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새누리당 새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새 원내대표로서의 구상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새 원내대표의 선출이 일상적 대결의 여야관계를 정상화하는 한 계기가 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기대가 있는 반면, 두 사람 앞에 놓인 만만치 않은 정치일정을 감안하면 장밋빛 전망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여야간 힘겨루기가 벌써 시작된 데다 박근혜 정부 2년차 정국의 승부처로 인식되고 있는 지방선거가 한달도 채 남지 않았고, 이어 전국 10곳에서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7·30 재·보선이 꼬리를 물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회가 무한대결과 파행을 거듭하지 않으려면 이, 박 신임 원내대표의 고도의 정치력이 요구되는 셈이지만 두 사람의 학연이나 지연 등 개인적으로 특별한 인연의 고리가 없는 것으로 보여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원내대표는 15~16대 의원을 지내고 지난해 4·24 재·보선(부여·청양)을 통해 국회에 재입성했으며, 박 원내대표도 17대 국회에 입성해 내리 3선을 하는 등 같은 3선 의원이지만 19대에 와서야 함께 의정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두 원내대표가 19대 국회에서도 상임위가 달라(이완구 농해수위, 박영선 법사위) 특별히 교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특히 두 사람 모두 강단 있는 캐릭터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아온 터라 현안을 놓고 물러서지 않는 장면을 자주 연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2009년 12월 이명박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추진하는데 반발해 “충남도민의 소망을 지켜내지 못한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며 충남지사직을 던지는 강단을 보여준 바 있는 이 원내대표는 범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된 이 원내대표가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원내 지원입법 드라이브를 거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새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박 원내대표가 이 원내대표보다 10살이나 적고, 헌정사상 첫 여성 원내대표라는 점에서 도 대화의 가능성은 물론 원활한 호흡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우선 이 원내대표는 “야당의 쓴소리도 들어야겠다. 야당의 협력을 받아내야겠다”면서 야당의 비판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당·정·청 관계에서도 “건강한 긴장관계가 필요하다는 것이 생각이묘 대통령께 어려운 고언의 말씀을 앞으로 드릴 생각”이라고 강조해 건강한 당·정·청 관계에서 새누리당의 대야 협상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케했다.
박 원내대표 역시 이날 후보연설에서 “저 박영선, 강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제가 그렇게 센 여자가 아닙니다”라고 부드러움을 강조하면서 “국민을 대신해서 단호하게 견제하고 감시할 것이며 정부여당이 바른길을 가면 적극 협조 하겠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두 원내대표는 임기 초반부터 국회에서 세월호 참사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를 놓고 참사의 원인과 당국의 책임을 밝히고 종합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국회 차원의 활동이 필요하다는 데 이견이 없지만, 시기와 방식 등에 대해선 견해차가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어 팽팽한 기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새누리당은 우선 사고 수습에 주력한 뒤 국정조사 등 대안마련에 나서자는 입장인 반면, 새정치연합은 이제 진상규명에 나설 때라며 국회 주도의 진상규명과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며 공세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원내대표는 전임 원내대표들이 마무리하지 못한 6월 국정감사와 국회선진화법 개정 문제 등을 풀어야 하는 입장이어서 이런 문제들이 새 원내대표들의 협상력과 리더십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새누리당은 국회 선진화법 개정을 당론으로 채택하는 등 적극 추진할 태세지만 야당인 새정치연합은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고, 6월 국감 실시에 대해 야당은 ‘여야간 합의 이행’을 주장하는 반면, 여당 내부에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19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문제에 관해서는 둘 다 신속하게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여기에다 이 원내대표가 정치적 포용력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박 원내대표가 당내 강경파들을 의식해 사안마다 강경노선을 고수할 경우 19대 국회 3년차의 여야관계는 ‘강 대 강 대치’로 흐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