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을 정말 자주 가요. 분명 조금 전에 갔다 왔는데 또 소변이 마려워서 참을 수가 없어진다니까요. 배도 사르르 아픈 것 같기도 하고...”
올해 46살(여) 이모씨는 얼마 전부터 자주 소변이 마렵고 화장실에 가도 시원하지 않은 잔뇨감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 특히 증상이 심한 날은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냉의 양도 많아져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결국 참지 못해 병원을 찾은 이 모씨는, 방광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은 겪는다는 방광염
실제로 방광염은 진료를 받은 환자의 94%가 여성일 정도로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흔히 발생하는 질환 중 하나다. 그 이유는 남성은 요도가 약 15cm로 길지만, 여성의 경우 3cm에 불과해 외부에서 균이 침입하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폐경 이후 호르몬 변화에 의해 방광의 점막 구조 및 분비 등에 변화가 생기면 균에 대한 방어력이 감소하고 소변 배출 능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중년 여성들이 방광염에 걸리기 쉽다.
▲부민병원 비뇨기과 공근수 과장.
부민병원 비뇨기과 공근수 과장은 “출산 이후 방광이 밑으로 쳐지게 되면서 소변을 배출해도 잔뇨가 남게 되어 세균이 자라기 쉽다”면서 “소변을 보는데 찌릿하게 아프거나 소변의 색이 탁하고, 냉의 양이 많아지는 등 변화가 관찰되면 민망하다는 이유로 미루지 말고 조기에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방광염의 특징적인 증상으로는 하루에 8번 이상 소변을 본다거나 소변이 마려우면 참을 수 없다는 것을 들 수 있다. 급성방광염의 경우 허리통증을 동반하며 혈뇨와 악취가 나는 소변을 보는 경우도 있다.
간혹 자연적으로 치유될 것을 기대하여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있는데 방광염은 그냥 방치할 경우 세균이 방광에서 요관을 타고 콩팥까지 번져 고열과 측복통을 동반한 급성 신우신염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방광염은 항생제 복용으로 균을 제거하면 쉽게 치료 가능하다. 하지만 과도한 업무나 음주, 잦은 성관계 등으로 방광을 자극하고 스트레스와 피로를 느끼게 되면 몸의 면역력이 저하되면서 증상이 악화되거나 재발하기 쉽다.
방광염 환자들은 생활관리 역시 중요하다. 몸에 해로운 인스턴트 음식이나 기름진 육류 등을 피하고 신선한 채소 위주의 식단을 구성하도록 한다. 또한 최대한 몸을 따뜻하게 보호하고 방광을 자극하지 않는 편안한 의류를 입는 것이 좋다.
부민병원 비뇨기과 공근수 과장은 “방광염은 생활하는 데 큰 불편을 주고 치료시기를 놓치면 만성질환으로 발전할 위험이 크다”며 “방광염을 예방하려면 과로와 과음 등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생활은 삼가야 하며 소변을 오래 참지 말고 소변의 원활한 배출을 위해 적당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