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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재계 전망③] 건설업계 ‘착시효과’ 새해 끝나나

회계특성상 작년까진 ‘양호’…지금부터 고난의 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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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20.01.06 09:04:44

사진=Pixabay

경자년 새해에도 한국경제에 드리운 그림자가 좀체 가시지 않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는 내년 세계경제가 소폭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미국·중국 간 무역분쟁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우리 경제의 전망은 밝지 않다. 한국은행·산업연구원 등에 따르면 새해 국내경제는 세계경기 침체의 진정에도 불구하고 소비 부진이 이어져 2% 안팎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 CNB는 업종별로 2020년 실적을 예측하고 있다. 세번째는 갈수록 첩첩산중인 건설업계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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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 안개속…해외사업에 ‘기대’
회계 착시효과 끝나는 지금부터 고비
전문가들 “2~3년 잘 견뎌야 봄 온다”


지난해 국내 건설경기는 전반적으로 위축 추세가 지속됐다. 토목과 비주거용 건축 수주는 지속적으로 늘었으나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 조치로 주거용 건축 수주가 크게 위축됐다. 다만, 2017년 –2.7%, 2018년 –3.7% 등과 비교하면 2019년 9월말 기준 감소 폭은 0.5%에 불과해 반등할 기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국내 건설 수주만 줄어든 게 아니라, 건설기성(실적 금액 통계치)도 줄어들었다는 것. 2018년 -1.5% 감소세로 전환된 건설기성은 2019년 들어 주거용 건축 수주 감소의 영향이 짙어지면서 10월말 기준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했다.

 

공종별 해외건설 수주 추이.(사진=한국기업평가)

해외 건설 수주 역시 침체 양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5년 국제유가 급락 이후 중동 지역 발주처의 재정 여력 약화 추세가 이어지면서 그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2014년 660억달러에서 2016년 282억달러로 2년 만에 반토막났던 해외 건설 수주는 2017년 290억달러, 2018년 321억달러로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2018년 262억달러로 다시 위축되더니 2019년엔 11월말 기준 18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1.4%나 급감했다. 이같은 부진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중동 국가의 인프라 투자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건설 불황인데 호실적 왜?

이처럼 국내는 물론 해외 건설 경기까지 암울했지만, 주요 건설사는 우수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건설업 특성상 복잡한 회계구조 때문이다. 건설업은 착공에서 완공, 최종 공사대금 입금까지 장기간 시일이 걸려 공사대금이 입금된 당시의 회계로만 수익성을 판단하기 힘들다. 전문가들은 건설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기록한 것은 호황기에 지은 아파트들의 분양대금이 2018~2019년에 입금되면서 이익으로 상계됐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런 효과로 인해, 한국기업평가가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대림산업,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신세계건설, GS건설, 태영건설, 대우건설, 한화건설, 두산건설 등 상위 20개 건설사의 공시자료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들은 2018년 평균 6.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데 이어 2019년 3분기 누적 기준 6.3%의 영업이익률을 시현하는 등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주요 건설사들의 부채비율 변동 추이.(자료=한국기업평가)

우수한 실적 덕분에 부채비율도 하락했다. 2016년 말까지 190%대에 머물던 주요 건설업체의 부채비율은 2019년 9월말 159.2%로 낮아졌으며, 분양 성공이 잇따르면서 영업이익과 영업현금흐름도 견조한 수준을 유지 중이다.

다만, 매출액은 2018년 사상 최대치인 94.8조원을 기록했다가 진행 공사물량 감소에 따라 2018년 92.8조원으로 –2.0% 감소했고, 2019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한 65.7조원을 기록해 감소 추세를 보였다. 이는 주요 건설업체의 미래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해외수주 증가 가능성 ‘반반’

이처럼 건설업종의 ‘회계 효과’에 의존해 작년까지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이런 효과가 거의 끝나는 올해부터는 실적 하락 추세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업체의 수익성을 견인해왔던 국내 주택사업 부문의 사업환경이 정부의 세제 강화와 대출 규제,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가 규제 및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등 다양한 규제 정책으로 인해 갈수록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 주택분양 물량 역시 2019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주택재정비 사업도 각종 규제로 사업 진행이 지연되고 있다. 여러모로 주택 공급이 늘어나기 어려워지면서 주요 건설업체의 수익원이었던 도급사업 시공이익과 자체사업 시행이익이 동반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전경.(사진=한화건설)

다만, 공공 부문의 수주 환경은 2019년보다 소폭 개선될 전망이다. 2020년 SOC예산이 23.2조원으로 확정돼 2019년 대비 17.4%(3.4조원)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외에 기획재정부의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에 따라 24.1조원 규모의 23개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해 예비타당성검토 면제조치가 취해지고, 국토교통부가 수도권 GTX와 제2외곽순환도로를 조기 착공할 예정이라 토목사업 분야에서는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여기에다 해외 건설 수주가 다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위안을 주고 있다. 중동 지역의 석유화학 플랜트 프로젝트 중 기본설계와 타당성 분석 단계에 있는 프로젝트가 늘어났고, 사우디 아람코(ARAMCO)가 지난해 12월 IPO 공모로 조달한 약 256억달러를 인프라 확충에 사용할 계획이며,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대규모 인프라 건설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어서 중동발 수주가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물론, 해외 수주가 마냥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미·중 무역분쟁과 브렉시트, 중동지역의 지정학정 긴장 등에 따른 글로벌 경제성장률 하락 우려가 여전히 상존하고, 과거 중동 건설시장에서 대규모 손실을 경험한 국내 건설업체들이 수주에 보수적인 점 등이 대표적인 리스크 요인이다.

완만한 내리막 예상…업종등급 ‘중립’

이런 복합적 이유로 주요 분석가들은 2020년 주요 건설업체들의 실적이 2019년보다 저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2020년 주요 건설사 매출은 2019년 대비 1.2% 감소한 90.1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외형 성장세를 견인해온 주택 부문에서 분양 물량 증가가 어려워 진행 공사물량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이어 “영업수익성도 2019년 대비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건설업의 등급 전망은 중립적”이라고 예상했다.

 

건설투자의 GDP 성장 기여도 및 기여율 변동 추이.(자료=한국건설산업연구원) 

나이스신용평가도 “지속된 토목투자 감소, 2018년 하반기 시작된 주거용 건축투자 감소의 영향으로 건설투자가 2018년 3분기 이후 감소세로 전환됐다”며 “이러한 추세가 2020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도 “최근 정부가 생활 SOC, 도시재생, 국가균형발전프로젝트 등 건설투자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계획 수립, 설계 등 착공 절차를 고려하면 해당 대책은 2021년∼2022년 이후에야 건설투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2020년대 초중반까지는 건설 경기 침체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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