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인 (왼쪽부터) 추미애 의원과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이 경남 김해시 김경수 의원 사무실에서 열린 '김해시을 지역위원회 정기지역대의원대회'에 참가하고 있다.(김해=연합뉴스)

김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마지막 비서관'이자 2012년 대선 당시 더민주의 전신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전 대표의 수행팀장이었다는 점에서 당권 경쟁의 향방을 좌우할 최대 계파인 친노·친문진영을 향한 구애의 손짓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준 행보로 볼 수 있다.

특히 이날 오전 출마선언을 한 송 의원과 김 전 위원장으로서는 첫 일정으로 김해 행(行)을 잡았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되고 있다.

이와 맞물려 이들 주자들은 노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김해 봉하마을로 앞다퉈 발걸음을 옮겨 송 의원은 이날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와 면담을 가졌고, 김 전 혁신위원장은 25일 예방할 예정이며 추 전 의원은 출마 선언 전 이미 권 여사를 찾은 바 있다.

이들 주자들의 이 같은 행보에는 문재인 전 대표 시절부터 모집이 시작됐으며 친노·친문 성향이 많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10만명에 달하는 온라인 당원의 수가 당권경쟁의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주자들은 김해을 지역대의원 개편대회가 전체 개편대회 가운데 첫 일정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문심'(文心)을 끌어안으려는 포석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24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인 (오른쪽)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과 송영길 의원이 경남 김해시 김경수 의원 사무실에서 열린 '김해시을 지역위원회 정기지역대의원대회'에 참가하고 있다.(김해=연합뉴스)

그러나 김 전 혁신위원장은 이날 출마 선언에서 "계파의 눈치를 보며 표를 구걸하는 대표는 필요 없다"고 말해, 계파정치의 틀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최대 계파인 친노·친문 진영과 다소 거리를 두는 듯한 행보로 비쳐지는 등 송·추 의원과는 다른 뉘앙스를 풍기며 '온도차'를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당권주자들은 저마다 '강한 야당'을 표방하면서 주요 현안을 놓고 강경한 목소리를 내는 등 선명성 경쟁도 본격적으로 불붙기 시작했다.

당장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현재 더민주는 당론을 정하지 않은 채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으나 송 의원은 최근 사드 배치 반대의 당론 채택 의사를 시사했고,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사드 배치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일제히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입장을 공식화하고 당 대표로 나설 경우 당론화에 나설 것임을 내비치고 있다.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의 거취문제를 놓고도 송 의원은 출마 선언 이전 청와대 인근에서 우 수석의 해임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으며, 출마 선언에서 '강한 야당'을 여러 차례 강조하는 등 목소리가 강경하다.

특히 세월호 추모 배지를 가슴에 달고 출마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김 전 혁신위원장은 "사악한 정권과 정보기관, 특권을 지키려는 거짓 선동을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추 의원 역시 “강력한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강한 야당을 만들 때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고 강조해 세명 중 누가 당선되든 야당으로서의 선명성이 강조되는 쪽으로 정책노선이나 대여 투쟁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당내 주요 지지기반인 진보층을 겨냥한 행보이지만, 현재 중도 지향적 성향을 보여온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나 우상호 원내대표와는 노선상으로 분명한 차별성을 드러내는 것이어서 추후 당내 이견의 소지가 될 수 있다는 지도 나오고 있다.

한편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당권 경쟁구도가 현행 3파전으로 굳어질지, 새로운 주자가 뛰어들지 여부로서 현재 이종걸 전 원내대표와 정청래 전 의원이 막판 출마를 고심 중이어서 최대 5파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이 전 원내대표는 언론과의 통화에서 "출마 쪽으로 무게를 두고 고민을 하고 있으며 다음 주 초에 출마 여부를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으며, 정 전 의원은 트위터에 "주말에 중요한 몇 분과 더 상의를 한 뒤 다음 주초에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