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엄정숙 변호사, '제3자 점유 의심 명도소송' 왜 가처분부터 해야 하나?

판결 효력은 피고에게만…실제 점유자 다르면 강제집행 차질

박상호 기자 2026.04.14 11:11:12

엄정숙 변호사(사진=법도종합법률사무소)

임차인이 아닌 제3자가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큰 명도 사건에서는, 본안 소송을 바로 제기하기보다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먼저 집행해 실제 점유자를 확인한 뒤 피고를 특정하는 절차가 우선돼야 한다는 실무 판단이 제시됐다.

명도소송 판결의 효력은 변론종결 당시 판결문에 적힌 당사자에게만 미친다. 이 때문에 임차인만을 상대로 승소 판결을 받아도, 강제집행 단계에서 사업자등록 명의가 다른 제3자나 무단 전차인 등 예상치 못한 점유자가 확인되면 집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

부동산 전문 엄정숙 변호사는 지난 12일, 명도소송을 제기하기 전 임차인 외 제3자 점유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승소 판결을 받아도 집행 단계에서 효력이 미치지 않아 다시 절차를 밟아야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실무상 제3자 점유가 의심되지만 인적사항을 특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먼저 임차인을 채무자로 한 점유이전금지가처분 결정을 받은 뒤 집행관을 통해 현장 집행에 나서는 방식이 제시됐다. 이 과정에서 실제 점유 현황을 확인할 수 있고, 임차인 외 제3자가 함께 점유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나면 집행조서나 집행불능조서가 작성돼 추가 법적 조치의 근거가 된다.

제3자 점유 사실이 확인되면 해당 제3자를 상대로도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추가로 신청하고 집행까지 마쳐야 한다. 이후, 본안 명도소송에서는 임차인과 확인된 제3자 모두를 피고로 지정해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설명이다.

엄 변호사는 실제 점유자 모두에게 집행권원이 미쳐야 강제집행 단계에서 집행 거부나 지연 없이 명도가 이뤄질 수 있다고 봤다. 반대로 임차인만을 상대로 본안 소송을 먼저 제기했다가 소송 도중이나 판결 이후 제3자 점유가 확인되면, 별도의 가처분과 본안 소송을 다시 진행해야 하는 부담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동점유 형태로 확인되는 경우에는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단순한 점유 승계가 아니라면 승계집행문 부여만으로 해결되지 않아, 임차인과 제3자 모두를 상대로 별도의 집행권원을 다시 확보해야 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상가 명도 사건에서는 소장 접수 전 세무서를 통한 상가임대차현황서 확인, 카드 매출전표상 사업자명 확인 등 사전 점유자 파악 절차도 함께 제시됐다. 결국 집행 단계의 불확실성을 줄이려면 점유이전금지가처분으로 실제 점유자를 확정하고, 이를 토대로 피고를 빠짐없이 특정해 본안 소송에 들어가는 것이 핵심이라는 게 이번 설명의 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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