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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전쟁 ‘확전’…삼성전자, ‘일본-대만 연합군’ 막아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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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21.02.22 09:34:13

‘일본-대만 반도체연합’ 수면 위
글로벌 완성차업계 수요 쟁탈전
이재용 부회장 경영공백 노리나

 

TSMC와 삼성전자 로고.(사진=연합뉴스)

2019년 7월 일본의 한국에 대한 3개 품목 수출 규제로 시작된 한국과 일본의 반도체 전쟁이 끝나기는커녕 오히려 확전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와 반도체 업계가 글로벌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 TSMC를 끌어들여 한국과 중국의 반도체 산업에 대항하겠다는 전략을 드러낸 것.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국내 반도체 업계는 과연 일본-대만 연합군을 이겨낼 수 있을까? (CNB=정의식 기자)

 


TSMC, 일본 쓰쿠바에 거점 마련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가 일본 투자 계획을 공개하면서 ‘일본-대만 연합’의 반도체 전략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지난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TSMC가 일본 이바라키 현의 계획도시 쓰쿠바 시에 200억엔(약 2124억원)을 투자해 반도체 개발 법인을 합작사 형태로 설립하는 방안을 최종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TSMC의 팹 내부.(사진=TSMC)

이는 TSMC가 일본에 최초로 설립하는 개발거점이 된다. TSMC는 새로운 거점에서 반도체 후(後) 공정 관련 기술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며, 생산라인 설치도 검토 중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특기할 점은 이번 TSMC의 일본 진출을 일본 경제산업성이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것. 경산성은 보조금 등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TSMC와 일본 반도체 기업들의 협력을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반도체 산업 재기 ‘몸부림’



일본 정부가 앞장서서 대만 기업의 일본 진출을 추진한 것은 자동차 업계 등 주요 기업들이 직면한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반도체 품귀 현상에 고전하고 있다. 미국 포드는 지난달 켄터키 주 루이빌 SUV공장의 문을 닫았고, 독일 폴크스바겐도 글로벌 생산 거점의 자동차 생산 감축에 돌입했다.

일본의 토요타, 닛산, 혼다 등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특히 혼다는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최악의 경우 올해 1분기에 23만대를 감산해야 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 입장에서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 이에 일본 경제산업성이 반도체를 전략산업으로 유치하기 위해 대만 TSMC에 손을 내밀었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대 한국 수출규제 품목.(자료=대외경제정책연구원)

또 하나의 이유는 한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견제다. 지난 2019년 7월 일본은 불화수소,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 불화 폴리이미드 등 3종의 대 한국 수출을 규제하는 조치로 한일 무역 분쟁의 방아쇠를 잡아당겼다.

해당 제품들에 대한 의존도가 낮게는 44%, 높게는 94%에 달했던 국내 반도체 업계는 최악의 위기를 맞았지만, 약 1년반이 지난 현재 거래처 다변화를 통한 공급망 안정화에 성공, 거의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일부 소재가 국산화에 성공하자 일본 매체들은 “한국 수출 규제가 결과적으로 일본 기업들에 악영향을 줬다”며 규제의 실효성이 없었음을 자인하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일본 정부는 다시금 한국 반도체 산업에 실질적 타격을 줄 방법을 고심했고, 글로벌 파운드리 1위 업체인 TSMC를 끌어들여 연합 전선을 형성하기로 했다는 분석이다.

TSMC 역시 파운드리 분야의 강력한 경쟁자인 삼성전자를 견제하고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일본과의 협력을 받아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일본에는 경쟁력이 높은 반도체 장비 및 소재 기업들이 많아서, 현지에 직접 진출해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갈 길 먼데, 총수 부재…해법은?



TSMC와 일본의 협력이 삼성전자를 위시한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게 악재인 것은 두말할 필요없다.

가뜩이나 파운드리 경쟁에서 따라가기 버거운 TSMC의 경쟁력이 한층 더 강화되는 것은 물론, 일본 측의 자충수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대기업들과의 거래가 끊긴 일본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TSMC를 통해 매출과 기술력을 높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측은 이와 관련 별다른 논평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속이 타들어가고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월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이 부회장은 이날 영장이 발부돼 법정에서 구속됐다.(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연초부터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라는 목표를 내걸고 파운드리 기술 관련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상태지만, 지난 1월 18일 이재용 부회장이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시작해 경영지휘부에 공백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 15일 법무부는 이 부회장 측에 ‘취업제한 대상자’라는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등의 경영 활동에 관여할 수 없는 것은 물론 부회장 직함까지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대규모 투자나 전략적 인수합병(M&A) 등 과감한 경영적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임에도 빠른 판단을 내리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TSMC는 22조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18조8100억원을 기록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를 크게 앞질렀다.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기준 인텔과 TSMC에 뒤진 3위가 됐다. 한때 TSMC는 물론 인텔도 앞질렀던 삼성전자가 다시 두 회사를 앞지르려면 파운드리 사업 강화가 필수적”이라면서 “TSMC보다 과감한 투자를 해도 따라가기 쉽지 않은 상황인데 의사결정이 더 늦어지게 돼 대만과 일본이 쾌재를 부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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