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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현장] 모습 드러낸 서울 28번째 다리 ‘월드컵대교’ 가보니

서울시 예산 배정 후순위 밀려 수년간 ‘제자리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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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유명환기자 |  2016.02.13 08:29:38

▲서울시가 2010년 이후 공사예산을 거의 배정하지 않아 월드컵대교 공사가 지연되면서 교각만 덩그러니 6년째 서 있다. 사진은 11일 서울 한강 망원지구에 위치한 월드컵대교 공사현장을 한시민이 바라보고 있다.(사진=유명환 기자)

서울 서부지역 주민들의 오랜 숙원인 월드컵대교 공사가 서울시 예산 배정에서 계속 밀리며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2010년 성산대교 북단에서는 성산로·북부도시고속도로·증산로가, 남단에서는 공항로·서부간선도로가 성산대교를 통과하면서 성산대교 교통 체증 문제가 심각해지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왕복 6차로, 길이 1.5㎞로 마포구 상암동 증산로와 영등포구 양평로를 잇는 월드컵대교를 착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준공 예정이었던 월드컵대교는 서울시 예산 배정에서 계속 밀리며 현재 28%를 조금 웃도는 공정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월드컵대교 건설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지만 인근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조성은 사실상 마무리 됐다. 

MBC글로벌미디어센터, YTN, SBS프리즘타워, KBS미디어센터, 한국경제신문·TV, 중앙·조선·동아일보의 종합편성채널 방송국 등이 DMC에 들어섰다. CJ E&M, LG CNS, LG U+, 팬택R&D센터, 누리꿈스퀘어 등 IT·미디어 관련 수십개 기업도 이곳에 신사옥을 지어 자리를 잡았다.

또 거주 시설로는 분양·공공임대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1만여 세대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서울시 집계에 따르면 당초 도시계획의 90%가량이 완성됐다.

정부는 상암DMC를 해외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유치해 창업을 활성화하는 ‘아시아판 실리콘밸리’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와 연계된 교통망의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여기에다 2011년 상암동과 경기도 파주시 산남동을 잇는 제2자유로의 전 구간이 개통되면서 경기도 서북부 지역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차량들도 일대의 교통체증을 더하고 있다.

조만간 착공 예정인 ‘상암DMC 롯데복합쇼핑몰(가칭)’이 문을 열면 교통난은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한강 이북에서 최대 규모인 복합쇼핑몰의 영업면적은 23만1611m²(약7만200평)에 이르며, 백화점, 롯데시네마(영화관), 대형마트, 호텔 등이 입점할 예정이다.

또 고양시 향동지구 개발사업 등 대규모 택지조성이 예정돼 있어 인근 성산대교와 가양대교는 물론 서부간선도로와 마포구 월드컵로, 성산로 등 주변 교통 체증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임에도 월드컵대교 공사가 늦어지는 이유는 서울시 예산 배정 문제 때문이다. 서울시 예산이 한정된 상황에서 우선사업에 먼저 예산을 배분해야 하는데, 서울시는 월드컵대교 개통을 아직 시급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와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매년 300억원 이상의 공사비를 서울시에 요청했지만, 실제 집행된 금액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100억~140억원, 지난해 270억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관계자는 CNB와의 통화에서 “서울시 재정이 어려워 월드컵대교 공사비를 예산에 많이 반영하지 못했다”며 “올해부터 집중 투자해 2020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6년째 공사 지연되면서 교각 철근이 흉물스럽게 삐져나왔다. 사진은 월드컵대교 공사현장. (사진=유명환 기자)

“몇 년째 앙상한 철근 뼈대만”

공사가 더디면서 인근 주민들은 답답한 상황이다. 2020년 8월에야 공사가 마무리돼 앞으로 5년간 극심한 교통 체증을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상암동에 거주하고 있는 김현수(56세)씨는 “도대체 언제쯤 완공된다는 건지 모르겠다. 2015년 쯤 완공 된다는 소식을 듣고 김포에서 상암동으로 이사까지 왔는데 몇 년째 앙상한 철근 뼈대만 보고 있다”며 “출·퇴근 시간이면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교통난이 극심해 출근시간보다 1시간 일찍 집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강수연(여·29세)씨는 “직장이 구로디지털단지역 주변에 위치해 서부간선도로를 통해 출·퇴근한다”며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교통지옥을 만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공사 역시 난감한 상황이다. 월드컵대교 시공을 맡은 삼성물산은 공사가 지연되면서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최소 2000억원 이상의 공사비가 집행됐어야 하지만 지금까지 서울시가 투자한 금액은 700억원 남짓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CNB=유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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