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경상북도 소비자보호센터 강수현 상담실장, 서울대 소비자학과 김은하, 박민지씨(사진/김락현 기자)
경상북도 소비자보호센터가 소비자관련학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겨울방학 현장실습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지역소비자행정과 정책실무에 대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해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지난 13일부터 5일간의 일정으로 실습에 참여한 서울대 소비자학과 김은하(25)씨와 박민지(여·21)씨는 “소비자 기본권도 몰라 억울하게 당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김씨는 지난 15일 취업을 희망하는 한 40대 농촌여성과 전화상담을 했다. 자격증만 따면 노인심리상담사로 취업할 수 있다는 민간업체의 거짓광고에 현혹돼 교재비 55만원을 날린 경우였다.
그는 “민간업체에서 발급하는 자격증이 그런 능력을 가졌을 리 만무한데도 이 여성은 ‘자격증을 딴 뒤 업체의 말만 믿고 한없이 기다리고 있다’기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조언을 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전형적인 다단계 사기수법에 걸려든 20대 여성과 상담했다. 이 여성은 최근 친구를 통해 알게 된 대구의 A업체에서 화장품, 다이어트식품, 세탁용품 등 600만원어치를 판매용으로 떠안았다.
A업체는 이 여성을 자신들이 지정한 캐피탈업체로 연결해 돈을 빌려 내게 했다. 수일 후 피해자가 환불을 요청하자 직장까지 찾아가 협박을 하기도 했다.
박씨는 “피해자의 사연을 듣고 해당업체에 대해 알아보니 유사 피해 사례가 많은 악덕업체였다”며 “14일 안에는 어떤 물품이든 청약을 철회할 수 있으니 내용증명을 보낼 것을 조언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소비자를 위한 소비자시대라더니 실제 접해본 현장의 소리는 이론과 너무 달랐다”며 “졸업하면 이런 곳(소비자보호센터)에 취업해서 소비자 권리신장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현장실습에는 소비자관련학과 2학년 이상 학생 20명이 기수별로 2명씩 짝을 지어 참여하고 있다. 하루 8시간씩 5일간 40시간을 모두 이수하면 ‘소비자업무전문가’ 자격증도 갖추게 된다.
실습은 소비자 불만 전화상담(1372)과 함께 공공기관의 소비자 상담 및 피해구제 요령, 소비자 실제불만사례 해결방안, 소비자 피해실태 및 소비트렌드 등에 대해 배우고 논의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강수현 경북도 소비자보호센터 상담실장은 “졸업 전 현장실습을 통해 학생들이 책에서 배우지 못한 소중한 경험을 쌓는 유익한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정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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