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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알뜰폰 요금제’가 뭐길래…‘우체국 대란’ 현장 가보니

단통법 역풍에 알뜰폰 몰려…‘이통 난민’들 하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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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16.01.05 14:15:01

▲4일 오전 10시 알뜰폰 가입자들로 분주한 서울 서대문우체국 내부. (사진=이성호 기자)

신년 벽두부터 전국 주요 우체국에는 알뜰폰을 찾는 소비자들이 대거 들이닥쳤다. 기본료 0원에 50분 무료 통화를 제공하는 요금제 또는 4만원 이하에 통화·문자·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요금제 등 새로 출시된 알뜰폰 요금제들이 단통법에 지친 소비자들의 심금을 움직였다는 평이다. 서울 시내 한 우체국을 찾아 알뜰폰의 높은 인기를 체감해봤다. (CNB=정의식 기자)

기본료 0원 ‘50분 무료통화’ 파격
단통법 역효과…소비자 알뜰폰 몰려 
이통 3사 “우리도 단통법 피해자”

4일 오전 10시경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에 위치한 서대문우체국은 평소와 달리 분주했다. 우체국 직원들은 입구 한 켠에 다과와 음료를 준비해두고 손님을 맞았다. 

방문자들 대부분은 우편 업무가 아닌 알뜰폰 구입이 목적이라, 평소였으면 등기우편과 소포를 처리했을 창구들은 알뜰폰 업무를 처리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연초부터 우체국에 사람들이 몰린 것은 지난 3일 미래창조과학부 우정사업본부가 온라인 전용상품 30개를 추가하는 등 우체국 알뜰폰 요금제를 대거 선보인 때문이다. 

알뜰폰 요금제는 그간 기존 이동통신 3사의 요금제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꾸준히 관심을 모았으나, 이번처럼 소비자들의 열기가 높았던 적은 없었다. 수많은 소비자들을 이른 아침부터 우체국으로 몰려들게 만든 요인은 새로 출시된 요금제 중에서도 특히 2가지 요금제 때문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가장 관심을 모은 새 알뜰폰 요금제는 단연 에넥스텔레콤의 ‘A 제로’ 요금제였다. ‘우체국 제로 요금제’로 알려진 이 요금제는 무약정에 기본료가 ‘0원’임에도 불구하고 50분의 무료통화를 제공한다. 통화량이 많지 않고 데이터를 쓰지 않는 피처폰 사용자들에게 적합한 요금제다.

실제로 우체국에서 만난 30대 남성 이모씨는 “제 부친의 경우 통화량이 월 30분도 안되고 데이터도 전혀 사용하지 않지만, 매월 1만원 가량 나가는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었다”며 “이 요금제를 선택하면 아예 무료가 된다니 기쁘다”고 만족감을 토로했다.

이 요금제는 여러 회선을 가진 사용자층에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휴대폰 전문 인터넷 커뮤니티 ‘뽐뿌’의 한 이용자는 “다회선을 관리하다보면 기본료 부담도 적지 않은데 ‘유지비 0원’ 요금제가 나왔다. 놓치면 손해”라고 설명했다.

▲알뜰폰 단말기들이 전시된 매대와 가입 방법을 설명하는 안내판. (사진=이성호 기자)

에넥스텔레콤이 ‘A 제로’ 요금제 가입자에게 피처폰인 ‘라이프폰’을 ‘선착순 무료’로 제공한다고 발표한 것도 ‘우체국 대란’의 한 원인이 됐다. 라이프폰은 이미 오전 12시 이전에 주요 우체국에서 완판된 것으로 알려졌다.

에넥스텔레콤의 ‘A 6000’ 요금제도 기본료 6000원(부가세 포함 6600원)에 통화 230분, 문자 100건, 데이터 500MB(올레 와이파이 무료)를 무료로 제공해, 이통 3사의 비슷한 요금제보다 월 2만 8000원 이상 저렴한 요금제로 인기를 모았다.

40대 남성 장모씨는 “마침 피처폰만 쓰시던 어머니 폰을 카카오톡 사용이 가능한 스마트폰으로 바꿔드리려 했는데, 무료 통화 제공량이나 데이터 제공량이 딱 원하는 수준”이라며 “기존에 쓰던 요금제보다 무료 통화가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비용은 더 저렴해졌다”고 말했다.

한편, 에넥스텔레콤의 ‘A 제로’ 요금제나 ‘A 2500·A 6000’ 요금제는 3G폰을 위한 요금제로 LTE 속도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A 6000과 유사한 LTE 요금제로는 이지모바일의 ‘EG스마트 7000’, 세종텔레콤의 ‘스노우맨 8000’ 등이 있다. 

EG스마트 7000 요금제는 기본료 7000원(부가세 포함 7700원)에 통화 200분, 문자 100건, 데이터 300MB를, 스노우맨 8000 요금제는 기본료 8000원(부가세 포함 8800원)에 통화 100분, 문자 200건, 데이터 300MB를 무료로 제공한다.

두 번째로 관심을 모은 요금제는 기본료 3만 9900원(부가세 포함 4만 3890원)에 음성통화와 문자, 데이터가 모두 무제한인 이지모바일의 ‘EG 데이터선택 10G 399’ 요금제였다. 

이 요금제는 매월 데이터 10GB를 기본 제공하고, 이를 다 소진해도 매일 데이터 2GB를 5Mbps 속도로 제공한다. 이통 3사의 유사 요금제와 비교하면 월 2만 2000원 가량 저렴한 것으로 평가된다.

20대 여성 신모씨는 “올해초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나왔을 때도 통신비를 1만원 가량 줄일 수 있었는데, 그보다 2만원 이상 저렴한 요금제로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니 기쁘다”고 말했다.

위너스텔의 ‘웰 데이터 249’ 요금제도 2만 4900원(부가세 포함 2만 7390원)의 기본료에 무제한의 통화·문자를 제공하며, 데이터는 1GB를 제공해 통화량이 많은 사용자에게 적합한 요금제로 지목됐다.

이외에도 머천드코리아, 인스코비, 큰사람, 스마텔, 유니컴즈, 아이즈모바일 등 여러 알뜰폰 사업자들이 저마다 강점을 지닌 요금제를 내놓았다.

▲기본료 없이 50분 무료 통화를 제공하는 ‘A 제로’ 요금제를 비롯한 여러 알뜰폰 요금제들. (사진=우체국 알뜰폰 홈페이지)

단통법에 알뜰폰까지…이통 3사 ‘좌불안석’

한편, 이번 ‘우체국 대란’에 동참한 소비자들은 너나없이 이동통신 3사(KT, SK텔레콤, LG유플러스)의 기존 요금제가 과도하게 비싸다며 ‘요금가격 인하’와 ‘단통법 폐지’를 촉구했다. 

“중학생 아들의 폰을 바꿔주기 위해 나왔다”는 40대 남성 도모씨(46)는 “저렴하다는 청소년 요금제조차 기존 이통사에서는 월 2~3만원 이상 드는데, 알뜰폰은 1만원 이하에 비슷한 혜택을 제공한다”며 “이통 3사가 요금을 낮춰주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은 알뜰폰을 선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대 남성 이모씨는 “이번 기본료 0원 요금제 출시는 기본료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는 증거”라며 “모든 통신사들이 기본료를 폐지하거나 적정 수준으로 낮춰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다른 소비자 김모씨는 “정부는 단통법이 통신비 인하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 말했지만, 비싼 단말기 가격으로 인해 통신비 인하 효과는 크지 않았다”며 “아무 짝에도 쓸데없는 단통법은 이제 폐지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대기업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이통사들도 2~3만원대 통화무제한 상품을 내놓는 등 통신료를 인하하기 위한 정부정책에 제살을 깎는 심정으로 동참해 왔다”며 “제조사가  단말기 가격을 너무 높게 올리고 정부는 보조금 상한선을 팍팍하게 정해서 소비자들이 힘들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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