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 등이 23일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고(故) 김대중 대통령 묘역을 참배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위원장은 23일 언론과의 통화에서 “기율(紀律) 없는 당은 당이 아니기 때문에 (기율을 어기는 경우) 절대 그냥 놔두지 않겠다. 당의 기강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기강을 해치는 행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내 입으로 나열하고 싶진 않지만, 어디 가서 싸움질을 한다든가, 품위를 떨어트린다든가…”라고 말했다.
그리고 문 위원장은 이날 취임 후 처음 열린 당직자 조회에서도 10여분간의 인사말을 통해 격정적 어조로 기강확립을 강조하면서 일단 유명무실화된 당 윤리위를 당기위원회 수준으로 강화하고 외부인사를 수혈해 독립성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을 밝혔다.
그러면서 문 위원장은 “정당은 정부기관 다음으로 기강이 서야 하는 조직”이라며 “기강을 확립하기 위해 해당행위를 엄단하고 규율을 어기면 일벌백계 하겠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또한 문 위원장은 전당대회 준비 업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무엇보다 당직자들이 공정성과 중립성을 지키면서 헌신해야 하며 줄 서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자꾸 극단적인 사람들이 당을 향해 해당행위를 하는데 당을 나가고자 한다면 나가게 해줄 것”이라고 당내 극단주의자를 경계해 실제 행동에 나설지 관심을 끌고 있다.
따라서 문 위원장의 ‘기강 드라이브’를 놓고 당내에서는 “시범케이스로 누가 걸릴 수 있다”며 바짝 긴강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며 이와 맞물려 문 위원장이 사석에서 했다는 “개작두로 치겠다”는 말도 당 안팎에서 회자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23일 동작구 국립 서울현충원 현충탑을 참배한 뒤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문 위원장은 방명록에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중 선조에게 올린 장계에 나온 "今臣戰船 尙有十二(금신전선 상유십이·신에게는 아직도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한자로 남겼다.(사진=연합뉴스)
실제로 여당인 열린우리당 시절 108명의 초선 의원들이 저마다 ‘튀는 행동’으로 여론의 반발과 민심 이반을 불러일으켰지만 당시 지도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뒷짐만 졌기 때문에 ‘백팔번뇌’라는 조어도 생겨나기도 했다.
특히 문 위원장의 최근 행보를 놓고 비노(비노무현) 중진인 의원인 김영환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당 규율을 잡겠다는 식의 생각은 너무 지나친, 많이 나간 이야기”라고 비판하는 등 당내 일부에서는 “너무 오버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그리고 비대위 인선을 놓고 기자회견과 인터뷰로 원색적 비난을 해온 조경태 의원도 교통방송 라디오에서 “해당행위라는 것이 특정계파의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인지, 당 지지율을 떨어트리고 당을 해치는 행동인지 기준을 명백히 밝혀라”고 요구했다.
심지어 박지원 비대위원은 문 위원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친노와 비노 간 찬반이 충돌하는 모바일투표 도입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을 두고 “발언을 조심하라”는 ‘경고음’을 날리는 등 비대위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문 위원장은 이날 박영선 원내대표, 문재인 정세균 박지원 인재근 의원 등 비대위원, 조정식 사무총장 등 30여명과 함께 비대위 공식 출범 후 첫 외부 일정으로 현충원을 찾아 현충탑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했다.
비대위원들은 당의 위기 상황을 인식한 듯 사적인 대화없이 엄숙한 표정으로 현충탑을 참배하며 순국선열의 뜻을 기렸으며 문 위원장은 방명록에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중 선조에게 올린 장계에 나온 “今臣戰船 尙有十二(금신전선 상유십이·신에게는 아직도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한자로 남겼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 자리에는 김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와 아들 홍업·홍걸씨, 권노갑 상임고문, 정균환 전 의원 등이 동행했고, 이후 비대위원들은 이 여사와 오찬을 함께 했다.
문 위원장은 참배를 마친 후 취재진을 만나 “(김 전 대통령을) 뵙기가 너무 부끄럽다”며 “그 분의 리더십과 정치철학이 당을 있게 했다. 새록새록 그립다”라고 말했으나 아직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 참배 계획은 세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문 위원장은 “당을 살리는 것이 시급하지 의례적인 일에 치중할 때가 아니다”라며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에게 당이 비상상황이어서 가지 못한다고 연락을 드렸다. 이 여사도 ‘힘내서 열심히 하라’고 화답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