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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 S’ 자동주행 첫 희생자가 사고를 피하지 못한 이유

전면 상단 센서 오작동 가능성…“자동주행, 지나친 신뢰는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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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16.07.01 11:55:14

▲테슬라의 자동주행(AutoPilot) 기능을 소개하는 그래픽. (사진=테슬라모터스)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자율·자동주행 기술에 찬 물을 끼얹는 사건이 미국에서 발생했다. 테슬라 ‘모델 S’의 자동주행 기능을 이용하던 한 운전자가 트레일러와의 충돌을 피하지 못하고 사망한 것. 미국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사건의 전말을 샅샅이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자율·자동주행 기술이 아직 완전하지 못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CNB=정의식 기자)

자동주행 모델S…측면 트레일러 접근 감지 못해
테슬라 “흰색 트레일러 외벽, 장애물로 인식 못해”
소비자단체 “전면 상단 감지 센서 ‘리콜’해야…”

▲사고가 발생한 플로리다주 윌리스턴의 고속도로. (사진=테슬라라티)

지난 30일(미국시간) 테슬라 공식 블로그는 ‘비극적 상실(A Tragic Loss)’이라는 제목의 게시물로 ‘자동주행(AutoPilot) 모드가 작동되고 있는 상태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첫 번째 사건’의 전말을 최초 공개했다. 

사건은 지난 5월 7일(미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윌리스턴의 한 고속도로 교차로에서 발생했으며, 희생자는 오하이오 주에 거주하던 40세의 레지던트 의사 조슈아 브라운(Joshua Brown)이었다.

테슬라에 따르면, 이 운전자는 테슬라 모델S의 자동주행 모드를 활성화한 상태에서 중앙분리대가 있는 고속도로의 교차로 인근을 주행 중이었다. 

트랙터를 적재한 백색 대형 트레일러가 맞은편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하면서 모델S의 전면에 나타났지만, 모델S 차량은 이를 감지하지 못하고 주행을 계속했고, 결국 모델S 차량의 전면부가 트레일러 중간의 하단부와 충돌해 아래쪽으로 밀려들어가는 형태의 사고가 발생했다. 

모델S의 파손 지점은 앞 유리 부분이었으며, 상단이 찢겨져 있었다. 운전자의 희생을 피하기 어려운 사고였다. 

▲자동주행 차량 사고의 첫 번째 희생자가 된 조슈아 브라운이 테슬라 모델S의 자동주행(AutoPilot) 기능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테슬라 측 “트레일러 옆면 빈 공간으로 오인”

사고 발생 즉시 테슬라는 미국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보고했으며, 현재 NHSTA가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측은 사고의 원인에 대해 “트레일러 옆면이 흰색으로 도색되어 있었고, 차체가 높아 이 운전자와 자동주행 센서 모두 이를 빈 공간으로 인식해 브레이크를 걸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시 ‘밝게 빛나고 있던 하늘’이 배경이라 운전자나 자동주행 센서가 하얀색으로 도색된 트레일러의 측면부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

이 회사는 “만약 전면이나 후면이었다면 브레이크가 작동해 심각한 부상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테슬라의 자동주행 모드는 아직 베타 버전이며, 위급 상황에 대비해 운전자는 항상 주위를 살피고 핸들을 잡고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난 4월 브라운이 업로드한 자동주행 사고 위험 동영상을 테슬라의 CEO 엘론 머스크가 리트윗했다. (사진=엘론 머스크 트위터)

피해 운전자는 테슬라 열성 소비자

희생자 조슈아 브라운은 테슬라 커뮤니티의 열성 활동자로 자동주행 모드를 애용해온 소비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월에는 자동주행 모드로 주행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할 뻔 했지만 차량의 경고음 덕분에 피할 수 있었다며 관련 주행 동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하기도 했다. 이 동영상은 SNS 등에서 수백만 건이 조회됐으며,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도 이 영상을 리트윗했다. 

이 때문에 테슬라는 블로그에서 “그는 테슬라와 광범위한 전기차 커뮤니티의 친구였고, 혁신과 기술의 약속에 초점을 맞춘 인생을 보낸 사람이었으며, 테슬라의 사명을 강하게 신뢰한 사람이었다”며 “그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우리의 깊은 동정을 전한다”고 위로했다.

▲테슬라 자동주행의 센서 작동 범위. (사진=테슬라모터스)

전문가들 “자동주행 모드, 완벽하지 않다”

비극적인 사고에도 불구하고 테슬라는 여전히 “자동주행 모드가 일반적인 주행보다 통계적으로 안전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테슬라는 “(이번 사건은) 약 1억 3000만 마일 이상의 자동주행에서 일어난 첫 번째 사고”라며 “미국에서는 평균적으로 약 9400만 마일마다, 세계적으로는 약 6000만 마일마다 치명적인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자율주행 전문가들은 자동주행 모드의 성능을 과신하는 테슬라의 관점을 비판하고 있다. 

볼보의 한 엔지니어는 “테슬라가 너무 일찍 자동주행 모드를 적용했다”며 “(자동주행 모드가) 소비자에게 실제 할 수 있는 일보다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고 지적했다.

자동주행 모드의 위기대처 능력이 제한적임에도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안전하기 때문에, 사용자들에게 “운전 상황을 적극적으로 통제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이한 인식을 심어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지난 4월 29일 미국 유타 주에서 발생한 자레드 오버튼의 자동주차 오작동 사고. (사진=afr.com)

차체 높은 대형 차량, 센서 감지 오작동?

현 단계에서 사건의 발생 원인으로 지목된 핵심적인 문제점은, 모델S의 자동주행 센서가 차량의 상단으로 지나가는 장애물에 대해서 적절한 대응을 취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다. 

모델S의 전면과 후면, 측면에 설치된 센서는 주변 차량의 접근을 적절히 인식하지만, 전면 상단의 센서의 인식 능력은 정확하지 못하다는 것. 이는 표지판을 비롯한 도로 상단의 여러 가설물들을 주행에 방해되는 요인으로 체크하지 않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처럼 차체가 높은 대형 차량이 접근하는데도 전면 상단의 센서가 이를 제대로 감지되지 못한다면, 차체가 낮은 모델S에 치명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4월에도 비슷한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미국 유타 주에 거주하는 자레드 오버튼(Jared Overton)은 자신의 모델S를 트럭 뒤에 주차한 후 건물 안으로 들어갔는데, 5분 후에 나와보니 모델S가 전면의 트럭 하단으로 들어가 끼어버렸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에 대해 테슬라 측은 “오버튼이 건물 안에서 모델S를 ‘불러오기(Summon)’ 기능으로 불렀고, 이에 모델S가 자동주차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트럭 하단에 충돌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설사 자동주차 기능이 실행됐더라도 앞 부분의 트럭을 감지했더라면 충돌 사고는 발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점. 차체가 높은 대형 차량과 관련해 발생한 사고라는 점에서 앞서의 조슈아 브라운 사건과 유사하다.

이 때문에 이미 몇몇 소비자단체들은 “테슬라의 센서가 차체가 높은 대형 차량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면, 비슷한 사고가 계속 발생할 수 있다”며 “리콜 등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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