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약청이 3일 국산 김치에 대한 검사 결과를 발표한다. 국산 김치에서도 기생충 알이 검출될 경우 김치시장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달 21일, 식약청이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꼭 10일 뒤인 31일, 중국 국가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이하 질검총국)은 “한국산 김치 불고기 양념장 등 10개 품목에 기생충 알이 검출되었다”고 맞섰다.
질검총국은 해당 제품의 수입을 중단하고, 이미 수입된 김치와 고추장은 소각할 방침이라고 한국에 통보했다.
중국의 이번 조치에 대해 식약청은 즉각 “질검총국이 거론된 업체들은 금년에 공식적으로 중국에 김치를 수출하지 않았다”고 해명하고 “현재 식약청에서는 해당 업체의 수출현황 등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중이며 상세한 내용을 통보받으면 관련 제품에 대한 검사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식약청이 이렇게 맞대응을 하자 일부에서는 중국의 조치를 두고 “무역보복이다. 통상마찰이 불거지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는 눈치다.
■ “국산 김치가 살아야 김치 시장도 살 것”
질검총국과 식약청이 서로 손가락질을 해댈 때, 기자는 김치 관련 까페 두 곳을 방문했다.
다음까페 ‘한국 김치를 정말로 사랑하는 모임’을 방문하니 “당신이 지금 먹고 있는 김치를 누가 만들었고 무엇을 넣어 어떻게 만들었는지 제대로 알고 있습니까?”라는 경고문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까페 첫 화면에는 “한국의 힘 김치가 중국산에 밀려 힘을 못쓰고, 우리 밥상의 김치는 뭐가 들었는지도 모르는 체 우리입으로 들어 가고 있습니다”, “제대로 만드는 업체, 정성으로 만드는 업체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해 김치종주국의 힘을 보여 줍시다”라는 문장들이 가득하다.
까페 메뉴도 ‘김치관련 뉴스’, ‘김치 맛있는 집’에 이어 ‘중국산 김치 구별법’, ‘진짜 한국산 쓰는 가게’, ‘중국산 파는 가게’ 등 “중국산 김치에 본때를 보여주자”는 듯 하다.
반면, 중국산 김치 수입업자들의 모임인 다음까페 ‘중국산 김치 네트워크’에서는 “못살겠다”며 아우성이다.
까페 운영자는 “3년~5년 정도면 시장이 양분되고 중국산 김치도 자리를 잡을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지금까지 몇 번의 작은 고비를 넘기면서 중국산김치가 성장해왔는데 이번 고비는 너무 높습니다”며 어려움을 토로한다.
이어 운영자는 “만약 국산김치에서도 기생충 알이 검출된다면 김치산업 전반에 걸친 태풍이 몰아칠 것”이라고 밝히고 “국산 김치 시장이 살아있어야 중국산 김치도 살 수 있습니다. 시장 자체가 무너진다면 중국산 김치도 발을 들여놓을 곳이 없어지게 되죠”라며 애절한 심정을 토로한다.
국산 김치에서도 기생충 알이 검출된다면 김치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자체가 바뀔 것이며 이후로는 중국산 김치와 차별화가 되지 않아 김치 시장이 죽어버릴 것이라는 그의 주장은 상당히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 '식약청 발표, 어떻게 나올까?' 이목집중
식약청이 국산 김치의 기생충 검사 결과를 발표하기로 한 날은 3일 오전 11시.
식약청은 국산 김치 500여 종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중국산 김치 121개 제품 가운데 23개 수입업체의 30개 제품에서 기생충 알이 나왔고, 중국산 배추와 중국산 고춧가루를 쓴 김치도 ‘국산 김치’로 분류하는 것에 비추어보면 500여 종의 국산 김치에서도 기생충 알이 나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기생충 알이 검출된다면 어떤 반응들이 나올까?
언론은 떠들어댈 것이고 업자들은 난감해할 것이며, 국민들은 분노할 것이다.
“국산 김치에서도 기생충 알이 검출된다면 김치산업 전반에 태풍이 몰아칠 것”이라는 중국산 김치 수입업자의 푸념이 단순한 푸념으로만 들리지 않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