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윤리심판원, 전격 ‘김병기 제명’ 의결…징계사유 ‘숙박권·공천 헌금’

김 “의혹이 사실이 될 수 없어” 재심 청구…정청래 ‘비상 징계권’ 발동 가능성

심원섭 기자 2026.01.13 11:05:18

민주당 한동수 윤리심판원장 12일 저녁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에서 9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병기 의원의 제명 처분 의결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은 공천 헌금 수수 등의 의혹으로 지난달 30일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김병기 의원에 대해 가장 높은 수위의 징계인 ‘제명’을 의결해 사퇴 13일 만에 초유의 ‘원내대표 출신 의원’의 제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동작구 의원으로부터 공천 헌금을 받았다는 의혹 등이 불거지자 지난달 30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했으며, 이밖에 ▲차남 숭실대 편입 개입 의혹 ▲쿠팡 측과의 고가 식사 논란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 수수 ▲공항 의전 요구 논란 ▲장남 국가정보원 업무에 보좌진 동원 논란 ▲지역구 병원 진료 특혜 의혹 ▲배우자 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적 유용 ▲차남의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특혜 취업 등 의혹들이 연이어 불거졌다.

그러나 당초 민주당은 김 의원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했으나 파장이 당 안팎에서 커지면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해 지난 11일부터 공개적으로 김 의원의 자진 탈당을 권유하면서 제명 가능성까지 언급해왔다.

한동수 윤리심판원장은 12일 오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9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징계 시효 완성 여부와 사안의 중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심의 안건에 대해서 제명 처분을 의결했다”라고 밝히면서 징계사유에 관해 “대부분 보도된 대로 대한항공, 쿠팡 등 이런 것들이 포함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3년의 징계 시효가 지나 징계사유가 안 된다’라는 김 의원의 주장에 대해 “징계사유가 완성된 부분이 존재한다. 징계 시효가 완성된 사실들은 징계 양정에 참고 자료가 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례”라며 “‘징계 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수 개의 징계사유만으로도 제명 처분에 해당된다’는 심의 결과를 도출했다”라고 반박했다.

그리고 한 위원장은 김 의원의 공천 헌금 의혹과 관련해서도 “일부 시효가 완성된 부분이 있고, 완성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서 “구체적으로 징계 결정문들이 조사 대상자에게 송달된 후에 7일 이내 재심 신청할 수 있는 권리들이 보장돼 있다”라고 부연했다.

 

공천 헌금 수수 등 여러 비위 의혹을 받는 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12일 당 윤리심판원이 제명을 의결하자 “즉각 재심을 청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당 지도부는 14일 최고위원회의 보고·15일 의원총회 표결을 통해 김 의원에 대한 제명 처분을 확정할 계획이었으나 김 의원이 즉각 재심 신청 입장을 밝히면서 최고위 보고와 의총 절차는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의혹이 사실이 될 수는 없다. 한 달만 기다려달라는 요청이 그렇게 어려웠습니까?. 이토록 잔인한 이유가 뭡니까?”라고 윤리심판원 제명 의결에 반발하며 “즉각 재심을 청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국 정치사에서 현역 의원이 소속 정당으로부터 제명당한 사례는 적지 않았으나 당의 최고직인 원내대표 출신 의원이 제명당하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지만 사안의 중대함을 고려해 윤리심판원의 제명 의결에 최고위원회의를 거쳐 의원총회에서 재적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제명이 확정되지만, 정당법과 당헌·당규에 따라 김 의원이 재심 신청 의사를 밝힘으로써 의원총회 제명 표결 절차도 연기되기 때문에 당내에서는 정청래 대표가 비상 징계권을 발동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당규에는 당 대표가 비상한 시기에 중대하고 현저한 징계사유가 있거나 긴급히 처리하지 않으면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을 때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로 징계 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규정돼있어 김 의원 논란이 장기화할수록 당의 부담이 커지는 형국에서 정 대표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여론이 강해질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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