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4일 이기우 경기도 사회통합부지사 취임식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축하 꽃다발을 건네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경기도)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상생과 협력을 통한 새로운 정치 페러다임을 선언한지 어느덧 1년 6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5선의 중진의원이라는 타이틀을 버리고 오직 경기도민의 삶의 질 향상과 경기도 경제에 활력을 넣기 위해 끊임없이 달려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남경필 지사의 또 다른 키워드인 경기연정에 대해 제1탄 경기연정, 어제와 오늘, 제2탄 경기연정 득과 실, 제3탄 새로운 정치적 도전 경기연정, 도민의 평가와 남은 과제 등 남경필호의 경기연정을 세밀하고 냉정한 도민의 시각에서 평가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해 본다.
뿌리는 다르지만 상생의 정신으로 한 몸 된 경기연정
민선 6기 남 지사와 경기도정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경기연정 일것이다. 특히 지난 4일은 경기연정의 상징이자 결실인 이기우 경기도 사회통합부지사가 취임한 지 1년이 된 날이기도 하다.
그동안 경기도는 생활임금조례 시행과 따복공동체 추진 등 경기 연정의 성과에 속도를 내고는 있지만 여전히 도민 중에는 경기 연정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게 현실이다.
도지사로 당선된 후 남 지사는 자신의 공약대로 야당에 사회통합부지사 추천을 제안했고 여러 우여곡절을 겪은 뒤 지난해 12월 4일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가 취임하면서 경기연정의 시작을 알렸다.
당시 취임사에서 이기우 부지사는 “우리나라 최대 자치단체인 경기도의 초대 사회통합부지사로 임명된 것에 무한한 영광과 책임감을 느낀다며 경기도민의 삶의 질과 경기도정의 발전을 위해 통합·신뢰·소통의 세 가지 원칙을 지키겠다. 경기도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를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도정에 반영하겠다. 갈등 중재와 소통 창구의 역할을 맡아 경기도의 발전에 헌신하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사회통합부지사 취임 후 경기연정은 체제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구체적인 성과를 냈다.
도지사와 부지사가 찾아갑니다 라는 민생 현장 방문을 통해 도민들의 일상에 깊숙히 들어가 목소리에 귀 기울였고 경기도 연정실행위원회 구성 및 운영 조례 제정, 수원 지동 따복안전마을 조성, 경기도의료원 보호자 없는 병동 포괄간호서비스 확대, 초등학교 노후 화장실 및 통학로 환경 개선, 경기도 생활임금조례 개정, 메르스 위기 극복 등 지난 1년간 큰 족적을 남겼다.
또한 남 지사는 보건복지국, 환경국, 여성가족국, 대외협력담당관 등 사회·복지·보건 분야 업무를 사회통합부지사에게 권한을 이임함으로서 정치쇼라는 부정적 시각을 말끔히 해소했다. 경기복지재단, 경기의료원, 경기가족여성연구원, 경기영어마을, 경기도청소년수련원, 경기평생교육진흥원 등 6개 공공기관장에 대한 인사추천권도 사회통합부지사가 갖는 그야말로 파격적 조치였다.
▲도지사 집무실에 설치된 연리지 조형물. 연리지는 다른 나무끼리 가지가 이어져 엉켜 있다는 의미로 뿌리가 다른 나무가 한 몸이 돼 더불어 살아가는 것처럼 여야가 함께 도민 행복을 위해 소통·협력·상생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편 도지사 집무실 벽에는 나무 모양의 연두색 조형물이 장식돼 있는데 뿌리가 다른 두 나무가 엉켜 마치 한 나무처럼 보이는 연리지 이미지다. 연리지는 다른 나무끼리 가지가 이어져 엉켜 있다는 의미로 원래 지극한 효성이나 돈독한 부부애를 뜻한다.
이 조형물은 지난해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취임하면서 집무실을 리모델링할 때 설치됐다. 경기도에서 연리지는 연합정치의 상징이자 의지다. 뿌리가 다른 나무가 한 몸이 돼 더불어 살아가는 것처럼 여야가 함께 도민 행복을 위해 소통·협력·상생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연정의 폭 시·군, 광역지자체, 도교육청까지 확대
도의회와 집행부 간 협력은 경기연정의 토대가 됐다. 이를 디딤돌 삼아 경기도는 연정의 외연을 넓혔다. 시·군, 도교육청, 광역지자체와의 연정이 그것이다.
시·군과의 연정은 두 차례 경기도와 시·군이 함께하는 상생협력 토론회로 빛을 발했다. 상생협력토론회는 도지사와 시장·군수가 허심탄회하게 소통하는 자리다.
시·군 현안과 광역 갈등 해결, 예산 연정의 효율성 제고를 목적으로 남경필 지사가 제안해 마련됐다. 지난 4월 열린 제1차 상생협력 토론회에서는 화성 공동화장장,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수원-용인 간 경계구역 조정, 용인 자전거도로, 동두천 악취 해소 및 광역폐기물 처리시설 확충 등 5개 광역 갈등이 의제로 올랐다.
당시 경기도는 시·군 갈등 중재자 역할을 맡아 해결의 실마리를 풀었다. 지난 9일 열린 제2차 상생협력 토론회에서는 청년 일자리 창출 공동 추진, 도-시·군 인사교류 개선, 재정 협력, 감염병 대응 등 4건이 합의됐다. 또 진위·안성천 및 평택호 수질개선을 위한 공동 용역 추진,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 개정 촉구 공동 선언 등의 결과를 도출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지난 4월11일 경기도청 도지사 집무실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경기도)
연정은 기초지자체를 넘어 광역지자체로까지 확대됐다. 올 들어 도는 강원, 제주와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4월 강원도청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남 지사는 최문수 강원도지사와 DMZ를 활용한 관광상품을 공동 개발하고 양 지역의 관광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약속했다.
▲지난 8월31일 경기도와 제주특별자치도간의 상생협력 협약식을 하기 위해 제주도청을 찾은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만나 반갑게 인사를 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경기도)
8월에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협약을 맺으며 일자리 창출 및 신성장산업, 농산물 등 유통판매, 도민교육 및 공무원 교류, 관광, 연구 등 5대 분야 총 14개 항에 협력하기로 했다.
경기도와 도교육청과의 교육연정은 야당 출신 도교육감과 여당 출신 남 지사와의 연정이 과연 성공할까? 하는 걱정의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경기도와 도교육청 간 오랜 갈등 현안이었던 학교용지부담금 전출 문제가 남 지사 취임 후 교육연정이란 기치 아래 풀리기 시작했다.
남 지사와 이재정 교육감은 지난 6월 30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함께 하며 학교시설개선 지원사업, 꿈의 교실 운영 지원, 창의·인성 테마파크, 곤지암 스포츠밸리, 반려동물 테마파크 등 4대 테마파크 조성에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8월에는 교육연정 첫 사업인 착한 교복 입기 사업 관련 업무 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른바 반값 교복 입기 사업으로 도내 기업이 생산한 고품질 섬유소재를 활용, 최신 유행을 반영해 디자인한 교복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것이다. 지난 10월 학생 학부모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착한 교복 품평회도 열리면서 이 사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연정의 성공은 바로 도민이 행복해야 진정한 성공
▲지난 11월 9일 남경필 지사가 경기도 공무원을 대상으로 대한민국의 시대적 과제와 경기도정주제 특강을 하고 있다.(사진=경기도)
"연정을 통해 갈등을 없애고 상생하고 있다. 아직도 충돌과 갈등이 있지만 지난 1년 반 동안 도와 도의회, 도교육청이 걸어 온 길과 몇 년 전을 비교해 보면 많이 변화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정은 대한민국 전체가 받아드릴 시대정신이다. 내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은 연정을 받아들이는 세력과 그렇지 못한 세력과의 대결이 될 것이다" 지난 11월 9일 대한민국의 시대적 과제와 경기도정을 주제로 1시간 여 동안 진행한 특강에서 남경필 지사가 한 말이다.
남 지사의 확신처럼 연정은 시대정신으로 받아들여질 것인가? 아니면 미완의 혁신으로 끝날 것인가? 이와 관련해 유의미한 조사 결과가 있다. 도가 지난 7월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80%에 이르렀다.
대립과 갈등의 정치 대신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도민이 얼마나 갈망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연정이 잘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후한 평가를 받기 이르다. 이제 1년, 가야 할 길이 멀다. 지난 3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직원소통강좌에 나선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는 지속 가능성, 콘텐츠 충실, 공감대 형성 여부 등 세 가지를 보완해야 연정이 성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합의에만 의존한 채 법적·제도적 기반이 미약한 연정이 지속적으로 추진력을 가질 수 있는가? 연정이 실질적 내용의 업그레이드 없이 이벤트성 홍보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 아닌가? 공직사회에서 연정에 대한 이해와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가? 등을 자성한 것이다.
이 부지사는 더욱 강한 추동력을 갖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해 나가려면 경기연정의 상징인 사회통합부지사를 뒷받침해줄 실질적인 조직 강화는 물론 생활정치·민생연정을 위한 연정 예산시스템의 내실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민생연정이 향후 도정 키워드가 될 거란 얘기다. 이 부지사의 분석처럼 연정의 업그레이드는 생활 밀착형이어야 한다.
(CNB=이병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