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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프로젝트(4)] 美·中에 둘러싸인 北개발…남쪽 수혜기업은?

철도·전력·광물…한반도 주변국 주도권 다툼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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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2018.05.24 09:41:05

▲남북은 2007년 10·4선언에서 자원개발을 공동 추진키로 합의한 바 있으며, 실제로 함경남도 단천 지역에 자원산업단지가 추진 됐었다. 단천시에 위치한 검덕광업연합기업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내달 12일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재계를 중심으로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유라시아 철도 개설을 비롯, 관광·유통·에너지 등 여러 산업분야에 있어 남북합작 사업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은 저마다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이에 CNB는 급변하는 한반도 상황을 기획연재하고 있다. 이번에는 철도·전력·광물 등 사회기반시설(SOC) 분야를 다뤘다. (CNB=도기천 기자) 


북한개발권 남북만의 문제 아냐
미·중 개입해 나눠먹기 될 수도  
현대그룹과 대한상의 역할 주목 

북한과 미국 간에 소소한 신경전이 펼쳐지고는 있지만, 지금까지의 흐름으로 볼 때 북미정상회담이 상당한 성과를 낼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국이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하게 되면 남북교류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는 북한 내 도로·항만·통신 등 기반시설(SOC) 건설, 광물자원 공동개발, 개성공단 2단계 사업을 포함한 경제특구 개발, 2007년 10·4선언에 기반한 각종 교류 확대 등을 기대하고 있다.  

우선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철도 건설이다. 

남북정상은 지난달 27일 판문점 선언을 통해 동해선(강릉·고성·제진·금강산) 및 경의선(서울~신의주), 경원선(서울~원산) 철도를 연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들을 추진키로 했다.

이에 따라 통일부는 경원선 남측 구간 공사를 연내 재개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 철원에서 월정리역까지 9.3km 구간과 월정리역에서 군사분계선까지 2.4km 구간이다. 2015년 시공사를 선정하는 등 사업에 착수했지만 남북관계 경색으로 중단된 노선이다.  

한발 더 나가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통해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유라시아 횡단 철도를 구상하고 있으며, 이런 내용을 정상회담 때 USB에 담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했다.

▲북한의 경제특구 및 경제개발구. (자료=통일부 북한정보포털)


남북 철도 프로젝트가 시행될 경우, SOC개발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아산을 중심으로 사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아산은 과거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개발 등을 도맡은 ‘경협의 상징’이었다. 2000년 8월 북한 노동당 외곽기구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개성공업지구건설운영에 관한 합의서’ 체결 등을 통해 개성공단 개발 사업권, 북한 7대 SOC사업 개발 독점권을 갖고 있다. △전력사업 △통신사업 △철도사업 △통천비행장 △임진강댐 △금강산 수자원 △백두산·묘향산·칠보산 및 명승지 관광사업이다. 

현대아산이 속해 있는 현대그룹은 원활한 대북사업 진행을 위해 대기업과 공기업, 국제기금 등이 참여하는 ‘글로벌 컨소시엄’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아산이 밑그림을 그리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면 실제적인 철도 시공은 현대제철과 현대로템 등이 맡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대제철의 경우 국내에서 유일하게 철도레일을 생산하고 있으며, 현대로템은 철도차량을 제작·보급하는 기업이다.   

양사는 과거 남북경협의 문을 열었던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현대그룹에 뿌리를 두고 있다. 최초의 남북경협은 1998년 정 회장이 소떼를 몰고 방북하면서 시작됐다. 현대그룹이 2000년 ‘왕자의 난’을 거치며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현대해상, 현대백화점그룹 등으로 분리되긴 했지만, 여전히 대북사업의 기득권은 범(凡)현대 기업들이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두 기업의 주가는 남북 해빙 분위기가 조성되던 지난 2월 이후 크게 올랐다.  

▲북한 개발은 현대아산을 비롯한 범 현대가 기업들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1998년 6월 16일 소떼 방북 당시 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사진=현대그룹 제공)


北 광물 ‘3천조원’ 시장

광물자원 개발도 기대되는 분야다. 남북은 2007년 10·4선언에서 자원개발을 공동 추진하기로 하고 실제 일부 성과도 냈지만, 천안함 사건 등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모두 중단된 상태다. 

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북한에는 우리 정부가 선정한 ‘10대 중점 확보 희귀금속’인 텅스텐과 몰리브덴을 비롯, 석회석, 마그네사이트, 철광석, 무연탄, 금 등 42개 광종이 매장돼 있다. 이들 광물의 잠재가치는 3천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우선 관심을 받는 것은 세계적 규모의 마그네사이트, 연(납), 아연 등이 매장된 함경남도 단천 지역의 자원산업단지 조성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과거 우리 기업들이 참여했었다.

서평에너지는 2007년 12월 천성 무연탄 사업을 승인받았다. 무연탄 수송을 위한 전용부두 건설 등에 1천만 달러(약108억원)를 투자했지만, 건설을 마치기도 전에 사업이 중단됐다. 

태림산업은 2005년 12월 북한 룡강에서 도로용 경계석 등 석재 생산을 승인받았고 교류가 단절될 때까지 1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아천글로벌은 1530만 달러를 들여 2008년 7월부터 송학에 석재가공공장 건립을 추진하다 중단된 바 있다.  

철도, 광물과 함께 전력 사업도 가능성이 높은 대북 사업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남북한 지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북한의 연간 발전설비 용량은 7661MW로 남한 10만5866MW의 14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경협이 본격화되면 북한의 발전 설비 개선작업에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 기업 중에는 에너지 부문 계열사를 두고 있는 두산그룹, 한화그룹, GS그룹과 전기제품 솔루션 전문기업인 현대일렉트릭 등이 투자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경협이 재개되면 대한상공회의소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왼쪽)이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서 현송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단장(가운데), 가수 조용필씨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용만 회장 페이스북)


대한상공회의소가 대북사업에 적극적인 점도 우리기업들을 고무시키고 있다.   

대한상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에 연루돼 동력을 상실하면서 재계를 대표하는 기구로 부상한 상태다.

전체 회원사 수가 약 17만 곳으로 전경련과 비교도 안될 만큼 규모가 크다. 대·중소기업은 물론 지방기업들까지 아우른다. 

대한상의는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국제상업회의소(ICC)를 매개로, 북한 조선상업회의소와 직·간접 접촉을 해온 경험이 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은 자난달 남북정상회담 때 ‘일일 기자’를 자청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박 회장은 지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앞으로 경협과 교류가 가능해지는 시기가 오면 정말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 함께 번영하는 길을 가도록 모두가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최근 기업인들을 초청해 ‘남북관계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전문가 콘퍼런스를 개최하기도 했다.   

개성공단의 경우에서 보듯 대북사업이 중소기업들이 진출하기 유리한 특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대한상의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우리 취재단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취재에서 배제 됐다가 뒤늦게 북으로 향하게 된 데서 보듯 향후 북한 개발 사업에서도 강대국에 밀려 찬밥신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남측 공동취재단이 23일 오후 북한 강원도 원산 갈마비행장에 도착, 정부 수송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美·中에 밀려 ‘찬밥’ 될 수도

하지만 아직은 ‘장밋빛 전망’일 뿐이라는 시각도 있다. 과거 북한이 핵협상을 뒤집은 선례가 여러 번 있었던만큼 현 상황을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것. 실제로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한미 양국을 동시 압박하는 등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들이 북한을 놓고 기득권 다툼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일부 외신은 “미국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으로 군수산업 이익이 줄어든 부분을 대북 사업에서 상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정은 체제 보장의 대가로 주변국들이 북한의 에너지, 전기, 인프라, 농업 등 분야에 진출할 경우 그만큼 우리기업이 가져갈 몫은 줄어들게 된다. 

남북경협포럼 이승재 사무처장은 23일 CNB에 “과거 경협은 남북이 합의한 대로 진행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며 “대북제재 해제, 평화협정 체결, 미북 수교(북한 체제보장) 등의 키는 미국과 중국이 쥐고 있으며, 이런 점에서 북한 개발에 있어 주도권 다툼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CNB에 “현재의 남북해빙 무드가 한반도 리스크를 감소시켰다는 점에서 우리경제에 긍정적인 것은 분명하지만,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취재가 난항을 겪은데서 보듯 우리가 강대국에 밀려 뒷전이 될 수도 있다”며 “북핵 협상이 완료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과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에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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