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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가 남긴 ‘화합과 소통’… 모처럼 한데 모인 여야 ‘오늘만은’

이상돈 "개인보다 역사… 過보다 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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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최서윤기자 |  2015.11.24 16:11:17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나서 차남 현철씨 등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서거를 계기로 정치인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김 전 대통령이 생전 독설을 남겼던 전현직 대통령은 물론, 여야 인사들이 앞 다퉈 빈소를 찾고 있다. 갈등이 반복되는 정치권에 ‘화합과 소통’이라는 김 전 대통령의 유훈은 실현될 수 있을까. 

23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께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찾았다. 

박 대통령은 이병기 비서실장, 현기환 정무수석, 정연국 대변인과 함께 서울대병원에 도착해 김 전 대통령 영정 앞에서 분향 및 헌화를 한 뒤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 씨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어 빈소 내 가족실로 이동해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의 손을 잡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박 대통령은 24일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김 전 대통령의 국가장 준비와 관련, “고인이 마지막 길을 편안하게 가실 수 있도록 행정자치부에서는 장례식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해 달라”며 배려했다. 박 대통령은 26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리는 영결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김 전 대통령과 박 대통령은 선친 때부터 악연이 있다. 김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이루는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부친인 고 박정희 대통령에게 저항해 왔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박 대통령의 부친 때부터 이어진 악연의 고리를 끊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 전 대통령은) 기독교 신앙이 깊었던 분이니까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것”이라며 “손명순 여사를 비롯한 유가족에게 위로를 보낸다”고 애도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 측도 “건강상의 이유로 직접 문상을 하지 못한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며 “노 전 대통령은 길게 말씀을 하지는 못하셨지만 깊은 애도를 표했다”고 밝혔다. 

전·노 두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 주도한 ‘역사 바로세우기’의 일환인 5·18 특별법 제정으로 ‘12·12’와 ‘5·18’에 대한 책임을 추궁 받아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된 악연을 갖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의 최대 동지이자 경쟁자로 일생 동안 애증의 관계였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도 23일 빈소를 찾았다. 차남 김홍업 전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함께 장례식장을 찾은 이 여사는 휠체어를 타고 빈소까지 이동했으며 손 여사와 만남을 가졌다. 

김 전 대통령이 직접 정치권에 입문 시킨 고 노무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는 22일 “김 전 대통령은 민주화운동과 문민정부 출범을 통해 민주주의의 길을 넓힌 지도자”라며 “노 전 대통령의 정치인생에도 영향을 끼친 분”이라고 회고했다. 

김 전 대통령의 조문을 위해 23일 중국에서 귀국한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건호 씨는 “민주화 투사로서 아버님께서도 항상 존경해온 분”이라고 추모했다. 이날 빈소를 찾은 건호 씨는 상주를 겸하고 있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어색한 조우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앞서 지난 5월23일 건호 씨는 노 전 대통령의 6주기 추도식 당시 김 대표의 면전에서 “권력으로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고는 반성도 안 했다”고 비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빈소에서는 다소 어색했지만 서로 악수를 청하며 안부를 물어 그간의 긴장관계가 다소 해소된 분위기였다. 

22일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하고 한달음에 빈소를 찾은 이명박 전 대통령은 “병원에 계실 때 병문안을 갔었는데 그때 꼭 완쾌해서 전직 대통령끼리 자주 뵙자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이셨다”며 “오늘 퇴원 못하고 돌아가셔서 이 나라의 마지막 남은 민주화의 상징이 떠나셨다”고 추모했다. 

한편,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각자 인연과 악연을 갖고 있던 전현직 대통령과 측근들이 빈소를 찾으면서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이 재평가 받을지도 관심이 집중된다.

김 전 대통령은 재임 동안 하나회 척결, 금융실명제 등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했지만 임기 말 IMF 외환위기 사건으로 인해 공(功)보다는 과(過)를 더 많이 평가 받았다. 

이와 관련해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24일 CNB와 통화에서 “개인보다는 정권이 평가 받아야 한다. 김 전 대통령은 그간의 공이 IMF 때문에 다 가려졌다”며 “대통령평가에서 박정희·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만 평가하고 나머지는 평가가 없다. 재평가는 정치인들보다는 역사학자나 국민들이 하겠지만 이제 김 전 대통령도 과보다는 공을 평가하는 쪽으로 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CNB=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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