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평] 김우영을 보는 통합적 시선, 광고사진에서 예술사진까지...23일 예화랑 오픈

"1960년 생인 김우영 작가는 이제 그의 인생 전체를 인화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김진부 기자 2025.08.19 11:11:57

 

김우영 작가 (사진= 네이버 인물검색)

일반적으로 사진은 순간을 담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김우영의 사진에는 시간(時間)이 담겨 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바라보고 있으면 영원한 순간이 아닌 변화의 시간이 보인다.

직접 그 경험을 하려면, 23일 예화랑에서 오픈하는 김우영 작가의 개인전 'THE VASTNESS, 막(漠)'을 직관하길 권한다. 순간이 아닌 '보이지 않는 시간'의 사진을 볼 수 있을 테니까.

"작품이 아닌, 이 사람, 작가를 보라"

1960년 생인 김우영 작가는 이제 그의 인생 전체를 인화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래야 김우영의 '시간의 사진'이 비로소 완성될 거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김우영은 카메라로 무엇을 해왔을까?

그는 원래 홍대에서 도시계획을 전공했다. 하지만 동 대학원에서는 시각디자인을 공부했다. 이후 사진으로 방향을 틀어 뉴욕 스쿨오브비주얼아츠(SCHOOL OF VISUAL ARTS) 사진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이를 통해 러프하게나마 미의식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90년대 김우영 작가가 패션사진 작가로 활동하던 시기의 커머셜 사진. 닉스(NIX) 광고 사진 (사진= 예화랑)

그러나 필자가 주목하는 부분은 그 다음부터다. 1995년부터 패션잡지의 패션사진 작업을 하면서, 독보적인 방식의 '김우영 패션사진'을 찍었다. 지금 봐도 그의 커머셜 사진들은 독창적이고 예술적이다. 따라서 2003년 커머셜 사진을 중단할 때까지 김우영은 한마디로 '너무 잘나가는 패션사진 작가'였다.

몇일 전 만난 작가는 필자에게 '당시 부끄러웠다'고 고백했다. 너무나 잘나가는 패션사진 작가가 도대체 무엇이 부끄러웠을까? 2003년 이후 수년의 방황 끝에 결국 김우영은 '상업사진'이 아닌 '순수예술사진'을 하기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로 떠났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시간의 김우영
통합적 시선으로 바라보기


필자는 지난 12일 켈리포니아에서 돌아온 김우영 작가를 예화랑에서 처음 만났다. 처음이지만 마치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처럼 느껴지는 건 90년대 청바지 닉스(NIX)를 즐겨입던 내가 기억하는 작가의 커머셜 패션사진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그의 사진은 과거에도 사람들의 의식 속에 시간을 담고 있다.

 

김우영 작가의 작품, 예화랑 전시 DVR8084, 2015 111x148cm, Archival Pigment Print, Ed. of 7+2AP (사진= 예화랑)

결국 필자가 주목하는 부분은 김우영을 바라보는 '통합적 시선'이다. 과거 자신을 부끄러워했던 커머셜 사진 작가 김우영과 파인아트(순수예술) 사진작가 김우영이 결코 다르지 않음을, 그래서 '통합적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고 평가하고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날 필자가 만난 김우영은 과거처럼 커머셜 사진작가였던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았다. '제임스 무어'처럼 과거 그의 패션사진들이 예술적으로 재평가를 받는 날이 분명히 올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했다. 또한 이젠 작품이 아니라 "이 사람, 김우영 작가"를 볼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오는 8월 23일부터 9월 27일까지 예화랑에서 전시하는 김우영의 개인전 'THE VASTNESS, 막(漠)'은 순간이 아닌 '시간의 사진'을 볼 수 있는 기회이자 김우영의 인생을 볼 수 있는 전시가 됐으면 한다.

(CNB뉴스= 김진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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