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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문학⑨] 여성문학의 나침판, 아모레퍼시픽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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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20.12.21 09:54:59

뷰티기업 경영에 여성문학 접목
‘여성의 사회적 의미’ 학술 지원
여성의 관점에서 新트렌드 창출

 

아모레퍼시픽재단은 다양한 문학 연구와 비평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장원 인문학상을 통해 서울대 국문과 박사 연구자에게 지원금을 후원하기로 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제일 오른쪽)과 문학 부문 수상자인 서울대 국문과 박미란 박사(왼쪽에서 두 번째)의 모습. (사진=아모레퍼시픽)
 

코로나19가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집콕’이 대세가 된 요즘, 문학은 메마른 삶에 위로가 된다. 이에 CNB가 ‘문학’을 ‘경영’에 담고 있는 기업들을 만나고 있다. 이번 편은 여성 문학인들과 한길을 걷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이다. (CNB=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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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국문학 박사인 한 여성 연구자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그녀는 붉은색 꽃다발을 가슴에 안고, 문학 연구의 길을 계속 걸어갈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최근 화장품 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은 장원(粧源) 인문학상 시상식을 열었다. 이는 창업자인 서성환 선대회장의 호를 딴 상으로,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박사인 박미란 연구자가 받았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과 임희택 아모레퍼시픽재단 이사장이 직접 증서를 수여했는데, 박 연구자는 앞으로 3년 동안 매달 300만원의 연구비를 받게 된다.

아모레퍼시픽재단은 지난 7월부터 장원 인문학상에 참여할 연구자를 공개 모집했다. 250여명이 지원했으며, 이 분야 석학들로 이뤄진 기획위원회에서 서류와 면접 심사를 통해 적합성을 평가해 수상자를 선정했다.

재단 관계자는 CNB에 “연구자가 스스로 연구하고 싶은 주제를 정하고 기간 내에 이행하면 된다”며 “연구를 하고 싶은 의지가 높은 시기에 고민할 기회를 제공하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재단은 ‘여성과 문화’라는 주제로 매년 다양한 문학 논문 집필을 지원하고 있다. 용산 사옥 모습. (사진=아모레퍼시픽)

 


여성의 삶, 문학이라는 바다



다양한 문학 연구사업도 후원하고 있다. 우선 ‘여성과 문화’를 주제로 매년 전국 대학 문학 연구자의 출판과 논문 집필을 지원한다. 올해에는 ‘옐레나의 비장과 노라의 파탄 - 한국 근대소설의 주체적 여성상’(성균관대 손성준), ‘자선하는 부인과 구제된 소녀 - 신소설의 우연성과 여성 표상의 양가성’(카이스트 인문사회과학부 조윤정) 등의 논문이 쓰였다.

작년에는 남북 문제와 문학에 대한 논문이 많았다. ‘남북 평화체제와 북한의 여성문학’(원광대 국문과 김재용), ‘탈북 여성 소설의 젠더 확대’(이화여대 국문과 우현주) 등의 책과 논문이 재단의 도움을 받아 세상의 빛을 보았다.

 

아모레퍼시픽재단은 서강대 국문과 박사가 쓴 ‘불량 소녀들’이라는 단행본 출판도 지원했다. 문학 비평이 사회 분석으로 확대된 케이스로 볼 수 있다. (사진=손정호 기자)

재단 관계자는 CNB에 “여성과 문화는 우리 재단이 장기적으로 연구하는 주제”라며 “시공간을 가로지르는 여성의 삶과 문학에 대해 다층적인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원을 받아 나온 단행본도 있다. ‘불량 소녀들’은 서강대 국문과의 한민주 박사가 쓴 책으로, 휴머니스트 출판사에서 출간됐다. 이 책은 문학 연구자가 분석한 근대여성의 모습에 대한 내용으로 볼 수 있다. 문학 비평이 사회 분석으로 확대되며, ‘모던 걸(modern girl)’이 ‘못된 걸’로 왜곡되고 소비되는 부조리한 현상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다뤘다.

아모레가 이처럼 여성문학을 지원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대표적인 뷰티기업으로서 주된 사업이 ‘여성’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아모레는 ‘라네즈’ ‘마몽드’ ‘설화수’ ‘아이오페’ ‘에스쁘아’ ‘이니스프리’ ‘에뛰드’ ‘헤라’ ‘프리메라’ 등 여러 화장품 브랜드를 갖고 있어, 여성문학 지원과 연구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향상시킬 수 있다.

여성 취향을 ‘저격’하는 트렌드를 선도한다는 의미도 있다. 문학은 특정 시대와 인물의 행동과 사고방식 등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CNB에 “여성과 문화를 핵심 키워드로 예술과 일상,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세상과 소통하는 학술연구를 지원하고 있다”며 “그 결과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새로운 가치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CNB=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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