. 누적 가입 회원 수는 9000여 명으로 대부분이 시각장애인이다.

분야별 음성도서는 문학이 3700여 권으로 가장 많고, 이어 인문·사회 3500여 권, 예술·역사 800여 권, 학습·이료(안마교육) 600여 권, 철학·종교 550여 권, 자연과학 400여 권, 아동·청소년 200여 권, 기타 400여 권 등이며, 매달 80여 권의 음성도서가 꾸준히 업데이트되고 있다.

LG상남도서관 관계자는 “보통 점자형태의 이료도서는 음성 서비스가 지원되는 곳이 거의 없어 점자해독이 어려운 시각장애인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상남도서관은 1996년 구자경 LG 명예회장이 기증한 종로구 원서동 사저에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디지털 도서관이다. 해외 과학기술 관련 정보를 집중적으로 수집해서 인터넷으로 서비스한다.

물론 ‘따뜻한 디지털 세상’으로의 진화 속도가 선진국에 비해 그리 빠른 것은 아니다. 아직은 체감온도가 높지 않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개발된 앱들은 대부분 초기단계라 넘어야할 산이 많다. 기업들도 좀 더 투자에 나서야 하지만 상업적 측면에서 수익이 나는게 아니다 보니 아직은 걸음마 단계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CNB=정의식 기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