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창동에 있는 창동공화국 메가라인 마산점이 영사기 대금을 갚지 못해 지난 11일 문을 닫았다. 창동에 있는 유일한 영화관이 문을 닫으면서 인근상가 상인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2004년 11월 창동에 복합영화관으로 문을 연 메가라인 마산점 정문에는 이달 11일 내부 사정으로 영업을 중단한다는 문구가 나붙었다. 공식적으로 영화관 영업을 접은 것이다.
이 영화관이 문을 닫은 것은 영사기 대금을 갚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화관 첫 사업주는 개관 당시부터 신한은행 채권을 사 영사기 대금을 마련해 운영했다. 지난해 4월쯤 사업주가 다른 사업자에게 영화관을 넘기면서 영사기 대금을 같이 넘겼다. 그런데 최근 영업실적이 좋지 않아 영사기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게 됐고 신한은행과 영사기 업체 사이에 영사기 소유권 분쟁이 법정에서 벌어졌다.
재판 결과 영사기 소유권이 영사기 업체에 있다는 판결이 나와 강제집행이 이달 5일 떨어졌고 영사기 업체는 지난 11일 영사기를 떼갔다. 대금은 2억 원 정도로 알려졌다.
이 영화관 관계자는 "관람객이 아주 많은 것은 아니었지만 영사기 문제만 아니면 계속 영업을 하고 싶었다"라며 아쉬워했다.
영화관이 문을 닫으면서 창동 상인들에게 불똥이 튀고 있다. 그나마 하나 있는 영화관이 없어지면서 소비자가 창동을 찾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하는 모습이다. 영화관 근처에 있는 한 슈퍼마켓 주인은 "영화관이 있어 창동거리, 특히 아래쪽 거리로 내려오는 사람들이 많았다"라며 "이제 창동을 찾는 사람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아래쪽 거리로 내려오는 사람은 더 줄어들 것 같아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창동사거리(빈폴 앞 사거리) 위쪽 상점 주인들도 고민은 마찬가지다. 한 가방가게 주인은 "지금까지 영화관람객이 상점 소비자로 이어졌는지 확신하긴 어렵지만 극장 폐관이 소비자가 줄어드는 요소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창동에 있던 극장이 마산 합성동과 경남대 앞으로 옮겨가면서 이미 한번 '시련'을 겪었던 터라 더 가슴이 아프다는 상인도 있었다. 한 안경점 주인은 "극장이 또 사라져 씁쓸한 마음이 앞선다"라며 "주변 상인들도 전체적으로 소비자가 다시 줄어들까 걱정이 많다"라고 전했다.
또, 문을 닫은 시기가 유통가 대목인 12월이라는 것도 상인들에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있는데 상점가 전체 분위기가 침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상인들 사이에 돌고 있다.
앞으로 영화관이 어떤 형태로 바뀔지도 상인들이 주목하는 사안이다. 상인들은 일단 극장이라는 구조적 특수성 때문에 다른 업태로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다른 사업자가 빨리 나타나기를 바라고 있다. 한 상인은 "현 상권을 생각할 때 성공 여부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업태를 바꿔 운영할 사업자가 드물 것 같다"라며 "이제 곧 경매에 들어가면 인수자가 빨리 나오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창동통합상가상인회 이종원 회장은 "올해 시범상점가 선정, 상인대학 성공 등으로 활기를 띤 창동에 좋지 않은 소식이 생겨 마음이 아프다"라며 "상인회도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찾아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