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05.27 18:40:48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을 거부한 것과 관련해 "간절히 협치를 강조한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하지 않을 것을 소망하고 소망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전자결재를 통해 새벽같이 한강다리를 건너 듯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가 말한 '새벽같이 한강다리를 건너 듯'이라는 표현은 5·16 쿠데타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새벽에 한강대교(한강인도교)를 지나 서울 시내에 진입했던 장면을 연상시키는 표현으로 읽혔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법 개정안이) 자동폐기 되는 것은 아니다. 17대 국회에서 가결된 법이 18대 국회에서 19건 공포됐고, 18대 국회에서 가결된 것은 28건이 공포됐다"며 20대 국회에서 재의결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프리카 3개국 순방차 에티오피아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오전 7시10분(현지시간. 한국시간 오후 1시10분) 전자결재를 통해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재의 요구안을 재가했다.
한편 박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회의에 참석한 뒤 나오다가 마침 '제68주년 국회 개원 기념식'을 마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국회 본관 정문 출입구에서 조우하는 과정에서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하해 눈길을 끌었다.
박 원내대표는 앞서 가던 김 대표에게 "형님! 나 모르는 척하는 거야?"라고 살갑게 말하며 손을 내밀자 김 대표는 뒤돌아서 악수를 하며 "모르는 척 하긴, 난 몰랐지 누군지"라며 웃음으로 화답하는 등 야당 지도부간 '찰떡 공조'를 예고했다.
이에 김 대표는 "난 볼 일 있어서 잠깐 나간다. (박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한 거 잘 처리해줘요"라며 협조를 구하자 박 원내대표는 "말이 되는 일을 해야지"라고 거부권 행사를 비판한 뒤 "아침에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와 연락했다"며 두 야당간 논의 진행 상황을 알렸다.
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아직 (여대야소인) 19대 국회가 (진행되고) 있으니까 (앞으로도) 그런 걸로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라며 비판을 이어가자, 김 대표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직도 (4·13) 선거 결과에 대한 인식이 좀 잘못돼서 그런 거지"라며 호응했다.
국회 본관 앞에서 각자 차량을 기다리던 두 사람은 김 대표가 "내 차는 아직 안 왔다"며 박 원내대표에게 먼저 가라고 권했지만, 박 원내대표는 "서열이 있다"며 사양했으며, 특히 김 대표의 차량이 도착하자 차 문을 직접 열어주는 등 깍듯이 예우하는 등 헤어질 때까지 시종일관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