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증시에서 가장 두드러진 기업은 단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였다. 전통적인 ‘시총 1위’였던 HD현대중공업을 제치고 부·울·경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방위산업 호조에 힘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3월 말 기준 시총이 28조5793억 원으로 불어나며, 불과 석 달 새 12조 원 이상 증가했다. 이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시총 10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반면, 울산 동구에 본사를 둔 HD현대중공업은 올해 초 25조6554억 원이던 시총이 3월 말 24조7676억 원으로 줄며, 1위 자리에서 밀려났다.
한화 계열사의 '방산 트리오'는 올 1분기 내내 시장을 이끌었다. 한화오션은 8조9889억 원, 현대로템은 5조7736억 원, 한국항공우주(KAI)는 1조8715억 원 각각 시총이 불어났다.
특히 현대로템은 증가율 101.5%를 기록하며, 부·울·경 시총 1조 클럽 기업 중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한화오션(77.5%), 한화에어로스페이스(72.5%)도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방위산업 전반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글로벌 지정학적 불안정성, 정부의 수출 확대 기조가 맞물리며 방산주 전반에 ‘불장(불붙은 장세)’이 펼쳐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CXO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1월 초 129조2477억 원이던 부·울·경 상장사 시총은 3월 말 158조5071억 원으로 뛰어올랐다. 시총 증가율 22.6%로, 전국 평균(3.1%)의 7배가 넘는 성적이다.
국내 상장사 2761곳 중 부·울·경에 법인을 둔 상장사는 208곳. 이 중 1분기에 시총 외형이 커진 기업은 84곳(40.4%), 줄어든 곳은 112곳(53.8%)으로 나타났다.
시총 ‘1조 클럽’에도 변화가 있었다. 기존 15곳에서 SNT다이내믹스가 신규 진입하고, 롯데정밀화학과 금양이 이탈하며 14곳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올해 1분기 부·울·경 상장사의 시총 급증은 한화그룹과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약진이 주도했다”며 “지역 증시 영향력도 5.7%에서 6.8%로 높아지며 존재감이 뚜렷해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