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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미술관으로 변신한 강의실…성신캠퍼스뮤지엄이 주목받는 이유

미술품이 사회 환원의 수단으로 태어나는 계기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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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왕진오기자 |  2015.05.06 17:54:34

▲구자승 작가의 작품이 설치된 성신여대 강의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학생들.(사진=성신여자대학교)

딱딱하고 엄숙한 강의실에 유명 화가들의 작품이 걸린다. 마치 미술관에 들어온 듯 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독특한 프로젝트인 '성신캠퍼스뮤지엄 군집미술관(이하 캠퍼스뮤지엄)이 미술계는 물론 대학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캠퍼스뮤지엄은 한국 미술 문화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국내 최초로 시도하는 프로젝트로 강의실과 복도를 작가별 개인 미술관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가 지금 주목을 받는 이유는 유별나다. 대학은 지성의 전당에서 취업교육 학원으로 격하된지 오래다. 감성이 메마르고 각박하게 취업준비에만 열중하는 캠퍼스는 그래서 더욱 힐링이 필요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성신여자대학교(총장 심화진)와 마니프조직위원회(대표 김영석)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캠퍼스 뮤지엄 프로젝트는 일상에서 효과적으로 미술을 향유하고,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힐링을 의도한다.

대학 강의실을 미술작품 전시장으로 확보하는 사회공헌 활동의 가능성은 성신여대 운정 그린캠퍼스 강의실과 복도가 설계 단계부터 이러한 용도를 상정하고 만들어졌기에 가능했다.

▲캠퍼스뮤지엄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있는 심화진 성신여자대학교 총장.(사진=왕진오 기자)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은 "입시 경쟁 이후 대학에서마저 취업 경쟁으로 삭막함이 더해지고 있는 가운데, 미술 작품을 보며 힐링이 될 수 있다는 점에 학교 측에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됐다"며 "미술관 교실에서 수업함으로써 인성을 키울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고, 창의적인 정신을 통해 한국미래 인재 육성을 위한 새로운 비전을 세울 수 있다"는 점을 프로젝트의 장점으로 꼽았다.

성신여자대학교 캠퍼스 뮤지엄에는 특별히 위촉된 조각가 전뢰진(86)·최만린(80), 한국화가 민경갑(82), 서양화가 김영재(86)·제정자(78)·최예태(76)·구자승(74)·전준(73)·류민자(73)·유휴열(66) 등 11명의 작가의 작품 100여점이 캠퍼스개인미술관이 개관하는 강의동과 성신미술관에서 공개된다.

국내 원로작가 중 작품이 경매에서 거래되는 경우는 39명 정도밖에 안 된다. 이들 외에는 작품의 거래조차 힘든 것이 한국의 실정이다.

오랜 기간 작업한 작품을 후손에게 넘기려 해도 현금으로 세금을 내야하는 한국의 상속제도 때문에 후손들도 작품 보관을 꺼리는 형편이다.

대형 미술관에 들어가는 작품도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원로들의 소중한 작품을 지속적으로 전시하면서 사회에 공헌하기에는 대학 강의실이 더할 나위 없는 공간이라는 기획 의도가 맞아 떨어진 것이다.

▲문화부 왕진오 기자.

또한 작품들이 대학에 소장되고, 1년 열두 달 그림을 보며 공부한 학생들이 장래 사회에 나가 그림을 구매하는 예비 컬렉터가 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세계 유수의 미술관들이 대중이 쉽게 접근하도록 미술관 문턱을 낮추고 있다. 학생들이 미술관을 가지 않더라도 학교 안에서 미술문화를 향유하는 첫 운동의 진원지가 성신여대에서 시작하는 것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5월 14일 대단원의 막을 올리는 성신여대 캠퍼스 뮤지엄 프로젝트는 앞으로 페이트런(patron, 경제적-사회적으로 예술가를 후원하는 애호가) 제도를 통해 기업들이 작품을 구매해 학교에 기부하면, 기업 로고와 회사 소개 명판을 미술관처럼 만들어 운영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미술품이 기업들의 재산 축적 수단이 아니라 사회 환원의 수단이 되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CNB=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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