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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이통3사 ‘주파수 전쟁’ 싱겁게 끝난 이유

“모두 윈윈” 담합 아닌 담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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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16.05.05 07:38:47

▲임형도 SK텔레콤 상무(왼쪽부터), 최영석 KT 상무, 강학주 LG유플러스 상무가 지난 4월 2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에서 진행되는 총 5개 블록(대역) 140㎒ 대역폭의 주파수 경매에 참가하기 위해 입장하며 각오를 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부의 주파수 경매가 최장 8일간 최소 3조 원이 오가는 치열한 경쟁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불과 2일 만에 총액 2.1조 원을 기록하며 싱겁게 마무리됐다. 이동통신 3사는 모두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뒀다는 입장이다. 이번 주파수 경매가 예상보다 저조한 흥행을 보인 이유는 뭘까. (CNB=정의식 기자)

10일 걸리던 경매, 2일만에 ‘끝’
이통3사 황금분할 “결과에 만족”
미래부 “이번엔 알짜주파수 아냐”

이동통신사들의 치열한 ‘눈치작전’이 예상됐던 주파수 경매가 불과 2일 만에 종료되는 이변이 발생했다. 열흘 가까이 피말리는 입찰 대결이 이뤄지며 주파수 가격이 치솟았던 2011년, 2013년과 달리 이번 경매의 입찰 열기는 예상보다 저조했기 때문. 이동통신 3사 모두 적정한 주파수 대역을 나눠가지면서 5개 주파수 블록 중 1곳에서만 가격 경쟁이 이뤄졌다. 

2일 미래창조과학부는 A블록(700MHz 대역), B블록(1.8GHz 대역), C블록(2.1GHz), D블록(2.6GHz 광대역), E블록(2.6GHz 협대역) 등 5개 주파수 블록에 대한 입찰을 시행한 결과를 발표했다.

SK텔레콤은 D블록과 E블록을 각각 9500억 원, 3277억 원에 모두 낙찰 받았고, B블록은 KT가 4513억 원에, C블록은 LG유플러스가 3816억 원에 각기 낙찰 받았다. A블록은 입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이번 주파수 경매의 전체 낙찰가는 2조 1106억 원으로 최종 집계됐다. 당초 전망치인 3조 원보다 크게 낮은 금액이다. 입찰 경쟁이 거의 없었던 셈. 낙찰된 4개 블록 중 최저입찰가보다 가격이 오른 블럭은 D블록 1곳에 불과했고, B·C·E 3개 블록 모두 최저가로 낙찰됐다. 

▲이동통신 3사의 주파수 경매 결과. (사진=연합뉴스)

이통 3사, 손익계산 따져보니

SK텔레콤은 이번 주파수 경매를 통해 2.6GHz 광대역 및 협대역 주파수, 총 60MHz 폭의 가장 많은 주파수를 확보했다. 2.6GHz 대역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는 LTE 대역의 하나로, 장비 공급이 편하고 사용 기간도 10년(2026년까지)이라 인기가 높았는데, 이번 낙찰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함께 쓰게 됐다.

SK텔레콤은 2.6GHz 광대역(D블록)과 협대역(E블록)을 모두 확보하면서 기지국 설치 비용을 절약할 수 있게 됐는데, 이는 정부가 2.6GHz 광대역·협대역을 모두 갖는 사업자가 나오면 협대역에서는 기존 기지국 기준의 절반만 설치해도 되도록 허용했기 때문이다.

KT는 이번 경매에서 주력 광대역망인 1.8GHz 인접대역을 추가 확보함으로써 국내 최초로 ‘초광대역 전국망 LTE’를 즉시 제공 가능할 수 있게 됐다. 

1.8GHz 대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LTE 주파수로 KT는 기존 1.8GHz 인프라에 초광대역 LTE를 바로 적용할 수 있다. KT 고객들은 기존 휴대폰을 그대로 신규 1.8GHz 대역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LG유플러스는 기존보다 데이터 속도가 2배 빠른 4세대 광대역  LTE 서비스를 할 수 있어 인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됐던 C블록(2.1GHz)을 최저입찰가인 3816억 원에 확보했다. C블록은 이통3사 모두 통신 장비 추가 없이 쉽게 광대역 LTE 서비스를 할 수 있지만, 사용 기간이 5년(2021년까지)에 불과하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1GHz 광대역 주파수’를 최저가에 확보, 이번에 할당받은 2.1GHz 주파수를 기존에 보유한 동일 대역 주파수 20MHz 폭과 묶어 올해 말부터 광대역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동통신사들의 주파수 경매가 이틀 차인 2일 예상과 달리 싱겁게 종료됐다. 입찰 열기가 예상보다 훨씬 약했으며 가격이 올랐던 '매물'은 5개 주파수 블록 중 1곳에 불과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전자제품 전문매장의 휴대전화 판매업체. (사진=연합뉴스)

흥행 저조, 이통사들 ‘담합’ 때문?

이번 경매의 입찰가 평균인 ‘단위가격(1년 동안 1MHz의 전파를 쓰는 가격)’은 올해 약 25억 원이다. 30억 원을 넘었던 과거 두 차례 경매와 비교하면 대폭 낮아진 금액이다. 총 낙찰가도 2조 1106억 원으로 예상치인 3조 원은 물론 5개 블록 최저경쟁가인 2조 5779억 원에도 못미쳤다.

모든 예상이 빗나간 이번 경매 결과에 대해 미래부는 “2011년과 2013년에는 4세대 이동통신(LTE) 사업을 좌우할 ‘황금주파수’가 경매돼 이통사 간 신경전이 치열했고 주파수를 경쟁사에 빼앗기면 자사가 피해를 보는 ‘제로썸’적 성격이 강한 때였지만, 올해 경매에 나온 주파수는 이미 LTE 기반을 굳힌 이통3사에 ‘보완재’ 역할을 하는 대역이라 실제 확보를 둘러싼 절박함이 덜했다”고 해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경매를 이통사끼리 이익을 서로 나눠가진 ‘윈윈 게임’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2.6GHz 광대역(D블록)과 협대역(E블록)을 차지하면서 현 LTE와 차세대 이동통신의 대세로 꼽히는 2.6GHz 대역을 처음으로 확보했고, 협대역 기지국의 의무 설치 수를 절반으로 경감 받았다.

KT는 1.8GHz 대역(B블록)을 받아 4개의 LTE 대역을 묶어 데이터 속력을 더 올리는 ‘4밴드 CA’ 등의 서비스를 시도할 여력이 생겼으며, LG유플러스는 ‘광대역 LTE 노른자위’로 불리는 2.1GHz 대역(C블록)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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