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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조선업계, 잇단 물량 수주에도 불안한 이유

혹한은 넘겼지만…봄날은 언제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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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강훈기자 |  2017.01.30 08:23:48

▲수주절벽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조선업계에 최근 수주 소식이 잇따라 들려오고 있다. 사진은 2009년 삼성중공업이 호그LNG사에 인도한 14만5천㎥급 FSRU. (사진=삼성중공업)

최악의 수주절벽으로 큰 위기를 겪고 있는 조선업계에 최근 잇따라 수주 소식이 들려오면서 훈풍이 불고 있다. 업계는 올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재도약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불안감이 여전한 것도 사실이다. ‘조선 빅3’는 올해를 터닝 포인트로 만들 수 있을까. (CNB=손강훈 기자)

조선업계 잇단 수주에 ‘반짝 환호’
지난해 최악 ‘기저효과’ 낙관 금물
구조조정 이행 여부가 생사 결정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은 지난 18일 해양플랜트 설비의 일종인 부유식액화천연가스 저장 재기화 설비(FSRU) 수주 소식을 나란히 전했다. 삼성중공업의 수주금액은 2억3000만 달러(약 2700억원) 수준. 현대도 비슷한 규모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앞서 이달 초 12억7000만 달러(약 1조5000억원) 규모의 해양플랜트를 수주해 올해에만 지난해 신규수주액 5억2000만 달러(약 6000억원)의 3배 가량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 역시 지난해 12월 이란에서 7억 달러(약 8200억원) 규모의 선박 10척 수주에 성공한 이후 이어진 성과다.  

아직 새해 들어 신규수주 소식은 없지만 대우조선해양도 지난해 연말에 액화천연가스(LNG) FSRU 1척을 계약했다. 

이에 길었던 조선업계의 수주절벽이 끝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같은 전망의 근거는 국제유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배럴당 30~40달러에 그쳤던 유가는 올해 50달러 넘게 유지되고 있다. 더구나 중동 국가들 간의 감산 합의에 따라 유가가 상승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저유가의 영향으로 그간 ‘석유 시추’는 리스크가 큰 사업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유가 상승으로 이제 다시 ‘돈 되는’ 사업이 되고 있다. 바다 밑의 석유를 끌어올리기 위한 해양플랜트나 드립십 등의 수요가 늘 것이란 얘기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그동안 오마바 정부가 추진해온 화석연료 규제 등을 폐지하겠다고 나선 점도 미국 석유개발을 활성화해 해양플랜트 등 수요 증가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2020년 이후 이뤄질 예정인 선박 배출가스 관련 국제 규제 강화도 장기적으로는 우리 조선업계에 긍정적인 신호다. 청정연료를 사용하는 LNG선박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우리나라 조선업의 기술력이 높기 때문에 관련 발주의 상당 부분을 우리 조선업계가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

▲조선3사 모두 자구안 이행을 위한 구조조정이 순조롭게 이뤄질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 11월 구조조정 중단을 요구하며 파업시위 중인 현대중공업 노조들. (사진=연합뉴스)


노사 갈등, 자구안 이행 걸림돌

하지만 현 상황을 너무 낙관적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여전하다. 올해 수주가 지난해 유난히 힘들었던 수주절벽으로 인한 ‘기저효과’일뿐 아직도 경영정상화를 위해선 많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실제 2013년 400억 달러 이상 신규 수주했던 조선3사는 지난해는 70억7000만 달러에 그쳤다. 올해 수주목표를 지난해 두 배가 넘는 190억 달러로 잡았지만 목표를 달성한다고 해도 예전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신규수주가 없다면 그동안 발주해 놓은 물량으로 버텨야 하는데 2013년 이후 매년 100억 달러 이상 꾸준히 감소했기 때문에 곳간에 얼마나 남아있을지 의문인 상황.

이강록 교보증권은 연구원은 “국내 대형 조선사 수주잔고가 빠른 속도로 고갈되고 있다”며 “올해 연말까지 일감을 확보한다 해도 설계기간, 조달기간 등을 고려할 때 내년 상반기까지 매출 감소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박 건조의 공정률에 따라 발주처가 대금을 나눠서 지급하기 때문에 당장 매출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또한 3사 모두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구계획안을 시행 중인 점도 변수다. 자구안에 포함된 인력 감축과 구조조정이 순조롭게 진행될지 여부다. 

실례로 현대중공업의 경우, 노사갈등으로 인해 자구안 이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5월부터 총 74차례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그동안 노조는 16번 파업에 나섰다.  

자본잠식으로 인해 주식 거래정지를 당한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회사 유동성 확보의 가장 중요한 키로 꼽히는 소난골 드릴십 인도 협상이 정성립 사장의 검찰조사로 인해 부정적 영향을 받을까 우려된다. 현재 정 사장은 검찰에 2015년 영업손실 규모를 1200억원 가량 축소하도록 지시해 회계사기를 유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상대적으로 조용한 삼성중공업 역시 올해 1800여명의 인력 감축이 예상돼 있다. 노사갈등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부 전망은 나쁘지 않은 상황이지만 구조조정 등 조선사의 자구안 이행 여부가 조선업 향배를 결정짓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NB=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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