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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에 사활 건 최태원 SK회장…동부하이텍 손댈까

미래먹거리 에너지·반도체 집중…인수설 실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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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15.10.05 09:28:08

▲8월 25일 경기도 이천시에서 열린 SK하이닉스 M14 반도체공장 준공 및 미래비전 선포식에서 최태원 SK회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회장이 주력 반도체 계열사 SK하이닉스로 하여금 비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동부하이텍을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업계에 파다하다. 동부그룹과 채권단, SK그룹 등 관련자들은 모두 인수설을 부정하는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음에도, 소문이 가라앉지 않는 이유는 뭘까? (CNB=정의식 기자)

SK하이닉스, ‘비메모리’ 동부하이텍 인수 시너지 ‘군침’
‘통신’ 정체된 SK그룹, ‘에너지·반도체’에서 해답 찾을 듯

동부하이텍은 동부그룹 계열사로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제조) 사업이 주력이다. 전력반도체(PMIC), 디스플레이구동칩, CMOS이미지센서(CIS) 등 비메모리 반도체를 주로 생산한다. 다품종 소량생산에 특화돼 있어 향후 사물인터넷 시장이 성장하면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이다.

지난 2013년 동부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동부건설, 동부제철, 동부팜한농, 동부LED, 동부로봇 등의 계열사와 함께 매각을 추진하면서 동부하이텍도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몇몇 중국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소문은 무성했지만 2차례 추진된 매각은 모두 무산됐다. 그런 가운데 올해 들어 영업실적이 개선되고 부채도 줄어들어 매각 작업은 잠정 중단된 상태다. 

업계의 소문대로 SK하이닉스가 동부하이텍을 인수한다면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메모리 위주인 포트폴리오를 비메모리 분야까지 확장할 수 있고, 향후 사물인터넷 시장이 급속히 성장할 경우 기업가치 상승도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몇 년간의 반도체 경기 호조로 인수 자금도 확보하고 있다. 충분히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인 셈이다.

하지만 동부그룹과 채권단은 물론 SK그룹까지 모든 관계사들은 ‘인수설’을 부정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CNB와 통화에서 “업계에 관련 소문이 돌고 있는 것은 알고 있으나, 현재 검토중인 인수합병 건은 없으며, 가까운 시일 내에 이뤄질 가능성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관계사들이 입을 모아 부정하는데도 소문이 가라앉지 않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정부가 지난 8월 최태원 SK회장을 사면복권 시키면서 SK하이닉스의 동부하이텍 인수를 요청했다는 소문이고, 또 하나는 최태원 회장이 풀려난 후 국내외를 넘나들며 보여준 강력한 ‘반도체 드라이브’ 행보다.

먼저, 정부 입장에서는 비메모리 분야에서 기술력을 가진 반도체 기업이 중국에 매각될 경우 기술 유출 책임 논란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으니 가급적 국내 기업이 인수하기를 원하는데, 그 적임자가 SK하이닉스라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8월 25일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M14 반도체공장 준공 및 미래비전 선포식을 마치고 나서 최태원 SK회장으로부터 반도체 생산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회장의 사면복권 후 행보도 이같은 소문을 뒷받침하기 충분했다. 최 회장은 석방 직후인 지난달 25일 SK하이닉스 이천 공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M14 반도체 생산라인 준공식’을 열었다. 이날 최 회장은 “SK그룹 역사의 한 획을 그을 뿐만 아니라, 반도체 신화를 다시 쓰는 전기가 되게 하겠다”며 ‘세계 최고 반도체 회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후 추석 연휴 기간에도 최 회장은 유럽 3개국을 방문하며 바쁜 글로벌 경영을 전개했는데, 방문지 중에 네덜란드 펠트호벤이 포함됐다.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의 본사가 위치한 곳이다.

ASML사는 1984년 네덜란드에서 설립된 반도체 노광장비 생산업체로, 세계 반도체 노광장비 시장에서 80%의 점유율로 1위, 전체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도 매출액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액은 약 58억 5600만 유로(한화 약 7조 7000억 원)에 달한다.

반도체 초미세공정에 필수적인 고가의 광학 리소그래피 장비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 TSMC 등 반도체 제조업체들에 공급하고 있으며, 특히 차세대 10나노급 반도체 생산의 필수 기술로 인정받고 있는 ‘EUV(Extreme Ultraviolet, 극자외선) 리소그래피 기술’을 독점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CNB와 통화에서 최 회장의 방문 목적을 “(ASML의) 최신 노광장비 개발 동향을 파악해 반도체 산업의 전망을 예측하고 그간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국내외를 넘나들며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사업 역량 강화에 고심하고 있는 최 회장이 SK하이닉스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는 동부하이텍이라는 ‘호재’를 놓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그룹측이 인수설을 강력히 부정하고 있는 것은 시장 상황의 변화 때문이라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최근 들어 동부하이텍의 실적이 호조를 이루면서 주가가 상승하고 있어, 섣불리 인수설이 부각됐다가는 인수비용이 턱없이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우려해 말을 아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그룹은 동부하이텍에 당분간 관심을 기울일 수 밖에 없을 상황이다. SK그룹의 3대 주력 사업이랄 수 있는 에너지·반도체·통신 사업 중 SK텔레콤이 주도하는 통신 사업이 국내 시장에서 성장의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에 에너지와 반도체 부문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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