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르포] “K-패션 전초기지는 여기”…LF ‘스페이스 H’ 가보니

이주형 기자 2025.08.18 09:32:31

‘K-쇼핑 성지’ 명동 한복판에 글로벌 거점
해외 바이어 초청해 ‘글로벌 수주회’ 개최
독특한 외관·인테리어…다양한 볼거리 제공

 

서울 명동에 위치한 ‘스페이스 H’ 전경. (사진=이주형 기자)

BTS, 오징어게임에 이어 케이팝 데몬 헌터스까지 세계적 인기를 끌면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런 가운데 국내 대표 패션 기업인 LF가 ‘헤지스 명동점(이하 스페이스 H)’을 통해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 주목된다. CNB뉴스가 지난 8일 이곳에 다녀왔다. (CNB뉴스=이주형 기자)


 

 

 

 

서울 지하철 4호선 명동역 8번 출구를 나와 3분 가량 걷다 보면 직사각형 구조의 ‘스페이스 H’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외벽을 따라 규칙적으로 배열된 패턴 무늬가 깔끔한 인상을 주며, 활기찬 인근 상권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K-쇼핑의 성지라고 불리는 명동 중심부에 위치한 만큼, 외국인 관광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중국에서 온 여행객 장위(28)씨는 CNB뉴스에 “근처에 10층짜리 다이소 건물도 보이고 다양한 브랜드가 모여 있어 쇼핑하기 편하다”며 “매장에는 강아지를 모티브로 한 제품이 많아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자주 방문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2018년 문을 연 스페이스 H는 헤지스의 브랜드 정체성을 집약한 플래그십 스토어다. 지상 1층부터 4층, 연면적 1200㎡(약 360평) 규모로 조성돼 의류뿐 아니라 다양한 볼거리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 여름 분위기를 살린 인테리어가 한눈에 들어왔다. 매장 중앙에는 과일 바구니와 야자수 나무 등 휴양지를 연상케 하는 조형물이 설치돼 있었고, 한편에는 영국 런던의 ‘헤이마켓’을 콘셉트로 한 부스가 마련돼 시원하면서도 이국적인 느낌을 더했다.

또한 포토존 옆에 설치된 광고 패널도 눈길을 끌었다. 영상에는 브랜드 캐릭터 ‘해리’가 등장해 호텔을 배경으로 여유로운 일상을 즐기는 모습이 담겨 있다. LF 관계자에 따르면 이 영상은 AI 기술로 제작됐으며, 귀여운 캐릭터 이미지 덕분에 방문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매장 1층 곳곳에 위치한 브랜드 테마 공간. (사진=이주형 기자)

이어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본격적인 의류 판매 공간으로 이어진다.

스페이스 H는 반 층씩 엇갈린 ‘스킵 플로어’ 구조를 통해 각 층마다 다른 콘셉트의 매장을 구현하고 있다. 2층과 2.5층에서는 여성 의류를 비롯한 액세서리 라인들이 판매되고 있으며, 3층과 3.5층은 골프·스포츠 등 남성 전문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건물 4층에는 브랜드 정체성을 반영한 공간이 조성돼 시선이 집중됐다. 영국 ‘윈저성’을 배경으로 한 이 공간에는 테니스, 조정 등 영국 전통 스포츠에서 영감을 받은 장식품과 함께 반려동물을 왕실 귀족 모습으로 표현한 그림이 전시돼 있다.

 

영국 ‘윈저성’을 배경으로 한 4층 전경. (사진=이주형 기자)

LF 관계자는 CNB뉴스에 “헤지스는 ‘브리티시 클래식 스타일’을 기반으로 사람들의 일상을 함께한다는 브랜드 정체성을 담고 있다”며 “4층 매장은 지난달 열린 ‘글로벌 수주회’의 메인 테마 공간으로도 활용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스페이스 H는 브랜드 철학과 체험 요소가 결합된 복합 문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외에도 커피와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는 ‘북카페’로 활용되는가 하면, 지난 5월에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한국사 강연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도 전개하고 있다.

 


컬처·푸드 이어 패션도 ‘K’


 

LF는 외국인 접근성이 뛰어난 스페이스 H를 전략 거점으로 삼아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최근 K-컬처가 세계적인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한동안 침체됐던 명동 상권에도 새로운 활기가 돌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약 1637만 명으로, 패션·뷰티 브랜드가 밀집된 명동을 찾는 발걸음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LF는 지난달 스페이스 H에 핵심 바이어들을 초청, ‘글로벌 수주회’를 열어 내년도 봄·여름(SS) 시즌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번에는 남녀 캐주얼뿐 아니라 키즈·펫 라인까지 확대해 ‘패밀리 브랜드’의 이미지를 구축했으며, 매장 곳곳에는 ‘의상을 착용한 모델 영상’, ‘인공지능 기반 콘텐츠’, ‘꾸미기 체험존’ 등 다양한 체험 요소를 배치해 바이어들의 호응을 얻었다.

 

지난달 ‘스페이스 H’에서 열린 ‘26SS 글로벌 수주회’ 모습. (사진=LF)

LF 측은 “이번 수주회는 전체 방문객 수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으며, 해외 바이어 방문객도 30% 이상 늘어나는 등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고 밝혔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약을 위해 파트너와 지속적인 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현재 헤지스는 중국에 약 580개, 베트남에 10개, 러시아에 1개 등 총 600개 이상의 글로벌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와 함께 유럽 진출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LF 관계자는 CNB뉴스에 “최근 K-POP 등 한류 열기를 중심으로 명동 상권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며 “스페이스 H를 통해 외국인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K-패션의 세계적 입지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CNB뉴스=이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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