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4.05.09 17:00:31
▲안철수 공동대표(왼쪽)와 박영선 신임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당 최고위원·여객선 침몰사고 대책위원장단 연석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 원내대표의 주장은 세월호 참사에 따른 국회 차원의 후속 작업과 6·4 지방선거 승리라는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짊어진 채로 나왔다는 점에서 전날에 이어 검은색 정장차림으로 회의장에 나타난 얼굴에는 엄숙함 마저 감돌았다.
특히 박 원내대표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국정조사와 특별법 제정 등 국회 주도의 진상규명 및 대책 마련을 통해 야성(野性)을 회복, 존재감을 과시하는 동시에 해결책을 제시하는 ‘성숙한 국회’의 모습으로 수권능력도 각인시킨다는 복안에 따라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에게 “당장 만나자”고 회동을 제안했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선(先)수습-후(後)진상조사’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야당이 빨리 (후반기) 원 구성에 협조해줘야 국감이든, 국조든, 특검이든 빨리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혀 첫날부터 팽팽하게 맞섰다.
박 원내대표는 투톱체제에 비판적이었던 강경파의 대여 선명성 요구와 투톱을 떠받쳐온 신주류의 친노·구주류 견제심리가 동시에 작동, 대척점에 섰던 이들 두 그룹의 시선이 강성이면서도 계파색이 상대적으로 옅은 그에게 역설적으로 수렴되면서 이들의 ‘동반지원’으로 당선됐다는 점에서 완충지대 내지는 '조정자'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잇단 공천잡음 등으로 리더십 위기에 처한 김한길 안철수 ‘투톱’과 호흡을 맞춰 내부 갈등을 추스르면서 당내 화합을 도모, 선거국면에서 대여 단일대오를 구축하는 것도 숙제이기 때문에 당분간 우호적 관계 속에 상호보완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므로 이날 회의에서 박 원내대표를 향해 안 대표는 “강하고도 부드럽다”, “어려운 때 단단한 심지가 더 빛날 것”이라고 한껏 치켜세웠고, 김 대표도 “당의 새 기운이 될 것”이라고 가세하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교통방송 라디오 ‘퇴근길 이철희입니다’에 출연해 ‘투톱’과의 관계설정에 대해 ‘조화’를 강조하며 “때로는 두 대표가 싸우지 못하는 것을 대신 싸워주는 등 보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원내대표가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후보의 공동선대본부장을 지냈다는 점에서 문 의원과도 우호적 관계에 있는데다 선명성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경우에 따라 투톱과 긴장모드를 형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래서 세력간 ‘힘의 균형추’를 자임한 박 원내대표의 지도부 입성으로 당내 역학구도에도 미묘한 변화가 예고되는 대목인 가운데 이날 원내 당직 인선 및 후반기 원구성 등에 대한 구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