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5.08.14 10:54:34
이재명 대통령이 앞서 첫 조각에서 한 차례 ‘실패’를 맛봤던 교육부·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나란히 진보 인사를 발탁해 눈길을 끌었다.
이재명 정부 초대 장관급 인선이 거의 완료된 가운데 이진숙 전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논문 표절’ 의혹으로 낙마한 지 24일만, 강선우 전 여가부 장관 후보자가 ‘갑질’ 논란으로 자진사퇴한 지 21일 만에 단행된 ‘2차 지명’ 마저 어그러질 경우, 조각이 더 늦어지고 국정 동력의 약화도 불가피한 만큼 정부 여당으로서도 향후 국회 검증 과정에 촉각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최교진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 교육감은 전교조 부위원장을 역임하고 세종시 교육감으로 3선을 지낸 진보 성향 교육감이고, 여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원민경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여성위원장과 한국여성의전화 이사 등을 지낸 진보 성향의 법조인이다.
이에 대통령실로서는 ‘논문 표절’ 의혹으로 낙마한 이 전 후보자와 ‘보좌관 갑질 의혹’으로 자진사퇴한 강 전 후보자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적합한 카드를 고심한 흔적이 감지되는 가운데 진보 진영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어느 정도 검증이 이뤄지고 전문성도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인사들을 앞세워 국회의 검증을 통과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검증 절차는 하면 할수록 강화되고 있다”면서 “논문 등은 좀 더 자료를 찾아보는 데 집중하고, 기고한 것들도 꼼꼼히 보는 등 검증의 강도가 더 세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 실장은 최 지명자에 대해 “중학교 교사부터 교육감까지 40여년을 헌신한 자타공인 교육 전문가로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대 10개 만들기’ 등의 대통령 공약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평가했으며, 원 지명자에 대해서도 “민변 여성인권위원장과 국회 성평등자문위원 등을 거친 법조인으로 양성평등을 지향하는 대통령의 뜻에 부응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더구나 이날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된 차정인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된 김호 단국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도 시민단체 활동 이력 등이 있는 진보 성향 인사로 분류되며 이날 지명된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경우 정통 관료 출신으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이어 온 ‘현장 경험·전문성 중심’ 실용주의 인사 코드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첫 내각에 교수 출신이 중용되지 않은 가운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로 주병기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가 발탁되면서 학계 인사에게도 중책이 맡겨졌으며, 특히 차관 인사에서는 ‘내부 승진’ 경향이 두드러졌다.
앞서 관세청에서 이명구 전 차장이 신임 청장으로 선임된 데 이어 이날 문화체육관광부 김영수 1차관과 김대현 2차관 모두 문체부에서 오랜 기간 일해 온 전문 관료 출신이며, 백승보 조달청장과 안형준 통계청장 모두 내부 승진 발탁됐고, 이승돈 농촌진흥청장과 이미선 기상청장, 김창섭 국가정보원 3차장 등도 큰 틀에서 ‘내부 승진’으로 해석할 수 있는 케이스다.
이 역시 현장 경험을 중시하며 실무 능력을 중시하는 이 대통령의 인사 철학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