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원하기
  •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 오탈자제보

송광호 체포동의안 부결 '진실게임' …누가 반대표 던졌나

여야 서로 ‘네탓’ 떠넘기기 …국회의원 특권포기 약속 또 ‘공염불’

  •  

cnbnews 심원섭기자 |  2014.09.04 10:02:36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이 3일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표결 이후 개표가 끝나갈 무렵 이완구 원내대표에게 찾아가 인사하고 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철도 부품 제작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송광호 의원 체포동의안을 표결해 부결시켰다.(사진=연합뉴스)

여야가 19대 총선 기간 대표적인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로 제시했던 불체포특권 포기 공약이 여전히 공허한 '공약(空約)에 그치고 있다.

국회는 3일 본회의를 열어 철도 비리 혐의로 검찰의 수사선 상에 오른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가결될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큰 표차로 부결돼 지난 19대 총선 기간 여야가 대표적으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로 제시했던 불체포특권 포기 공약이 여전히 공허한 ‘공약’(空約)에 그쳤다.

이날 본회의에서 모두 223명의 여야 의원이 참여한 무기명 투표에서 찬성표는 고작 73표에 그쳐 사실상 찬성 의원의 2배가 넘는 의원들이 체포동의안을 반대하거나 묵인한 셈이었다. 

이에 일부 여야 의원들은 “분명히 찬성했는데 나도 모를 무엇인가 문제가 있어 무효표가 됐을 수 있다”고 변명했지만 무기명 투표이므로 어차피 누가 반대표를 던졌는지 입증할 방법이 없다.

그리고 투표 행위의 전문가인 국회의원 사이에서 24명이나 무효표를 찍었다면 국민 사이에서 ‘고의성’ 의혹이 제기되어도 크게 할 말이 없을 듯으며 무효표 8표 또한 ‘소극적 반대’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더 심각한 문제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지난달 관훈토론회에서 “불체포특권은 기득권을 내려놓는 차원에서 우리 스스로 법이 바뀌기 전이라도 실천하겠다”면서 “방탄국회는 없다”고 천명하는 등 최근 들어 여야 정치권이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을 경쟁하듯 남발해왔다는 대목이다.

그리고 한때 ‘정치 개혁’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던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지난 4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정치 개혁의 실천 수단으로 불체포특권 개혁을 주창했고, 김한길 전 공동대표는 불체포특권 폐지와 관련해 “그 권한이 남용될 수 없도록 하는 구체적 내용을 여야가 합의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체포동의안 부결로 여야 지도부의 약속이 모두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일각에선 차라리 비난의 화살을 정면으로 맞으면서 ‘동료 감싸기’를 하고 다소 미안한 감정을 드러냈던 예전 정치권이 ‘더 솔직했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이처럼 여야의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이 번번이 지켜지지 않는 이유는 “나도 저렇게 될 수 있다”는 두려움과 함께 “우리가 남이냐”는 어긋난 동료의식과 '보험들기'가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리고 구속영장이 청구될 위기에 처한 의원들은 “자진해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고 하는데, 실제 제도상으로 의원들은 국회 회기가 시작되면 체포동의안이 통과돼야만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돼 있는 불체포특권 자체의 제도적 맹점도 있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다시 말해 회기 중에 ‘자진해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것은 원래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항상 반복돼온 문제가 ‘방탄국회’ 논란이라는 것이다.

이에 명지대 신율 교수는 “국회가 ‘이익집단’이고 정치에 희망을 거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여야 의원들이 스스로 보여줬다”면서 “법안처리 ‘0건’이라고 두드려 맞아도 이 정도라면 이분들은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을 것이고, 세월호 문제를 놓고 하는 일들이 다 ‘쇼’라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유용화 정치평론가는 “다음 선거가 2년이나 남았기 때문에 체포동의안을 부결해도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 같다”면서 “국회의원 특권을 내려놓겠다는 생각은 없고 실제로는 ‘이미지 정치’, 국민 기만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 평론가는 “여야 원내 지도부가 나름대로 어느 정도 얘기가 된 것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든다”고 덧붙였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