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8일 KBS 등 6개 방송사가 중계한 단독 TV토론에 출연해 최근 지하철 2호선 열차 추돌사고와 관련해 “인재가 틀림없다. 서울시장인 저의 전적인 책임이며 무한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지난 7일 오전 박 시장이 상왕십리역 열차 추돌 사고와 관련해 서울 시청역에서 성수역 신호관리소로 이동하기 전 장정우 서울메트로 사장에게 신호체계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 시장은 “모든 걸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안전 대책을 제대로 세우겠다. 저부터 잠재된 관성, 타성, 안일함이 없는지 살피겠다”며 이같이 주장하면서, 사고 원인에 대해 “핵심은 자동제어장치 고장이었는데 기계는 100% 믿을 수 없고 사람도 실수할 수 있기 때문에 이중, 삼중의 방어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이번 사고와 직접 관계는 없지만 20년 이상 된 전동차가 서울 지하철의 약 59%나 된다”며 “전면 교체해야 하지만 지하철 적자가 1년에 5천억원이라 한꺼번에 하기 어려우니 중앙정부가 코레일 만큼만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지원을 요청했다.
그리고 박 시장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사회 시스템이 통째로 무너지는 사고였다. 우리가 고속 성장을 했지만 사람과 안전이란 가치를 잊었고, 과도한 경쟁을 함으로써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의식이 있었다. 기본부터 새로 세워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사고 현장인 진도를 찾지 않은 데 대해서는 “서울시장으로서 서울을 지키고 현지에 필요한 여러 지원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박 시장은 세월호 사고 후 정부 대응과 관련해서는 “정부 정책에 대해선 제가 말씀드릴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이런 사고가 일어나면 컨트롤타워가 지켜지기 어렵고, 많은 부서가 총동원돼 (그걸로 인해 생기는) 칸막이 때문에 질서 유지가 어렵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박 시장은 상왕십리역 열차 추돌사고 직후 시청 직원들과 만든 카카오톡 채팅방을 소개하면서 “(사고를) 신속하게 수습하는 데 유효했다고 본다”고 말했으며, 토론자가 노량진 수몰사고, 방화대교 상판 붕괴사고, 서울대공원 사육사 사망 사고 등을 거론하며 서울시의 안전 분야 예산이 감소한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사회기반시설(SOC) 사업 예산은 취임 후 2012년에 5천억원, 2013년에 1천억원 늘었고 (그 돈으로) 안전과 생태 분야에 주로 썼다”고 답했다.
박 시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온 국민이 슬픔에 잠긴 이때 한 표를 호소하는 게 참으로 염치없지만 깊은 슬픔과 무기력을 딛고 누군가는 먼저 일어나 사회의 근본부터 돌아보고 바로 세워야 한다"며 "제가 먼저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시장은 향후 선거운동과 관련해 “전통 선거 유세 방식을 안 하겠다. 유세차와 선거대책본부를 안 만들고, (선거 운동원들에게) 명함을 찍어주고 자리를 만들어주는 선거를 하지 않겠다. 위로, 힐링, 공감, 경청의 선거를 하겠다. 이게 우리가 열망하는 새정치다”라고 약속했다.
이날 박 시장의 TV토론은 앞서 방송된 새누리당의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의 반론 성격으로,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6곳을 통해 오후 2시부터 한 시간 동안 생중계됐으며, 세월호 참사와 지하철 사고의 영향으로 주로 안전 문제를 두고 패널로 나온 강지원 변호사, 유인경 경향신문 선임기자, 박두용 한성대 교수가 박 시장과 문답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박 시장은 이달 15일 시장 후보에 등록할 예정이며 종로구 광장시장 부근에 선거캠프를 차리고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