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지사. 자료사진=CNB포토뱅크
고(故) 이승만 초대대통령 동상 건립, 종북(從北) 비판 발언 등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김문수 경기지사(60)는 과거 ‘운동권의 대부’였다.
김 지사는 서울대 경영학과 재학 시절 청계천 미싱 공장에 위장 취업해 공장노동자로 일하면서 환경관리사 등 각종 자격증을 딴 것으로 유명하다.
1974년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서울대에서 제적됐고, 1986년 인천 5.3사태와 서노련 사건 등 노동운동을 하며 수배와 투옥생활을 반복했다. 김 지사는 이 과정에서 25년 만에 대학을 졸업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1990년 이재오 의원 등과 함께 민중당을 창당, 14대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김 지사가 보수 정당인 민자당에 둥지를 튼 것은 1994년이다. 15대부터 17대까지 내리 3선 국회의원을 지낸 뒤 민선4기와 5기 경기지사에 도전해 성공했다.
김 지사는 지난달 22일 여야를 통틀어 가장 먼저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의 대선 출마를 놓고 일각에서는 운동권 출신의 한계를 지적했다.
김 지사도 이를 의식한 듯 당시 기자회견에서 “분열과 갈등에 몸살을 앓고 있는 우리 사회를 통합하려 한다”며 통합을 내세웠다.
그는 “김문수는 과거 운동권으로 7년간 공장노동자로 살기도 했다”며 “민주화의 열정과 소외계층을 위한 헌신을 가슴에 품고 있었다”고 말했다.
운동권에서 전향한 이유에 대해서는 “나이가 들어 자유시장의 가치와 튼튼한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이해하게 됐다”고 밝혔다. 좌우에 대한 이해력과 포용력이 오히려 강점임을 내세운 것이다.
그는 자신이 이념대립으로 비롯된 지역, 세대, 계층갈등을 통합할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분열된 대한민국을 통합해 부정을 긍정으로, 좌절을 희망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민중당에서 선거운동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며 김 지사를 알게 된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은 일각에서 주장한 ‘운동권 출신 한계’에 대해 반박했다.
김 의원은 7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대한민국 리더십의 요체는 통합”이라며 “통합을 하기 위해서는 좌우 남북 빈부 노사 모든 것들을 두루두루 아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합의 리더십은 단순한 지식과 의지만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경험이다. 경험도 단순하게 경험했다고 끝나면 아무것도 아니다. 한계를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용태 의원의 말에 따르면 김문수 지사의 운동권 경력은 오히려 플러스지, 마이너스는 아니라는 것이다. 보수 진영에서 운동권 전력을 걱정하지만 김 지사에게 그것이 오히려 강점이다.
김 의원은 “소위 반대진영인 진보진영, 좌파라고 하는 진영에 몸담았기 때문에 진영의 명확한 한계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 이를 극복 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보수 진영이 무조건 옳은 것만은 아니라고도 주장했다. 보수 진영을 개혁하기 위해서는 보수 진영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뜻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김문수 지사만큼 좌우를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김용태 의원의 주장이다.
운동권 내부에서 김 지사에게 “배신했다, 변절했다”고 비난하는 것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이번에 통합진보당에서 벌이는 작태를 보라”며 “자기들 조직에 해가 되면 배신으로 낙인찍어 버린다. 그것이 과연 맞는 것인가”라고 반문키도 했다.
그는 “김 지사는 진보 진영의 한계와 문제점에 대해 인식하고 극복하고자 다른 경험을 쌓기 위해 움직였던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김 지사가 진보 진영의 모든 사람을 잘못됐다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며 “심상정 노회찬 유시민 이런 분들에 대해서는 한계 뿐 아니라 장점도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제는 특정 소위 세력들로, 목적이 정당하다면 수단은 다 정당화될 수 있다고 하는 사고방식 자체가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며 최근 통합진보당의 부정경선 사태를 꼬집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